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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산 돈암서원을 찾아서 (돈암서원 입구)

논산시 연산면 임리 1번 국도 남쪽에 자리한 돈암서원은 충남에 대표급 서원이다. 서원은 이름 있

는 명사의 사당 및 유생과 후학들의 교육 공간으로 일종의 지역 고급 사립학교로 보면 될 것이다.

(교육은 거의 유학과 성리학만 취급했음)

돈암서원은 1634년에 연산 출신인 사계 김장생을 봉안하고 그의 학문을 계승하고자 지역 유생들

이 세운 것으로 1658년에 신독재 김집, 1688년에 동춘당 송준길, 그리고 1695년에 우암 송시열을

차례로 봉안했다.

1660년 조정으로부터 사액을 받아 나라의 공인 서원이 되었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슬 시퍼런 서원

정리 사업 때도 살아남았다. 그때 살아남은 서원은 전국에 47곳인데, 이들이 진정한 조선 서원의

끝판왕 같은 존재들이다. (이때 살아남은 서원으로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장

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함양 남계서원, 경주 옥산서원, 구미 금오서원, 용인 심곡서원, 김포

우저서원 등이 있음)

 

이곳 서원은 원래 인근 숲말에 있었는데, 1880년 홍수로 서원 뜨락까지 물에 잠기자 1881년 이곳

으로 옮겼다. 돈암서원원정비에는 서원의 구조가 쓰여있는데, 그 비석은 1669년에 세워진 것이라

비석 내용과 현재 서원의 구조는 일치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으로 옮기면서 서원 구조

와 건물 배치가 싹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원에는 사당인 숭례사를 비롯해 강당인 응도당과 양성당, 정희당, 장판각 등 문을 포함해 10여

동의 건물이 있으며, 특히 응도당은 여기서 가장 큰 건물로 이곳의 백미급 존재로 꼽힌다.

서원은 재미가 좀 떨어지는 곳이라 발걸음을 별로 하지는 않으나 돈암서원의 오랜 명성을 익히 들

은 터라 이번에 겸사겸사 발걸음을 했다.

 

2. 돈암서원 홍살문

붉은 피부의 차디찬 인상을 지닌 홍살문이 돈암서원의 정문 역할을 하고 있다. 홍살문은 국가와 관련

된 곳(관아, 왕릉, 국가 사당 등)이나 향교, 서원 입구에 주로 세워서 찾는 이로 하여금 엄숙함을 강조

한다. 그리고 그 옆에 하마비를 세워 홍살문을 보조하는데, 하마비는 하마서식지를 알리는 비석이 아

닌 여기서부터 무조건 말에서 내려 걸어가라는 뜻의 비석이다. 하여 비석에는 보통 한자로 '대소인원

개하마'(높고 낮은 사람 모두 말에서 내려라)' 7자가 쓰여있다.

 

3. 산양루

산양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2층 누각으로 2006년에 마련된 따끈따끈한 존재이다.

 

4. 입덕문(외삼문)

입덕문은 돈암서원 내부로 인도하는 외삼문이다. 입덕문이란 이름 그대로 덕으로 들어서는 문이란 의

미로 문은 삼문 형태를 띄고 있으나 가운데만 뚫어서 문을 달았고, 좌우는 벽으로 막았다.

 

5. 입덕문을 들어서다

정면에 양성당과 돈암서원원정비가 있고, 묘정비가 있는 뜨락 좌우로 정의재와 거경재가 자리한다.

 

6. 별도로 담을 두룬 전사청

전사청은 서원 제향이나 행사에 쓰일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이다.

 

7. 돈암서원 원정비와 그 뒷쪽에 자리한 양성당

돈암서원 원정비는 돈암서원의 일기장 같은 존재로 1669년에 양성당 앞에 세웠다. 돈암서원의 창건

이유와 서원 구조, 사계 김장생 부자의 성품과 학문적 업적에 대한 칭송 등이 적혀 있는데, 비문은 송

시열이 짓고, 송준길이 글씨를 썼으며, 옆면에 전서체로 된 제목은 김장생의 증손인 김만기가 썼다.

비석은 연꽃무늬가 새겨진 비좌 위에 대리석으로 된 비신을 세우고 지붕돌을 얹힌 형태이다.

 

원정비 뒤에 있는 양성당은 유생들이 공부를 하던 강당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이다.

중앙 3칸은 전후에 툇마루를 둔 대청이며, 좌우로 온돌방 1칸을 두었다. 1881년 숲말에서 이곳으로

서원을 옮겼을 때 이곳의 중심 강당인 응도당을 가져오지 못하고 양성당을 가져와 강당으로 사용했

다. 응도당은 옛터에 남겨두었다가 1971년에 비로소 이곳으로 가져왔다.

 

8. 거경재(동재)

양성재 뜨락 우측에 자리한 거경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집으로 유생들이 공부를 하던

공간이다. 동재라 불리기도 하는데, 집 이름인 '거경'은 성리학 수양 방법의 하나로 우러르고 받드는

마음으로 삼가고 조심하는 태도를 가짐을 뜻한다고 한다.

 

9. 정의재(서재)

거경재와 마주 보고 있는 정의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집이다. 서재라 불리기도 하는데,

건물 이름인 '정의'는 자세한 의의라는 뜻으로 학문을 하는 유생들이 모여 경전의 의의를 자세히 강론

하는 곳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10. 양성당 옆에 자리한 전사청

 

11. 숭례사 꽃담장(화담)

돈암서원은 다른 서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존재가 하나 있다. 바로 꽃담장이다. 딱딱하고 수

수한 서원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꽃담장은 궁궐 같은 비싼 공간에 쓰이던 것으로 돈암서원은

사당인 숭례사에 꽃담장을 두루는 아주 특별함을 보였다. 담장 밑에는 물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배수

구 통로가 있으며, 숭례사는 제향 등 극히 일부 날에만 문을 여는 곳이라 담장 밖에서 까치발로 숭례

사를 바라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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