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진 답사기

옛 명월성의 식수를 책임졌던 오래된 용천수 샘터, 동명리 개명물

도봉산고양이 2025. 5. 3. 13:00

 

1. 동명리 개명물

명월성 북쪽 끝부분에 있는 개명물은 제주도에 아주 흔한 용천수이다. 화산들의 놀이터였던 제주도

는 수분 흡수에 최적화된 현무암 피부의 섬이라 물의 상당수를 먹어치우는 단점이 있다. 하여 제주도

에 있는 하천과 계곡들은 거의 메마른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땅속으로 들어간 수분은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뿜어져 나오니 그것이 바로 용천수이다.

이곳 개명물은 명월성의 식수를 책임졌던 존재로 수분이 늘 풍부하여 물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여 주

변 마을 사람들은 이곳 물에 의지해 삶을 꾸렸다. 허나 지금은 상하수도 때문에 거의 뒷전으로 밀려난

그야말로 뒷방 노인네 같은 한가로운 존재가 되었는데, 그럼에도 물은 여전히 풍부하게 쏟아져 대자

연의 넉넉한 마음을 비춘다.

 

근래 개명물 주위로 벽을 쌓고 지붕을 얹혔는데, 그러다 보니 마치 동네 목욕탕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2. 용천수가 풍부하게 나오는 개명물

왕년에는 명월성 군사들은 물론 인근 동명리와 명월리 사람들이 이곳 물의 신세를 단단히 졌다. 허나

상하수도 보급으로 식수 문제가 해결되면서 개명물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나 마음에도 없는 한가로

운 신세가 되었다.

명월포 수비를 위해 16세기에 조성된 명월성은 물 보충을 위해 이곳 개명물을 성내에 두었는데, 여기

는 명월성에서 가장 북쪽 부분에 해당된다. 1,360m의 둘레를 지녔던 명월성은 왜정 때 거의 파괴되

고 일부만 남아있던 것을 약간 복원 재현하여 지금은 남문 주위로 300m 정도만 남아있다. 성곽이 사

라진 부분은 대부분 경작지로 변해버렸다.

 

3. 개명물에서 한림읍내로 이어지는 제주도 스타일의 시골길 (한림읍내 방향)

 

4. 개명물에서 한림읍내로 이어지는 제주도 스타일의 시골길 (명월성, 개명물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