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사진 답사기

벽송사 서쪽에 자리한 석굴 사원, 함양 지리산 서암정사 ③ 산신각, 비로전, 굴법당(극락전), 황목련, 칠선계곡

도봉산고양이 2025. 5. 20. 01:00

 

 

1. 서암정사 산신각(오른쪽)

산신각은 산신의 공간이다. 그 흔한 기와 건물 대신 바위에 홈을 파고 마애산신상을 새겨 그 자체를

산신각으로 삼았는데, 산신 할배와 호랑이, 동자, 산, 나무 등이 묘사되어 있다.

 

2. 산신각을 이루는 마애산신상

마애산신상이 산신각의 역할을 한다. 즉 노천 산신단이라고 보면 된다.

 

3. 비로전

산신각 옆 바위에는 지권인을 취한 비로자나불이 마애불 형태로 깃들여져 있다. 비로전 역시 산신각

과 용왕단처럼 바위에 마애상을 새기고 그 앞에 노천 기도 공간을 두었다.

 

4. 비로전과 산신각의 정문 역할을 하는 돌탑 스타일의 광명운대 석문

 

5. 용왕단

천하의 수분을 관장하는 용왕이 마애상 형태로 자리해 있다. 서암정사에 있는 마애불상과 마애보살상

, 마애산신상, 마애사천왕상 등의 마애상은 모두 바위에 새겼지만 용왕단만큼은 별도의 돌덩어리를 마

련해 거기에 새겼다. 마애용왕상 위로는 기와지붕이 있으며, 지붕 한복판에 붉은 피부의 작은 탑이 세

워져 있다.

 

6. 굴법당(극락전) 안양문

굴법당은 서암정사의 백미와 같은 존재로 아미타불의 공간이다. 1989년에 만들기 시작하여 2001년

에 완성을 본 것으로 그곳으로 인도하는 문은 2개이다. 하지만 석굴 정문은 승려만 출입할 수 있는 비

싼 문이며, 관광객과 참배객은 오로지 안양문을 이용해야 된다. 게다가 굴법당 내부는 사진 촬영이 통

제되어 있어서 내부 풍경을 담지 못했다.

 

7. 푸른 내음이 진한 황목련

황목련은 목련과의 갈잎큰키나무로 5~6월에 꽃을 피우고 9~11월에 열매를 보인다.

 

8. 바위에 진하게 깃든 마애아미타불상

 

9. 대웅전과 그 밑도리

대웅전 밑에는 지형을 활용하여 2층 공간을 닦았다. 여기서는 지하층으로 취급하는데, 지하층에는 요

사와 공양간이 있으며, 대웅전 바로 밑 지하에는 2010년에 마련된 사경전시관이 있으나 그의 존재를

몰라서 놓쳤다.

사경전시관은 서암정사를 세운 원응이 석굴법당의 원만한 불사를 염원하고자 1985년부터 금니사경

을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0. 서암정사를 뒤로 하며 (사천왕문 직전)

 

 

11. 칠선계곡 하류와 서복솔숲 (남쪽 방향)

벽송사와 서암정사를 모두 둘러보고 다시 추성마을로 나왔다. 추성에서 버스를 타고 바깥으로 나가기

위함인데, 마침 인월로 가는 시외완행버스가 50분 뒤에 있어서 바로 서쪽에 있는 칠선계곡 하류를 찾

아 잠시 망중한을 즐겼다.

칠선계곡에는 여름 무더위에 대항하는 피서객들이 많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저들처럼 물에 풍덩하고

싶었지만 그럴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아서 그냥 계곡 바람을 맞으며 피서삼매의 현장을 바라보는 것으

로 만족했다.

계곡 좌우로는 소나무숲이 무성한데, 이들 숲은 서복솔숲이란 이름을 지니고 있다. 서복은 진나라 시

황제가 오래 살고 싶은 욕심에 삼신산에 있다는 불로초를 구하고자 동쪽으로 보낸 관리로 서복은 어

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삼신산을 찾아 헤매다가 지리산에 왔다고 한다. 그때 지리산을 방장산이라 불

렀는데, 지리산 자락인 추성마을(서암동)까지 기들어왔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 삼송 임선생이 그의 와류강산(1800년대)에 '백척절벽 석명상에 서불과차한 제명'을 했다

고 기록했는데, 서복 일행이 추성마을(서암동)까지 들어와 머물면서 불로초를 찾아 방황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대신 서복은 신선이 되었고, 서복이 끌고 온 동남동녀는 선동옥녀가 되었다는 믿거나 말

거나 전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을 기리고자 이곳에 소나무숲을 조성하고 서복솔숲이라 했다.

하지만 서복이 간 지리산이 이곳이라는 근거도 없으며, 추성마을까지 왔다는 근거도 없는 실정이다.

중원대륙에서 가장 구석인 섬서성에 처박혀있던 진나라가 중원대륙에 많은 땅을 점유한 옛조선(고조

선)을 무슨 수로 뚫어 바다까지 오고, 또 무슨 수로 바다를 건너 진나라에게는 전혀 정보도 없는 한반

도까지 오겠는가? 조선과 왜정 때 서복이 거쳐간 지역을 억지로 남한과 제주도에 갖다 붙인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서복 관련 이야기는 왜열도 구주(규슈)에도 있는데, 이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이런 것을 보면 이곳 소나무숲의 이름을 서복솔숲이라 하지 말고 그냥 지역 이름을 따서 추성솔숲이라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서복이 불로초를 찾으러 지리산과 남한 땅, 제주도, 왜열도까지 간 것

을 믿느니 차라리 달에 토끼가 사는 것을 믿는 것이 100배 낫다.

 

 

 

11. 칠선계곡에 걸린 붉은 피부의 잘생긴 다리

 

13. 소나무와 계곡이 달달하게 어루어진 칠선계곡 하류 (북쪽 방향)

칠선계곡은 지리산 정상 북쪽에서 발원하여 의탄천으로 흘러가는 계곡이다. 지리산이 베푼 물과 대자

연 형님이 오랜 세월을 두고 빚은 온갖 바위와 벼랑, 원시림이 강인한 협동심을 보이며 형성된 큰 계

곡으로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로 추앙을 받을 정도로 명성이 대단하다. 이곳에는 칠선폭포 등 7개

의 폭포와 선녀탕 등 33개의 소(못)가 있으며, 칠선폭포 코스를 따라 7시간 이상 올라가면 지리산 정

상(1,915m)에 이른다.

하지만 경사가 각박하고 계곡은 상류로 갈수록 험준한 얼굴을 보인다. 그래서 계속 중/상류는 자연보

호 등의 이유로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