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쪽 끝에 자리한 도봉산 만월암 ① 만장봉, 만월보전, 만월암에서 바라본 천하
1. 만월암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만장봉의 위엄
만장봉 밑에 깃든 석굴암을 둘러보고 다시 석굴3거리로 쭉 내려와 만월암, 포대능선으로 인도하는
오르막길을 올랐다. 만월암으로 가는 산길도 석굴암처럼 무지 각박하기 그지 없는데, 그런 산길을
20여 분 오르면 큰바위 밑에 깃든 만월암이 마중을 나온다.
2. 만월암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서울 시내
만월암 산길은 좌우(동/서)는 높은 산주름으로 막혀있고 오로지 동남쪽만 확 트여 있다. 그래서 여기
서는 도봉구와 강북구, 노원구, 중랑구, 동대문구, 성북구, 수락산, 불암산, 봉화산, 아차산 산줄기, 구
리와 남양주, 하남의 산하까지 훤히 두 망막에 들어온다.
3. 만월암 밑에 이르다 (밑에서 바라본 만월암 만월보전)
만월암은 자운봉 동쪽 밑 500m 고지에 둥지를 튼 외로운 산중암자이다.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북쪽
끝에 자리한 절이자 서울의 최북단으로 신라 문무왕 시절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기록과 유물은 없는 실정이다.
이곳의 지형은 커다란 바위가 지붕을 이루고 있고 2개의 바위가 양쪽에서 그를 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며, 그 사이로 조촐하게 공간이 생겨 조그만 자연산 동굴을 이루고 있다. 지금이야 산길과 이정표
가 잘 닦여져 있어 찾기는 쉽지만 옛날에는 찾기가 힘들 정도로 외진 곳이다. 그러다 보니 조용히 참
선에 임하기에는 아주 그만인 곳이라 오래전부터 보덕굴이라 불리는 참선 석굴도량으로 알려져 있었
다.
그런 것을 보면 애당초 절이나 암자는 없었고, 그냥 참선을 위한 동굴이 전부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도봉산에는 천축사와 망월사, 원통사, 도봉사 등의 고찰이 많아서 승려들의 비밀 수행 장소로도 널리
쓰였을 것이다.
현재 만월암이 생긴 것은 만월보전에 봉안된 석불좌상을 통해 17~18세기 정도로 보인다. 불상은 1784
년에 개금되었다는 명문이 있어, 적어도 1,700년대(빠르면 1,60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절
이란 불상이 있어야 영업이 되니 17~18세기에 조촐하게 암자로 태어났음을 가늠케 해주며, 암자의 이
름인 만월(滿月)은 석불좌상이 약사여래불이라 그를 상징하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신라 중기 창
건설은 그냥 뽀송뽀송한 거품임)
불상을 봉안하고 번듯한 암자로 거듭났지만 따로 건물을 짓지 않고 그냥 동굴을 법당으로 다듬어 사용
했으며, 1940년에 여여거사(如如居士) 서광전(徐光前)이 건물을 짓고 중창을 벌였다. 그러다가 2002
년에 혜공이 만월보전을 지었고, 2004년에 산신각을 지어 지금에 이른다.
경내에는 석굴 자리에 지은 만월보전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산신각 등 건물 2동이 전부이다. 만월
보전은 법당과 요사의 역할을 겸하는데, 서쪽 칸은 법당, 동쪽 칸은 요사와 종무소로 쓰이며, 건물의 크
기는 작고 투박하다. 아무래도 궁벽한 곳이라 불사가 어려워서 그렇다.
바위 위쪽에 자리를 마련해 산신각을 만들었으며,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이 주변을 밀어 건물을 심을 계
획이라고 한다. 절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그리 하려면 애궂은 숲을 밀어야 된다. 내 바램이지만 만월암
은 지금의 모습이 딱 그만이다. 그냥 소박한 석굴도량으로 속세 곁에 남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조그만 암자이건만 다행히 소장문화유산이 하나 있어서 절을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지는 않는다.
바로 만월보전의 주인장인 석불좌상이다. (절에는 승려 1명이 머물고 있음)
4. 크고 견고한 바위 밑에 기묘하게 자리한 만월암 만월보전
5. 만월암에서 바라본 천하
무성한 숲 사이로 도봉구와 강북구, 노원구, 중랑구, 불암산, 아차산 산줄기 등이 흔쾌히 시야에 들어
온다. 이곳은 사방이 큰 바위와 벼랑에 막혀 있고, 오로지 동남쪽만 시야가 트여있는데, 그마저도 삼
삼한 숲이 시야를 방해한다.
6. 만월암으로 인도하는 나무데크 계단길 (만월보전에서 바라본 모습)
7. 만월암 위쪽 바위에서 바라본 천하 (만월보전을 품은 바위 위쪽)
만월암 바위 위쪽이 조망 맛집이다. 동남쪽으로 도봉구와 노원구, 수락산, 불암산, 강북구, 중랑구, 성
북구, 아차산 산줄기는 물론 멀리 남양주와 하남의 산하까지 거침없이 두 망막에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