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초등학교 3거리 동쪽 모퉁이에 조선시대 주요 제단이었던 선잠단이 있다. 지금은 잔디로 뒤 덮인 옛 제단터와 표석, 근래에 세운 홍살문, 그리고 무성하게 자라난 뽕나무만이 이곳이 신성 한 장소였음을 보여줄 뿐, 장엄했던 제단의 흔적은 사라졌다. 마침 우리가 갔을 당시는 선잠제 례가 열렸던 날이 선잠단이 간만에 빗장을 열어 처음으로 내부에 들어갔다.
선잠단은 누에를 관장하는 잠신(蠶神)인 서릉씨(西陵氏)에게 양잠의 번성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 내던 제단으로 그 제례를 선잠례(先蠶禮)라고 한다. 선잠례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어 조선 개국 이후, 8년 정도 중단되었다가 1400년(정종 2년) 3월 초사일(初四日)부터 다시 행해졌다.
세종은 각 도에 괜찮은 땅을 골라 뽕나무를 심고, 잠실(蠶室)을 지어 누에를 키우게 했으며 중 종(中宗)은 각 도의 분산된 잠실을 지금의 서울 송파구(잠실)와 서초구(잠원동) 일대로 집합시 켰다. <서울 잠원동 한신신반포16차아파트 부근 도로변에 그 당시 재배하던 수령(樹齡) 400년의 뽕나무 1그루가 유일하게 남아있으나 오래 전에 숨을 거두어 지금은 몸뚱이만 남았음>
1471년 성종은 선잠례를 지내기 위한 장소로 동소문(東小門, 혜화문) 밖 지금의 자리에 선잠단 을 세웠는데. 단을 쌓은 방법은 사직단(社稷壇)과 비슷하나 남쪽으로 한 단(段) 낮은 댓돌이 있 고, 그 앞쪽 끝에 상징적인 뽕나무를 심어 궁궐 잠실(蠶室)에서 키우는 누에에게 먹였다. 1477 년에는 창덕궁 후원에 채상단(採桑壇)을 만들어 누에치기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왕비가 직접 누 에를 길러 실을 뽑는 이른바 친잠례(親蠶禮)를 지냈다.
선잠례는 매년 3월 초사일(初四日)에 지내는데 신하를 보내 제례를 주관했으며, 풍악을 울리고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어 일조의 제례악(祭禮樂)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의식은 순종 시 절까지 이어져 오다가 1908년 7월(순종 융희 원년), '칙령(勅令) 제50호 <향사리정(享祀釐整)에 관한 건>'에 의해 국가에서 관리하는 사당과 제단을 정리하면서 선잠단과 선농단(先農壇, 서울 제기동)의 신위(神位)는 모두 사직단(社稷壇)으로 옮겨지고 선잠단은 그 몸뚱이만 남게 되었다. 허나 왜정 때 왜인(倭人)들이 사직단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하던 선잠단을 말끔히 파괴시켰고, 그 터마저 민간에 팔아 먹었다. 그리고 조선총독부는 뒤늦게 조선의 문화재를 조사하면서 1939 년 그 터를 보물 17호로 지정해 앞과 뒤가 전혀 안맞는 행동을 보였다,
해방 이후, 터만 황량하게 남아 오던 것을 1960년대에 약 4만원의 돈을 들여 제단터를 정비하고 표석을 세웠으며, 그 이후 성북구청에서 선잠단 주변 528평을 매입해 홍살문을 세우고 뽕나무를 무성하게 심었다. 특히 이곳 뽕나무는 나이가 60~70년 정도 묵은 것으로 성북구의 아름다운 나 무로 지정되어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낸다.
성북구는 매년 5월 초,중순에 열리는 성북구의 주요 축제, 아리랑축제에 맞춰 선잠제(先蠶祭)를 거행한다. 제례가 열리는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문은 굳게 닫혀있으며, 내부로 들어가고 싶다면 성북구청 문화체육과에 문의한다.
참고로 선잠단터 북서쪽인 성북초교 뒤쪽에는 농업을 관리하는 별인 영성(靈星)에게 제를 지내 던 조선시대 제단인 영성단(靈星壇)이 있었다. 이 역시 1908년에 순종의 칙령에 따라 선잠단과 더불어 폐쇄되었다. |
간송미술관과 가까워 그곳을 찾을 때마다 후식으로 꼭 둘러보는 선잠단터. 역사의 뒤안길로 초 라하게 사라진 이곳에는 그저 쓸쓸함만이 가득하다. 무성하게 우거진 뽕나무는 이곳의 허전함을 조금이나마 덮어준다. ※ 선잠단터 찾아가기 (2012년 10월 기준)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6번 출구)에서 1111,2112번 시내버스를 타고 성북초교 하차, 내린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2분 걸으면 성북초교3거리가 나오는데, 길 건너 홍살문이 있는 곳이 선잠단터이다, 도로변에 있어서 홍살문이 어떻게 생겼는지만 안다면 찾기는 매우 쉽다. * 선잠제례는 매년 5월 초/중순에 아리랑축제 기간에 열리며 자세한 일정은 성북구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여기를 클릭)를 참조한다. 문의는 ☎ 02-920-3048 * 선잠단터는 선잠제례 때만 공개한다. (가끔 랜덤으로 공개되는 경우도 있음) 관람을 원할 경 우에는 성북구청 문화체육과(02-920-3413)에 문의하면 되며, 인근 선잠단 지킴이가 와서 문을 열어 주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월담(?)도 허가해준다. * 소재지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64-1 |
간송미술관에서 심우장으로 가는 길목에 '성북동집'이란 조그만 식당이 있다. 마치 시골이나 시 장의 어느 식당처럼 조촐한 인테리어로 자칫 지나치기는 쉽지만 여러 길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정도로 칼국수와 만두가 일품이다. 이곳은 성북동의 주요 맛집의 하나로 칼국수는 양이 좀 많아 만두를 겯드릴 경우 하나만 주문하 여 나눠먹어도 된다. 반찬은 김치와 열무김치가 전부이며, 칼국수와 만두의 가격은 7,000~8,000 원 선으로 성북동에서는 그런데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 성북동 추천 명소와 맛집 * 추천 명소 - 선잠단터, 이종석별장, 수연산방<壽硯山房, 이태준가(家)>, 심우장(尋牛莊), 삼 청각, 길상사(吉祥寺), 최순우 옛집, 북악산 북악하늘길(김신조루트), 북악산 산행(숙정문, 백악마루, 촛대바위), 와룡공원, 정법사, 한국가구박물관, 성락원(城樂園, 관람 거의 불가), 최사영 고택(십주원, 관람 불가) * 맛집 - 성북동집(만두와 만두국, 02-747-6234), 쌍다리식당(돼지불고기 백반, 02-743-0325), 성북동돼지갈비집(돼지불고기 백반, 02-764-2420), 금왕돈까스(02-763-9366), 서울돈까스(02- 766-9370), 성북동메밀수제비/누룽지백숙(02-764-0707), 수연산방(찻집, 02-764-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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