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라벌 경주의 꿀단지, 남산 초여름 나들이 ' ▲ 경주 남산(금오산) ▲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 열반골 관음사와 큰곰바위 여름이 봄의 세상을 가로채며 서서히 이빨을 보이던 6월 시작점에 신라의 향기가 지독하게배여있는 경주 남산(南山)을 찾았다.통일전에서 남산 나들이를 시작하여 서출지(書出池)와 염불사(念佛寺)터 3층석탑을 둘러보고 동남산(남산의 동부) 남쪽 깊숙한 곳에 깃든 봉화골로들어섰다. 봉화골은 봉화대(烽火臺)가 있어서 유래된 이름으로 남산의 간판 명소인 칠불암(七佛庵) 마애불과 신선암 마애불을 품고 있다.하늘을 가릴 정도..

1. 구미 금강사 대웅전경부선 구미역 서남쪽 언덕에는 금강사란 현대사찰이 둥지를 틀고 있다. 보통 구미역(경부선, 대경선 광역전철)을 찾으면 번화가인 북쪽으로만 오갔을 뿐, 남쪽은 인연이 없었는데, 역 바로 서남쪽에 지방문화재 불상을 지닌 금강사가 있다는 풍문을 들었다. 그래서 기회를 보다가 얼마전 인연을 지었다. 금강사는 1952년에 철우선사가 창건했다. 그는 금강산에서 오랫동안 수행을 했는데, 6.25 전에 금강산에서 수습한 석조석가여래좌상과 금동약사여래입상, 금동관음보살입상을 가지고 구미로 내려와 절을 세웠다. 대한불교 조계종 직지사의 말사이며, 절 이름은 금강산에서 따왔다. 이곳은 금오산 금강사를 칭하고 있는데, 금오산은 구미의 대표 지붕으로 금오산의 산주름이 여기까지 내려온다. 즉 이곳이 금오산..

1. 천마산 수진사 경내 (대광명전 주변)남양주시의 대표 지붕인 천마산 서쪽 자락에 수진사란 현대사찰이 있다. 이곳은 대한불교 총화종의 총본산(중심 사찰)으로 1984년에 남정이 창건했는데, 그는 금동좌불로 이루어진 6척 크기의 비로자나불을 봉안하여 낙성점안 법회를 열었으며, 1989년 4월에 범종을 마련했다. 그리고 1993년 관음전을 세우고 6년에 걸쳐 만든 천수천안관세음보살상을 1998년 4월에 봉안했다. 남정은 1971년 설악산에 토굴을 마련하여 수행에 들어갔는데, 어느날 부처가 수많은 제자와 8대 보살, 사부대중을 거느리고 산행을 하는 꿈을 꾸었다. 남정도 꿈속에서 그 행렬에 동참했는데, 부처가 어느 산자락에 이르러 주장자를 짚고서 남정을 불렀고, 그에게 '이 터에 절을 창건하여 비로자나불을 모..

1. 호국지장사 5층석탑과 범종각범종각을 뒷배경으로 삼아 자리한 5층석탑은 20세기 중반에 조성된 것으로 원래 지장보살입상으로 이루어진 지장전 옆에 있었다.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5층석탑 2기가 자리했으나 근래 능인보전과 범종각 주변으로 그들을 옮겼다. (호국지장사는 석탑과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탱화들의 위치를 종종 옮기는 편임) 2. 밑에서 바라본 지장전(지장보살상)호국지장사의 백미이자 최대 명물은 경내 뒤쪽에 자리한 지장보살입상과 3,000좌에 달하는 조그만 지장보살상의 장대한 물결일 것이다. 절에서는 이곳을 지장전으로 삼아 각별히 챙기고 있는데, 비록 건물은 아니나 석불이나 마애불을 두고 각(閣)이나 전(殿)을 칭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많다. 지장전은 1983년 주지 혜성이 현충원 호국신들이 ..

1. 호국지장사 대웅전호국지장사의 법당(法堂)인 대웅전은 맞배지붕 집으로 보통 기와집들은 정면이 더 길지만 이 건물은 반대로 측면이 더 길다. 2016년에 건물과 지붕, 내부를 손질하면서 조금 젊어졌으며, 근래에 또 손질을 벌였는데, 그런 대웅전 내부에는 목조여래좌상과 조선 후기에 그려진 탱화들이 여럿 걸려있다. 2. 고색이 짙어보이는 견고한 돌판대웅전 옆구리에는 고색이 자욱한 네모난 돌판이 있다. 그의 피부에는 한문 여러 자가 새겨져 있는데, 두 망막이 침침하여 제대로 확인은 못했다. 건물 주춧돌이나 상석(床石)으로 보이나 정체가 아리송하며, 돌판에는 꽃이 깃든 화분과 연꽃무늬 돌덩어리를 든 승려상이 놓여져 있다. 3. 수분이 가득 담긴 연꽃석조동그란 석조에는 서달산이 베푼 수분이 가득하다. 예전 호..

1. 호국지장사 능인보전능인보전은 1칸짜리 맞배지붕 집이다. 겉으로 보면 그저 작은 건물로 여기고 지나치기 쉬우나 저 안에 철불좌상과 신중탱 등 오래된 문화유산이 들어있으니 꼭 둘러보기 바란다. 2. 범종각 옆 3층석탑이 석탑은 멀리 경주 남산(南山)에서 넘어온 신라 후기 석탑이라고 한다. 이승만 시절에 국립묘지를 조성하면서 강제로 소환해 경상도를 상징하는 탑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것을 호국지장사에서 수습하여 보수했다.이곳에서 가장 늙은 존재이긴 하나 겉모습은 완전 20세기 석탑 같으며, 지붕돌과 석재 일부에만 오래된 티가 보일 뿐, 머리장식과 탑신 상당수는 절에서 새로 손질했다. 그러다 보니 늙은 돌과 새 돌이 서로 어색한 조화를 보인다. 3. 능인보전 주변 5층석탑난쟁이 ..

1. 호국지장사 지장전국립서울현충원의 꼬리 부분인 공작봉(서달산) 북쪽 자락에 호국지장사(지장사)가 절이 포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은 현충일 시즌만 되면 거의 연례행사처럼 찾는 편으로 신라 끝 무렵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670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으나 서로 시기가 틀려먹음) 부동산 전문가인 도선은 북쪽으로 가다가 한강 언덕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어디선가 서기가 흘러나와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하여 그 서기를 추적하니 그 기운이 나오는 곳에 칡덩굴이 엉켜있고 약수가 나오고 있었다. 하여 그 자리를 살펴보니 아주 기가 막힌 명당인지라 토굴을 짓고 갈궁사(葛弓寺)라 했다고 한다.허나 이는 어디까지나 호국지장사에서 내세우는 설화일 뿐이다. 봉은사(奉恩寺)에서 작성한 '봉..

1. 도봉산 금강암 대웅전도봉계곡 상류에 자리한 금강암은 20세기 중반 이후에 지어진 현대 사찰이다. 도봉산 서울 구역에 무수히 깃든 절의 일원으로 누가 언제 창건하고 무슨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겠다. 도봉계곡 산길이 천축사, 포대능선 방향과 문사동계곡, 우이암(관음봉) 방면 길로 갈라지는 곳에서 문사동계곡으로 빠지면 바로 나타나는 절로 접근성은 괜찮다. (도봉산 141, 142번 종점에서 도보 20분 거리) 계곡 북쪽에 자리한 경내에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해 삼성각, 요사채 등 4~5동의 건물이 있으며, 소장문화유산은 없다. 내가 갔을 때는 즐거운 부처님오신날(석가탄신일)이라 경내는 오색연등이 허공을 가득 덮고 있었는데, 나그네에게 커피와 차, 간식을 제공하는 등, 초파일 인심도 넉넉했다. 다만 이때가..

1. 천축사 옥천석굴원통전 좌측이자 대웅전 뒤쪽에는 높은 벼랑이 있는데, 그 밑도리에 옥천석굴이라 불리는 석굴이 있다. 천축사의 예전 이름인 옥천암의 유래가 된 옥천이 여기서 용솟음치고 있으나 불공 공양 용도로만 쓰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꽁꽁 봉해둔다.이곳은 자연산 석굴로 승려들이 오랫동안 수행을 했던 공간이다. 태조 이성계가 여기서 기도를 올렸다고 전하며, 근래 내부를 손질해 석조약사여래좌상을 봉안해 약사전(藥師殿)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좌우로 조그만 감실(龕室)을 파서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두었다. 2. 천축사 원통전원통전은 3칸짜리 맞배지붕 집으로 관세음보살의 공간이다. 경내에서 그나마 오래된 건물로 내부에 관세음보살상과 천수천안관음탱, 칠성탱이 들어있다. 3. 원통전 금동관세..

1. 대웅전 내부 (목조석가삼존불)천축사의 법당인 대웅전은 1812년에 지어졌다고 전한다. 예전에는 'ㄷ'자형 팔작지붕집이었으나 현공이 2004년에 부시고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지었다.대웅전 밑층은 5칸 규모로 종무소와 쉼터로 쓰이고, 그 위에 대웅전을 두었는데,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그 안에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존재들이 있으니 꼭 눈에 넣어가지고 가자. 화려한 닫집을 지닌 불단에는 목조석가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석가여래상을 중심으로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로 이루어져 있는데, 푸근한 표정과 살짝 머금은 미소로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온 중생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오래 숙성되지 않은 삼존불로 여겼으나 근래 석가여래상 뱃속에서 복장유물이 나와 그들의 신상 정보를 알게 되었다. 복장유물은 불..

1. 만월암 석불좌상만월암의 법당인 만월보전 불단에 봉안된 석불좌상은 만월암에서 가장 늙은 보물이자 소중한 밥줄이다. 포근한 인상을 지으며 속세를 굽어보는 그는 피부부터 옷에 이르기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래는 금동불이었으나 근래 호분을 씌우면서 백불(白佛)이 되어버렸다.그의 왼손에는 빨간색의 약합이 들려져 있어 그가 약사여래임을 알려주고 있으며, 약합 안에는 중생의 갖은 병을 치유하는 약이 들어있을 것이다. 그 약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나부터 치료해주면 좋으련만 약합의 뚜껑은 좀처럼 열릴 줄을 모른다.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그의 두 귀는 중생의 소망을 하나도 빠짐없이 들으려는 것인지 어깨까지 늘어졌다. 코는 오목하고 눈은 지그시 떴는데, 눈동자가 진하며, 입술은 립스틱을 바른..

1. 만월암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만장봉의 위엄만장봉 밑에 깃든 석굴암을 둘러보고 다시 석굴3거리로 쭉 내려와 만월암, 포대능선으로 인도하는 오르막길을 올랐다. 만월암으로 가는 산길도 석굴암처럼 무지 각박하기 그지 없는데, 그런 산길을 20여 분 오르면 큰바위 밑에 깃든 만월암이 마중을 나온다. 2. 만월암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서울 시내만월암 산길은 좌우(동/서)는 높은 산주름으로 막혀있고 오로지 동남쪽만 확 트여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도봉구와 강북구, 노원구, 중랑구, 동대문구, 성북구, 수락산, 불암산, 봉화산, 아차산 산줄기, 구리와 남양주, 하남의 산하까지 훤히 두 망막에 들어온다. 3. 만월암 밑에 이르다 (밑에서 바라본 만월암 만월보전)만월암은 자운봉 동쪽 밑 500m 고지에 둥지를 튼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