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관훈동 회화나무온갖 키다리 건물로 즐비한 서울 도심의 한복판 종로구 관훈동, 그 관훈동 192-18번지에 400년 묵은 늙은 회화나무 1그루가 교묘하게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그 나무가 있는 곳은 SK건설빌딩 동쪽으로 그 동쪽 구석에 조그만 공원이 있는데, 그 공원에 회화나무가 자리해 일품 그늘을 드리운다. 서울 지리에 정통하고 서울에 안가본 곳이 거의 없다고 자부하는 본인이지만 우연한 그의 발견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즐겨찾기로 자주 찾는 종로와 인사동 옆, 그것도 서울 도심부에 이런 구석이 있었다니 말이다.나무 서쪽에 SK건설빌딩이 높이 솟아있고 북쪽과 동쪽, 남쪽에도 키다리 건물이 자리해 그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특히 서쪽과 남쪽 건물은 회화나무보다 훨씬 커서 오히려 그들의 ..

1. 인사동 승동교회승동교회는 정동교회와 더불어 서울 장안에서 가장 늙은 측에 속하는 교회이다. 내 즐겨찾기의 일원인 인사동 한복판에 버젓히 자리해 있고 그의 존재도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의 존재감을 계속 무관심으로 흘려버렸다. 내가 무지 좋아하는 늙은 문화유산임에도 말이다. 그러다가 어느 해 가을에 비로소 첫 인연을 지었고, 이후로도 여러 번 발걸음을 했다. 이 교회는 1893년 미국 선교사인 새뮤얼 무어 목사가 설립한 것으로 처음에는 한옥에 교회를 차렸다. 그러다가 1910년에 새 교회당을 짓기 시작해 1912년에 완성을 보았으니 그것이 현재 승동교회가 되겠다. 110년 이상 묵은 늙은 교회로 서울 장안에는 그만큼의 역사를 가진 교회가 여럿 있지만 대부분 기존 건물을 부셔버리고 새로 지었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