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보성 구 벌교금융조합 보성군에서 2번째로 큰 고을인 벌교읍내에는 20세기 초/중기 근대 건축물이 여럿 전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1918년에 왜인이 지은 벌교금융조합이 있다. 그것들이 이곳에 금융조합을 세운 것은 여기가 벌교읍내 번화가로 들어서는 첫 삼거리이기 때문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건물을 지었으니 이용 수요는 물론이요, 벌교읍내의 많은 돈이 이곳을 거쳐갔 다. 왜정 시절 흔히 쓰이던 관공서 스타일로 지금은 금융조합에서 물러나 금융조합전시관으로 조용히 살 아간다. 내부에는 벌교금융조합의 역사와 우리나라 화폐, 금융사를 간단히 다룬 전시관과 소설 태백 산맥 필사 체험장, 왜정 시절과 1950~60년대 옷 체험 공간이 있으며, 건물 조성시기부터 쓰였던 큰 금고가 남아있어 눈길을 끈다. 허나 아..

1. 벌교천 소화다리(부용교) 벌교읍내 북쪽 벌교천에 걸려있는 소화다리(부용교)는 1931년 8월에 지어진 철근콘크리트 다리이다. 흔히 소화다리라 불리는데, 다리가 완성된 1931년은 왜정 시절로 왜국은 20세기 한복판은 물론 지금 까지도 왜왕의 연호를 날짜에 쓰는 미개함을 보이고 있다. 그때(1931년) 왜왕은 소화(쇼와)로 그가 왕이 된지 6년째 되는 해라 소화 6년을 썼다. 다리가 완성된 이후 누가 부르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왜인들의 소행으로 여겨짐) 자연스럽게 소화 시기에 지어진 다리라고 해서 소화다리가 불렀고, 지금도 그렇게 많이 부른다. 1948년 여순(여수, 순천) 사건과 6.25 시절 비극의 상처가 서린 곳으로 남한(우익)과 북한(좌익)이 벌 교읍을 차지할 때마다 이 다리 위에 적들을 세우..

1. 벌교 현부자네집 벌교시외터미널 북쪽에 보성의 대표 명소로 크게 추앙을 받는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다. 조정래가 쓴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조정래에 대해 다루고 있는 문학관으로 그 동쪽에 태백산맥에 나오는 '현부자 네집'과 '소화의집'이 있는데, 이들은 기존 기와집에 현부자네집, 소화의집이라 이름만 붙인 것이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유료의 공간으로 입장료를 흔쾌히 치루고 내부를 둘러보았는데, 내부 촬영은 통제 되어 있어 사진에 담은 것은 하나도 없다. 또한 태백산맥의 내용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이 없어 본글 에서는 태백산맥문학관과 태백산맥 소설에 대해서는 쿨하게 생략한다. 현부자네집과 뒷쪽에 있는 제각은 본래 박씨 문중의 것으로 지금은 태백산맥 명소로 속세에 개방되 어 있는데, 대문과 안채는 한옥의 기본 틀로..
♠ 강원도의 지붕, 평창(平昌) 나들이 ♠▲ 평창의 젖줄, 평창강(平昌江)가을이 슬슬 여물기 시작하던 9월 말, 백두대간(白頭大幹) 언저리에 높이 터전을 닦은 평창을 찾았다. 아침의 서광을 온몸으로 받으며 동서울터미널에서 영동(嶺東)으로 넘어가는시외직행버스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신나게 내달려 2시간 10분 만에 평창의 북쪽 관문인장평(長平)에 이르렀다. 장평은 평창군 용평면(龍平面)의 실질적인 중심지이자 교통의 요충지로 인근 봉평(蓬坪)에서 열리는 메밀꽃축제로 한참 들떠 있었다.장평터미널에 이르니 마침 평창읍으로 가는 군내버스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직행버스보다는 시골 군내(시내)버스가 좋았던 나는 얼씨구나 그 차를 탔다. 버스는 깊숙한 산골인 평창의 그림 같은 산하(山河)를 아낌없이 보여주며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