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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선사 마애사리탑

북한산성 용암문에서 도선사로 내려가다 보면(또는 도선사에서 용암문으로 헉헉 거리면서 올라가다

보면) 크고 견고하게 생긴 바위 무리들이 산길 북쪽으로 나타난다. 보통은 북한산성 방향 또는 도선

사 방향에 집중하다 보면 지나치기 무지하게 쉬운데, 나도 용암문~도선사 코스를 여러 번 이용했음

에도 그들 바위는 이번에 처음 본다.

그들 바위의 위엄이 예사롭지가 않아서 침침한 두 안구로 그들을 열심히 관찰해보니 마애사리탑 같

은 존재가 눈에 들어온다. 마애사리탑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잠깐 나타나는 간단한 모습의 사리탑

으로 바위에 네모나게 홈을 파서 거기에 사리를 봉안하고 그 밑에 얕게 홈을 파서 사리탑의 주인공

과 조성시기를 새겨둔다. 하여 흥분된 마음을 애써 삼기켜 바위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서니 마애사리

탑이 맞았다.

 

도선사에도 마애사리탑이 있었나? 이번에 처음 깨달았는데, 사리탑에 주인공은 김상궁 정광화로 동

치계유10월에 조성되었다. 동치계유년은 1873년이며, 동치는 우리의 친척 민족인 청나라의 제왕 동

치제의 연호이다.

김상궁은 궁궐에서 상궁으로 바쁘게 살다가 말년에 출궁하여 절에서 보냈다. 아마도 도선사에서 주

로 보낸듯 싶으며, 그가 1873년 사망하자 도선사에서 그를 화장하여 이곳에 그의 납골 공간을 마련

해주었다. 정광화는 절에서 그에게 준 법명이며, 본명은 전하지 않는다.

 

2. 바위 한복판에 작게 깃든 도선사 마애사리탑

네모나게 파인 작은 공간에 사리함을 두고 그 밑에 얇은새김으로 사리탑의 주인공과 조성시기를 새

겨놓았다. 서울에서 19세기에 지어진 마애사리탑은 이곳과 천축사, 학도암에 전하고 있는데, 그중

천축사와 학도암 것은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친견했음) 그리고 국사봉 사

자암과 인왕산 석굴암에는 20세기에 조성된 마애사리탑이 있다.

 

3. 마애사리탑의 주인공과 조성시기가 쓰인 공간

 

4. 커다란 바위에 살포시 깃든 도선사 마애사리탑

 

5. 도선사~용암문 산길에서 바라본 마애사리탑이 깃든 큰 바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