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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수골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위엄

무수골(무수골계곡)은 도봉산 3대 계곡의 일원으로 근심이 없는 계곡이란 뜻이다. 음은 같지만 뜻

이 다른 무수(無袖)골(무수동)이란 이름도 있으며, 무수울, 무시울, 모시울, 성황당이라 불리기도

했다.

조선 초기까지는 대장장이가 많이 살아서 '무쇠골', '수철동(水鐵洞, 무쇠골을 한자로 표현)'이라 불

렸는데, 그 무쇠골이 영해군(寧海君)이 묻힌 이후 무수골(무수동)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리고 무수울에 서낭당이 있어 이 마을을 '서낭당(성황당)'이라 불렸는데, 그게 무수골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전한다.

 

15세기에 세종 9번째 아들인 영해군이 무수골에 묻힌 이후, 그의 후손(전주이씨)들이 터를 닦았고,

이후 안동김씨와 함열남궁씨, 진주류씨, 개성이씨 등이 이곳에 무덤을 쓴 인연으로 들어와 오랜 토

박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골짜기에 영해군파묘역과 함열남궁씨묘역, 진주류씨묘역,

개성이씨 집안의 호안공 이등(胡安公 李登, 1379~1457년)과 그의 부인인 태조의 서장녀 의령옹주

(義寧翁主, ?~1466) 묘역 등 조선시대 무덤들이 주렁주렁 깃들여져 있다.

 

도봉산의 숨겨진 비경인 무수골은 방학동 집에서도 가까워 종종 마실을 간다. 이번에도 무수골과

도봉산 생각이 간절하여 간만에 찾은 것으로 무수골과 윗무수골, 원통사, 우이암(관음봉)을 경유하

여 도봉산 주능선까지 가보기로 했다.

 

2. 무수골(무수골계곡) 하류

무수골계곡은 도봉산의 주요 계곡으로 무수천이라 불리기도 한다. 계곡 수심이 얕고 반석들이 많아

물놀이와 피서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여름 제국 시절에는 피서 수요가 꽤 많다. 이 계곡은 도봉역(1

호선) 전에서 도봉천과 합쳐지며 얼마 가지 않아서 중랑천에 흡수된다.

 

3. 늦가을에 잠겨가는 무수골 (이때가 10월 말이었음)

 

4. 무수골계곡과 저 멀리 바라보이는 도봉산 (도봉산 주능선,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도봉산 주능선과 도봉산의 지붕들이 정말 아득하게 바라보인다. 과연 저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자

주 올랐던 곳이지만 도봉산이나 북한산(삼각산) 등의 키다리 산들은 결코 만만한 존재들이 아니기에

걱정이 늘 앞선다.

 

5. 붉은 단풍나무 그늘을 지나는 무수골 숲길(도봉로169길, 세일교 서쪽)

 

6. 무수골 성신여대 난향원 돌담길 (윗무수골 방향)

북한산둘레길 방학동길과 도봉옛길이 만나는 세일교에서 서쪽으로 들어가면 성신여대 난향원 돌담길

이 나온다. 길 좌우로 돌담이 둘러져 있어 그런데로 운치를 그려내고 있는데, 어디론가 끝없이 이어진

것 같은 난향원 돌담길, 그 돌담길을 지나면 무엇이 나올까? 무수골 초행이라면 더욱 짙어진 숲이 나

오면서 본격적인 도봉산 산길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허나 그것은 착각이다. 무수골이 괜히

무수골이 아니거든.

 

7. 가을 추수로 거의 벌거숭이가 된 무수골 논두렁

난향원 돌담길을 지나면 흔히 생각하는 그늘진 숲 대신 햇살이 내리쬐는 뻥 뚫린 공간이 나온다. 그 공

간이란 다름 아닌 논두렁이다. 삼삼한 숲속에 깃든 윗무수골 논두렁, 설마 이런 첩첩한 산골에 무려 논

두렁이 있을 것이라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논두렁의 크기는 속세와 비교하면 턱없는 수준이지만 산골치고는 그런데로 너른 편이다. 마치 강원도

나 경북의 산골 논두렁으로 순간이동을 당한 기분인데, 길을 중심으로 남쪽에 조그만 논이 펼쳐져 있

고, 북쪽에 큰 논두렁이 있다. 그리고 영해군파묘역 밑에도 2~3개의 논두렁이 있다.

이들 논두렁이 무수골의 상징이자 꿀단지로 무수골 사람들은 조선시대부터 이 논을 통해 곡물을 생산

했으며, 그 생산량이 많아 배불리 먹고 살았다. 이렇게 산골에서 먹는 문제가 거뜬히 해결되어 인간에

게 가장 중요한 식(食)은 걱정할 것이 없었으니 근심이 없다는 무수골이란 이름이 괜히 나온 것이 아

니다.

 

8. 늦가을에 잠긴 윗무수골 숲길

 

9. 윗무수골 숲길 (자현암, 도봉산 방향)

하늘을 가리며 쭉쭉 뻗은 나무들이 아름드리 숲길을 이루어 마치 강원도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아름

다운 숲길 100선은 아니더라도 200선에 넣어도 손색이 없는 품질인데, 성신여대 난향원 일부가 이곳

에 자리해 있어 길 옆에 철조망이 둘러져 있다. 또한 숲을 타고 흐르는 무수골계곡은 청정하기 이를 데

없어 한여름 피서의 성지로 손색이 없다.

 

10. 윗무수골 숲길 (무수골, 도봉동 방향)

 

11. 자현암입구 갈림길 (무수골공원지킴터)

여기서 북쪽 오르막길을 오르면 자현암과 도봉산 원통사, 우이암(관음봉)으로 이어진다. (남쪽 길로

가면 주말농장이 있음)

 

무수골계곡 서울 도봉구 도봉동 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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