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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의원 (구 대한의원 본관)

창경궁로와 대학로 사이에 낮게 누워있는 언덕 정상부에 붉은 피부를 지닌 대한의원 건물이 고즈넉

하게 자리해 있다. 이곳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창경궁의 동쪽 후원인 함춘원이 있던 곳으로 함춘원은

창경궁로 동쪽 언덕 일대(서울대병원, 서울대연건캠퍼스 일대)와 대학로까지 덩치를 걸치고 있던 너

른 공간이다.

 

1906년 순종은 함춘원의 일부를 떼어내 의정부 직할의 대한의원을 세웠다. 그 대한의원은 국립 의료

기관인 광제원과 국립의학교육기관으로 안국동에 있던 의학교와 그 부속병원, 그리고 대한적십자병

원을 통합한 것으로 1906년 짓기 시작해 1908년 10월에 완성을 보았다. 지금은 본관만 있지만 예전

에는 벽돌조 단층 병실 7개동과 부속건물도 지니고 있었다.

1910년 이후에는 조선총독부의원 본관이 되었으며, 1928년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의 본관

으로 사용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국립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본관으로 쓰였으며, 1978년에 바로 뒤쪽에 새로

운 본관이 마련되면서 본관과 병원의 역할을 그곳으로 넘기고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지금은 의

학박물관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건물 내부는 속복도형으로 복도 양쪽에 방이 있으며, 중앙과 측면의 목조 계단은 원형이 남아있다.

건물 중앙에 돔양식의 둥근 지붕을 얹힌 네오바로크풍의 시계탑과 르네상스 양식의 벽면,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현관 포치 등 다양한 서양 건축 양식이 들어있으며, 왜정 말기에 왜정이 동판으로 제

작된 건물 지붕을 모두 뜯어가는 만행을 저지르자 부득이 함석으로 지붕을 떼웠다. 그러다가 2001

년 주식회사 풍산에서 동판 지붕을 시공, 기증하여 예전에 모습을 되찾았다.

 

건물 내부는 의학박물관으로 관람이 가능하나 내가 갔을 때는 내부 사정으로 문이 닫혀있어 내부는

살피지 못했다. 창경궁과 대학로 사이에 있고, 병원 아래인 창경궁로를 수천 번이나 지나다녔음에도

이곳을 찾은 횟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지지리도 인연이 없는 곳이다.

 

2. 대한의원의 현관 포치

자동차가 마음껏 현관 앞까지 바퀴를 굴릴 수 있게끔 현관 포치가 닦여져 있다.

 

3. 주식회사 풍산에서 동판 지붕을 시공, 기증한 것을 기리고자 세운 기증기념비

 

4. 송촌 지석영 선생 동상

종두법을 익혀 이 땅에서 그 지독한 천연두를 박멸시킨 지석영 선생의 동상이다. 지석영은 흔히 의사

로만 알고 있으나 그는 고종~순종 시절 관리였으며, 인문학에도 능했다.

 

5. 동쪽에서 바라본 대한의원의 위엄

 

6. 저헌 이석형 생가터 표석

저헌 이석형(1415~1477)은 조선 초기 문신으로 이곳에 그의 집이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포은 정몽

주의 손녀사위로 이곳에 계일정을 지어 교만과 분에 넘침을 경계하는 이른바 계일정신을 후손과 후

학들에게 일깨웠다.

 

7. 큰 덩치를 보이고 있는 대한의원 본관 (동쪽에서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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