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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산 봄맞이 나들이 (약수사, 서울둘레길5코스, 호암산 정상)


' 호암산 봄맞이 나들이 '
(약수사, 서울둘레길12코스, 호암산 정상)

호암산

▲  호암산

약수사 대웅전 서울둘레길12코스 삼성산성지 부근

▲  약수사 대웅전

▲  서울둘레길12코스

 


봄이 한참 익어가던 4월의 끝 무렵, 내 즐겨찾기 뫼의 일원인 호암산(虎巖山, 393m)을 찾
았다.

호암산은 무려 200번 이상 인연을 지으면서 그의 품을 정말 구석구석 누볐다. 마치 큰 나
무를 쉼 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개미처럼 말이다. 하지만 북쪽 자락에 있는 약수사는 오
랫동안 미답처(未踏處)로 버려두고 있었다. 그곳이 늙은 절임은 진작에 알고 있었으나 나
를 흥분시킬 건덕지가 보이지 않아 그의 숨겨진 매력이 나올 때까지 모른 척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그곳 지장시왕도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는 풍문을 듣고 그제서야 그를 찾
아 나섰다. 호암산도 간만에 복습도 하고 말이다.

호암산과 삼성산(三聖山)의 품으로 들어가는 서울시내버스 152번(화계사↔안양 경인교대)
을 타고 신우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두 발을 내렸다. 여기서 경사가 조금 있는 신림동 달동
네(지금은 동네를 싹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짓고 있음)를 10여 분 오르니 그 길의 끝에 약
수사가 화사하게 유채꽃밭을 내밀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약수사 앞에 상큼하게 펼쳐진 유채꽃밭


♠  호암산 북쪽 자락에 둥지를 튼 고즈넉한 산사
~ 신림동 약수사(藥水寺)

▲  약수사 앞 유채꽃밭 (7층석탑에서 바라본 모습)

약수사 앞에는 노란 유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절 주변에 이
렇게 유채꽃밭이 있는 것은 처음 보는지라 엄청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서울에서 유채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한강을 제외하면 거의 없어 유채꽃밭을 닦은 약수사와 관악구의 센스가
참으로 돋보인다. (다른 꽃이었으면 감동이 덜했을 듯)
정처(定處) 없는 나그네의 마음에 마구 돌을 던진 약수사 유채꽃밭, 꽃밭을 더 키우고 중생들
의 입소문을 좀 타면 봄꽃 명소로 뜰 싹수가 충분해 보인다.


▲  밑에서 바라본 약수사 경내(왼쪽 탑이 7층석탑)

약수사는 호암산과 삼성산 북쪽 자락 150m 고지에 둥지를 튼 조그만 산사이다. 호암산(삼성산
)과 신림동(삼성동) 주거지 경계에 자리해 북쪽을 바라보고 선 이곳은 1421년에 이름이 전하
지 않는 승려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이후 아리송한 시기에 김처사(金處士)란 사람이 초가 3칸으로 중창했다고 하는데, 절의 오랜
내력을 밝혀줄 유물과 기록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 작은 수행 공간이나 기도처로 오랫동안 살
아간듯 싶다. 그러다가 1880년에 이르러 명성황후(明成皇后)의 지원을 받아 법당(法堂)을 중
건하니 이때 절의 모습을 갖추거나 창건된 것으로 여겨진다.

1914년에 산신도를 조성했고, 1923년 화재로 절이 크게 망가지자 주지 영원(永源)이 중창했다
. 1934년에 칠성각을 중건했으며, 1969년 혜초(慧草)가 대웅전 석가모니후불도와 대웅전을 보
수했다.
1970년에 묘희가 주지가 되어 절을 꾸렸으며, 1993년에 잠시 승가대학 소속의 비구니 절로 운
영되기도 했으나 1995년 광옥(光玉)이 중창불사를 벌이면서 조계종(曹溪宗) 소속으로 돌아왔
다. 1991년에 노인복지전문요양원을 세웠고, 미림어린이집도 운영하는 등 속세 일에도 활발히
손을 대고 있으며, 2014년에 정인(正因)이 주지로 부임하여 지금에 이른다.

조촐한 경내에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해 의향각, 극락전, 산신각 등 6~7동 정도의 건물이 있
으며, 절이 들어앉은 위치상 대웅전 등 상당수의 건물이 북쪽을 향하고 있다. 소장문화유산으
로는 지방문화재인 지장시왕도가 있는데, 그는 다른 곳에서 조성되어 이곳으로 넘어온 것이며
,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산신도가 전하고 있다.

주거지가 펼쳐진 북쪽을 제외하고 3면이 숲에 감싸여 있어 산사(山寺)의 내음이 진하며, 경내
밑에는 약수사의 이름 유래가 된 약수터가 있다. 그리고 경내 남쪽에는 작은 폭포를 지닌 벼
랑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데, 벼랑 밑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어 절이 들어서기 훨씬 이전
부터 산악신앙의 현장이나 기도처로 바쁘게 쓰였던 듯 싶다.
또한 이곳 공양밥은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여 부처님오신날(석가탄신일)이나 일요일 점심 때
이곳에 왔다면 꼭 1그릇 들고 가기 바란다. (공양밥은 절의 사정상 제공이 안될 수 있음)


▲  약수사 7층석탑

경내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키 작은 7층석탑이 마중을 한다. 그는 이곳에 유일한 돌탑으로 키
는 3m 정도 되는데, 하얀 피부의 바닥돌과 약간 누런 피부의 기단석, 7층 탑신(塔身), 머리장
식을 지니고 있어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다. 탑신은 1층만 제대로 되어있고 2~7층은 지붕돌
만 있는 납작한 모습인데, 탑은 보통 법당 앞에 두기 마련이나 약수사는 특이하게도 경내 제
일 밑바닥에 두었다.


▲  약수사 중심부로 인도하는 돌계단길

계단 왼쪽에는 똥배 지존의 포대화상, 오른쪽에는 용왕상이 자리해 중생들을 맞이한다. 용왕
상 밑에는 약수사의 이름 유래가 된 약수터(샘터)가 있는데, 봄가뭄으로 수맥이 거의 말라버
려 물은 마시지도 못했다.


▲  밑에서 바라본 극락전(極樂殿)

3층으로 이루어진 극락전은 경내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극락전 외에 공양간과 종무소(宗務所
), 요사(寮舍), 선방(禪房)의 역할도 도맡고 있는데, 공양밥이 당긴다면 극락전 아랫층 공양
간을 기웃거리면 된다.

         ◀  극락전의 넓은 내부
금색 피부를 지닌 아미타삼존상을 중심으로 중
생들의 돈을 받아 달아놓은 조그만 금색 원불
(願佛) 수백 기가 주변에 장엄하게 포진해 있
어 그들의 강렬한 금빛에 가히 눈이 멀 지경이
다.
극락전 내부는 대웅전보다 훨씬 넓으며 금색
피부의 큼직한 연등이 좁은 허공을 가득 메우
고 있다.

▲  대웅전 우측에 자리한 의향각(疑香閣)

▲  약수사의 법당인 대웅전(大雄殿)

북쪽을 바라보며 연등을 휘날리고 있는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이다. 혜
초가 1969년에 중건한 것으로 경내에서 그나마 가장 늙은 집인데, 저 안에 이곳의 보물인 지
장시왕도가 깃들여져 있으니 꼭 살펴보기 바란다.

◀  대웅전 석가여래삼존상과 석가모니후불도
앳된 티가 보이는 석가여래상 좌우로 육환장(
六環杖)을 쥐어든 지장보살과 꽃을 든 관세음
보살이 자리해 중생들을 격려한다. 그들 뒤로
는 1969년에 손질된 석가모니후불도가 든든하
게 걸려있다.


▲  약수사 지장시왕도 - 서울 문화유산자료 70호

대웅전 우측 벽에 걸린 지장시왕도는 나를 이곳으로 부른 존재로 약수사의 유일한 지정문화유
산이다.
그림 밑부분에 있는 화기(畵記)의 일부가 사라져 처음 봉안된 곳은 알 수 없으나 봉은사에서
작성한 '봉은사본말사지(奉恩寺本末寺誌)'에 계은 봉법(繼恩 奉法)이 1914년에 조성한 지장탱
이 기록되어 있어 1943년 이전에 약수사에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즉 처음부터 약수사 탱화
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탱화를 그린 계은 봉법과 한곡 긍법(漢谷肯法)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서울과 경기
도 불화의 화풍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화승이다. 하여 그들의 그림 스타일을 알려주는 탱화로
그 가치를 흔쾌히 인정 받아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겨우 1914년에 그려진 탱화인데 벌써 지방문화재로 지정되다니? 그 시기가 참 가깝게 느껴진
다. 하지만 그 시간을 헤아려보면 벌써 100년이 넘었으니 지방문화재로 지정될 자격은 충분하
다.


▲  경내 뒤쪽 벼랑과 조그만 폭포

경내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이자 남쪽 구석에 주름진 높은 벼랑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약수사는 바로 이 벼랑 밑에 펼쳐져 있는데, 벼랑 너머로 서울둘레길12코스가 흐르고 있다.
허나 벼랑이 천험의 요새 같은 각박한 모습이라 경내에서 벼랑 너머로 가는 길이 없다. (절을
나와서 서쪽 숲길로 접근해야 됨)
호암산이 빚은 물이 벼랑을 타고 내려와 소소하게 폭포를 이루고 있으며 벼랑 밑도리 그늘진
곳에 물이 모여 작게 못을 이룬다. 못에 모인 물은 잠시 숨을 고르다가 산신각 옆에 있는 물
줄기를 통해 넓은 세상으로 흘러간다.

벼랑의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고 벼랑 밑도리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물과 흙이 고여있어 절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산악신앙의 현장이나 기도처로 쓰였을 것이다. 이런 곳은 능히 그런 자격
이 된다. 그러니 조선 때 김처사가 세웠다는 3칸짜리 초가도 벼랑 앞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  산신각(山神閣)

벼랑 밑도리 옆에는 산신각이 자리해 물끄러미 천하를 굽어본다. 정면 2칸, 측면 1칸의 맞배
지붕 집으로 산신과 독성(나반존자)이 봉안되어 있는데, 1914년에 조성된 산신도가 이곳에 있
으나 깜박하고 사진에 담지 않았다. (산신도의 위치는 변경될 수 있음)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 맛과 산바람 맛이 아주 일품인데, 산신각 앞에는 쉼터 겸 조망대가 닦
여져 있어 산바람에 의지해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  삼성각에서 바라본 작은 천하 (신림동과 관악구 지역)

▲  약수사에서 섭취한 부처님오신날 공양밥의 위엄

약수사와 첫 인연을 지은 며칠 후, 석가탄신일(부처님오신날, 사월 초파일)에 약수사를 다시
찾았다. 다른 절을 여럿 둘러보고 이곳에 이른 시간은 16시 반, 다른 절 같으면 공양 제공이
사실상 끝날 시간이나 약수사는 늦게 오는 중생들을 위해 밥을 계속 제공하고 있었다.

공양간에 들어서니 밥을 막 새로 짓고 있었는데 보살 아줌마가 10분 뒤에 오라고 해서 그 시
간에 맞춰 가니 막 지어진 따끈따끈한 쌀밥과 콩나물, 무채 등의 나물, 붉은 고추장, 시원한
오이냉국이 흔쾌히 제공되었다.
밥에 갖은 나물과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는 이 땅에 흔한 절밥 스타일로 나물도 괜찮고 쌀밥도
막 지어진 것이라 밥맛이 아주 좋아 1그릇을 뚝딱 비웠다. 공양밥 외에도 믹스커피도 있으며
시간에 따라 떡도 제공한다. (내가 갔을 때는 떡은 없었음)

* 약수사 소재지 :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318 (약수암1길 28, ☎ 02-877-7514)


▲  호암산으로 인도하는 약수사 서쪽 담장길
(담장 너머가 약수사 경내)


♠  호암산 더듬기 (서울둘레길12코스에서 민주동산까지)

▲  약수사 서쪽 숲길 (관악구 제2구민운동장 방향)

약수사를 깔끔하게 둘러보고 절을 나와 서쪽 숲길을 통해 호암산으로 접근했다. 절 남쪽 벼랑
뒤쪽에 서울둘레길이 흘러가고 있으나 절에서 바로 연결되지 않아 서쪽 숲길로 조금 돌아가야
되는데, 그 숲길을 조금 가면 관악구 제2구민운동장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면 약수사계곡이 나
타난다.


▲  봄이 물씬 깃든 약수사 서쪽 숲길 (약수사 방향)

▲  관악구 제2구민운동장 옆 계곡(약수사계곡)과 그 너머로
바라보이는 신림동(新林洞) 지역

관악구 제2구민운동장 서쪽에는 호암산이 베푼 약수사계곡이 흐르고 있다. 그는 자연산 계곡
이나 인공 조미료가 과하게 첨가되어 몰골이 영 별로인데, 호암산과 삼성산 북쪽(서울 구역)
에는 많은 계곡이 깃들여져 있으나 아쉽게도 상당수가 저런 모습들이다.


▲  관악산 산림쉼터

약수사계곡 길을 오르면 천하 둘레길의 성지로 추앙받는 서울둘레길(157km)이 모습을 비춘다.
이곳을 지나는 서울둘레길은 12코스로 관악산역(신림선)에서 삼성산 북쪽 자락, 호암산 자락
을 거쳐 석수역(1호선)까지 이어지는 7.3km의 기나긴 길이다.

서울둘레길로 들어서니 바로 관악산 산림쉼터가 마중을 한다. 이곳은 잣나무와 메타세콰이어,
단풍나무가 가득 깃들여져 있어 달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숲 외곽에 잣나무들이 포진해
있고, 숲 안쪽에 메타세콰이어와 단풍나무가 단단히 들어차 있어 한낮에도 어두울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숲내음과 그늘 맛이 아주 좋으며, 숲 그늘에 의자와 평상이 넉넉히 닦여져 있어
독서나 낮잠, 소풍을 즐기기에 아주 좋다.


▲  쉼터에 최적화된 관악산 산림쉼터의 싱그러운 속살

▲  하늘을 훔친 관악산 산림쉼터 메타세콰이어의 위엄

이곳은 삼성산 구역이자 호암산 구역임에도 조금 떨어진 관악산(冠岳山)을 소환하여 '관악산
산림쉼터'를 칭하고 있다. 지금은 관악산과 삼성산을 완전히 구분하고 있으나 옛날에는 삼성
산도 관악산의 일원으로 많이 쳤다. 하여 '관악산산림쉼터'를 칭해도 딱히 이상할 것은 없다.


▲  싱그러운 숲터널을 이루고 있는 서울둘레길12코스 ①

관악산 산림쉼터에서 삼성산성지까지 서울둘레길의 신세를 잠깐 졌다. 이 구간은 오르락 내리
락이 다소 있으나 경사는 거의 느긋하며 숲도 매우 짙어 둘레길의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하
여 서울둘레길12코스 구간 중 가장 착한 구간으로 쳐도 손색이 없다.


▲  싱그러운 숲터널을 이루고 있는 서울둘레길12코스 ②

▲  싱그러운 숲터널을 이루고 있는 서울둘레길12코스 ③

▲  삼성산성지 입구에서 삼성산성지(三聖山聖地)로 인도하는 오르막길

▲  개나리와 벚꽃이 마중하는 서울둘레길12코스
삼성산성지~호압사 구간

▲  삼성산 칼바위능선

삼성산성지에서 편안한 둘레길을 버리고 호암산 정상으로 인도하는 산길로 들어섰다. 경사가
조금 있으나 두 다리만 멀쩡하면 어린이도 충분히 오를 수 있으며, 숲도 삼삼하여 햇살도 슬
슬 피해간다. 중간에 약수터가 1곳 있어 목마름을 단죄할 수 있으며, 정상에 가까워지면 약간
의 바위 능선 구간도 나타나나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바위 능선 구간에 이르면 바로 동쪽으로 삼성산 칼바위능선이, 서쪽으로 호암산 정상과 민주
동산(깃대봉)이 시야에 진하게 아른거린다.


▲  직각의 미를 보이고 있는 호암산 민주동산(깃대봉)

▲  호암산 민주동산(깃대봉)에서 바라본 천하 ①
바로 앞에 신림동과 봉천동 등 관악구 지역을 비롯해 영등포구, 동작구, 마포구,
서대문구, 그리고 멀리 남산과 북한산(삼각산)까지 흔쾌히 시야에 들어온다.
(사진 가운데에 멀리 보이는 뫼가 북한산)

▲  호암산 민주동산(깃대봉)에서 바라본 천하 ②
신림동과 봉천동, 서울대, 동작구,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성동구를 위시해 멀리 아차산~용마산, 불암산까지 두 눈에
들어온다.

▲  호암산 민주동산에서 만난 기묘한 바위

호암산 민주동산(깃대봉) 조망대 남쪽이자 민주동산 국기봉 동쪽에 기묘하게 생긴 바위가 있
다.
벼랑에 걸쳐진 큰 바위 위에 걸터앉은 그는 웅크리고 앉은 동물이나 곤충, 물고기처럼 보이기
도 하고, 하늘을 향해 뻣뻣하게 고개를 든 미사일이나 살상용 무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록
흔들거리기는 하나 사람의 힘으로는 그를 밑으로 완전히 보내버릴 수는 없으며, 저 밑은 벼랑
이니 추락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


♠  호암산 정상부

▲  민주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①
관악구와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강서구, 양천구,
광명시, 부천시 지역


흔들바위에서 북쪽으로 조금 가면 그 길의 끝에 민주동산 전망대가 있다. 높은 벼랑 위에 닦
여진 전망대로 이곳에 들어서면 바로 밑에 관악구를 비롯해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
구, 강서구, 동작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 마포구, 남산, 서대문구, 성동구, 광
진구, 동대문구, 북한산(삼각산) 산줄기, 수락산~불암산, 아차산 등 서울의 어지간한 곳들이
두 눈에 쏙 들어와 국보급 조망을 자랑한다. 서울 외에 부천시, 인천시, 광명시 등도 시야에
잡힌다.


▲  민주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②
바로 밑에 난곡과 신림동, 약수사 주변을 비롯해 관악구, 동작구, 영등포구,
마포구, 서대문구, 북한산(삼각산) 등이 바라보인다.

▲  민주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③
관악구 지역과 서울대, 동작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광진구, 남산,
그리고 멀리 수락산~불암산과 아차산까지 흔쾌히 시야에 잡힌다.

▲  민주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④
삼성산 칼바위 능선과 그 너머로 약간 흐릿하게 다가오는 관악산

▲  호암산 정상 바위

민주동산에서 서쪽으로 5분 정도 가면 바위로 이루어진 호암산 정상이 모습을 비춘다. 호암산
은 삼성산 북서쪽에 솟은 뫼로 삼성산의 일원인데, 크고 잘생긴 바위들을 많이 간직한 바위
산으로 조선 초기부터 관악산과 더불어 서울을 위협하는 뫼로 인식되어 왔다. 풍수지리적으로
관악산은 활활 타오르는 불 모양이고 호암산은 호랑이 모습의 바위산으로 그들이 서울을 노려
보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여 그들의 기운을 단죄하고자 호암산 정상 서북쪽 밑에 호랑이 산을 누른다는 뜻의 호압사(
虎壓寺)를 세우고, 연못을 파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던 것이다. 허나 그것은 풍수지리적으로
그런 것이지 야무지고 외모도 준수한 뫼로 산 허리까지 도로가 닦여져 1시간 이내면 충분히
정상에 닿을 정도로 접근성도 좋으며, 특히 여기서 누리는 조망 맛은 아주 국보급이다.

호암산 정상을 이루고 있는 바위는 마치 하늘을 향해 미사일이나 대포를 발사할 것 같은 모습
이다. 호암산이 호랑이를 닮은 바위산이라고 하니 호랑이의 날카로운 발톱 부분으로 이런 뫼
가 서울을 비롯한 천하를 굽어보고 있으니 염통이 은근히 쫄깃해지는 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산 정상과 정상부는 견고한 바위로 이루어진 바위 능선으로 벼랑도 많으나 크게 위험하지 않
아서 조심만 하면 누구든 오를 수 있는 좋은 산이다. 게다가 호압사와 한우물. 석구상, 호암
산성, 제2한우물터 등의 늙은 문화유산과 칼바위, 신랑각시바위 등의 잘생긴 바위, 호암산산
림욕장과 호암산폭포 등 볼거리도 아주 푸짐하다. 또한 서울둘레길12코스가 산 허리를 지나가
호암산의 명성에 더욱 윤기를 더해준다.


▲  호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호압사(바로 밑에 보이는 기와집들)
정상 서북쪽 바로 밑에 호암산을 감시하는 호압사가 둥지를 틀고 있다.

▲  호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①
관악구와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강서구 등 서울의 서남부 지역

▲  호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②
관악구와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구, 광명시, 부천시 지역 등

▲  호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③
바로 밑에 시흥동 벽산아파트와 시흥동, 독산동 지역을 비롯해 광명시와
광명의 지붕인 도덕산~구름산~가학산~서독산 산줄기, 그 산줄기
너머로 인천과 서해바다까지 흔쾌히 시야에 들어온다.

▲  호암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호암산 서남쪽 봉우리

호암산 정상부에서 서남쪽을 바라보면 나무 숱이 풍성해보이는 두툼한 봉우리가 보일 것이다.
그는 호암산의 서남쪽 봉우리로 바로 저곳에 한우물과 석구상, 제2한우물터, 호암산성터, 불
영암, 칼바위, 신랑각시바위, 호암산폭포, 시흥계곡 등 온갖 명소가 듬뿍 깃들여져 있다. 호
암산의 꿀단지이자 탐스러운 보물상자 같은 곳으로 호암산에 왔다면 저곳은 꼭 거쳐간다.
호암산 정상에서 부드럽게 펼쳐진 능선길을 20~30분 정도 가면 되며, 중간에 바위 능선도 있
으나 그리 각박하지는 않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 맛이 아주 좋으며, 봉우리 너머로 안양
시와 수리산(修理山)이 바라보인다.

본글은 분량상 여기서 흔쾌히 마무리를 지으며, 이후 내용은 별도의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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