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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암산 불영암
호암산 서남쪽 봉우리 서쪽 밑이자 한우물 바로 옆에는 불영암이란 작은 암자가 둥지를 틀고 있다.
한우물을 든든한 후광으로 삼은 이곳은 해발 310m 정도로 서울에서 능히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하늘과 가까운 절인데, 가파른 벼랑에 자리하여 속세를 향해 훤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호압사나 시
흥동 벽산아파트, 호암로에서도 확 눈에 띈다.
불영암의 내력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정보가 없어 파악하긴 힘들지만 관악산과 호암산의 기운으로부
터 서울을 지키고자 여기서 기도를 올리니 서울에 큰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여 그런 것
을 보면 오랫동안 승려의 기도 수행처로 쓰였던 듯 싶으며, 호암산성 서벽에 위치하고 있고, 조망도
우수하여 산성을 지키며 속세를 살폈던 망대의 역할도 했을 것이다.
또한 100년 이상 묵은 절들은 자신들의 내력을 담은 안내문을 절 앞에 당당히 내걸지만 이곳은 그런
것도 일절 없다. 하여 20세기 중반 이후에 지금에 절이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산신각(山神閣), 요사(寮舍)로 쓰이는 작은 건물이 전부로 그나마 대웅전만 불전
(佛殿)의 분위기가 진하다. 게다가 절이 들어앉은 위치도 건물을 크게 불리거나 사세를 늘리기도 여
의치가 않다. 허나 한우물이 곁에 있어 물 수급은 어렵지 않으며 벼랑에 자리한 탓에 조망 하나는 몸
살이 날 정도로 좋다.
예전에는 대웅전과 요사만 있던 조촐한 모습이었으나 2009년 이후 대웅전 뒤쪽 바위에 커다란 불두
(佛頭)를 얹히고, 절 앞에 돌탑을 심어 돌탑거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2011년에는 제2한우물터 주변
에서 발견된 늙은 절구통과 맷돌, 모서리돌 등을 돌탑 앞에 두어 볼거리를 잠시 늘리기도 했다. (지
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음) 특히 고려불화의 유일한 전수자인 승려 여지(如智)가 2005년에 그린
'104위 신중탱화(神衆幀畵)'가 봉안되어 있어 이곳의 새로운 명물을 꿈꾼다.
2. 돌탑거리를 이루고 있는 불영암 앞길 (남쪽 방향)
3. 산신각 산신상
대웅전 뒤쪽 벼랑에는 산신 식구들을 머금은 산신각이 달려있다. 불영암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
으로 벼랑에 목재로 대를 쌓고 그곳에 가건물 스타일의 산신각을 닦았는데, 보통 산신탱과 산신상이
봉안되기 마련이나 이곳은 호랑이와 그의 등에 앉은 귀여운 모습의 산신상이 전부이다. (예전에는 사
슴상을 겯드린 산신상이 있었으나 근래 교체됨)
4. 불영암 산신각에서 바라본 천하
바로 밑으로 불영암 경내를 비롯하여 시흥동, 독산동, 금천구 일대, 구로구, 광명시, 양천구, 부천시
지역이 훤히 두 망막에 들어온다. 한우물과 불영암에서 이곳 산신각이 가장 하늘과 가까운 탓에 조망
의 질은 아주 우수하다.
5. 바위에 불두만 꽂은 불영암 석불
대웅전 우측 바위에는 2009년에 마련된 석불이 서쪽을 굽어보고 있다. 석불이라고 하나 바위에 커다
란 머리만 심은 형태로 바위는 그의 자연산 몸뚱이가 되었다. 바위에 접착된 머리 주변에 하얀 석고
등이 가득해 다소 이질감을 주나 세월은 저들을 완연한 하나의 존재로 만들어줄 것이다.
석불 앞에는 키 작은 소나무가 하늘로 곧게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쳐져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불상
에 머리를 숙여 예를 올리는 듯하며, 석불 머리 옆에는 산신각이 달려있다.
6. 돌탑과 연등들이 마중하는 불영암 앞길 (한우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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