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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재학당 동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쪽 고개 정상부에는 붉은 피부를 지닌 옛 배재학당 동관이 있다. 이 건물은 1916

년에 지어진 것으로 그 옆에는 배재학원 소속의 배재정동빌딩이 높이 솟아나 늙은 동관 건물에 그늘

을 드리운다.

 

배재학당은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발상지이자 이 땅 최초로 벽돌로 지어진 학교 건물로 배재중고등학

교와 배재대학교(대전에 있음)의 전신이다. 1885년 7월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H.G.아펜젤러가 서울

에 들어와 스크랜턴의 집을 사들여 1885년 8월, 학생 2명을 모집해 가르치면서 배재학당의 역사는 시

작되었는데, 고종은 1887년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란 뜻의 '배재학당'이란 이름을 하사했

으며, 그해 본관(1887년)이 지어졌다.

아펜젤러는 학당의 설립목적을 이렇게 밝혔다. '통역관을 양성하거나 우리 학교의 일꾼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 교육을 받은 사람을 내보내려는 것이다'

 

그는 '욕위대자 당위인역(欲爲大者 當爲人役)'이라 쓴 학당훈을 내걸며 일반적인 교육 외에 연설회,

토론회 등을 열고 사상과 체육 교육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당시 배재학당에 설치된 인쇄부는 이 땅

최초의 현대식 인쇄시설이다.

학생수가 계속 늘자 1916년 동관을 지었고, 1923년에 서관을, 1933년 대강당을 차례대로 지어올려

제법 면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이들 건물은 조선인 건축가 심의석이 지었다.

 

1984년 한참 개발의 칼질이 그어지던 강동구 고덕동(高德洞)으로 중고등학교 모두를 옮겼으며 동관

만 제자리에 두어 옛 자리를 추억하는 용도로 삼았다. 서관은 고덕동으로 가져왔으나 대강당과 본관

등은 모두 밀어버렸으며, 그 자리에 배재공원을 닦았다.

 

동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교실로 주로 쓰였다. 정면 현관과 양 측면 출입구의 돌구조 현관이

잘 남아있고, 외장 및 치장 쌓기 벽돌구조도 뛰어나며 건물의 형태도 휼륭하여 이 땅의 근대건축의 주

요 지표로 삼을 정도이다.

 

학교가 강 건너로 가버린 이후, 빈 채로 두었다가 내부를 손질하여 2008년 7월 24일 배재학당의 역사

를 집대성한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으로 삼았다. 지하 1층에 사무실을 겸한 학예연구실을 두었고, 1층

에는 체험교실과 상설전시실1, 특별전시실을, 2층에는 상설전시실2, 기획전시실을, 그리고 3층에는

세미나실과 회의실을 두었다. 이중 1,2층만 관람이 가능하며 1930년대 배재학당 교실을 일부 재현하

여 배재학당의 140년 역사를 유감없이 뿜어내고 있다.

 

배재학당 동관과 배재정동빌딩 주변에는 1896년에 세워진 독립신문사(獨立新聞社)의 옛터를 알리는

표석과 신교육 발상지를 강조하는 표석, 제1회 전국체육대회 개최지 표석이 있으며, 배재 학생들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졸업사진의 단골 촬영지로 바쁘게 살았던 늙은 향나무가 옛 교정을 지킨다.

 

2. 남쪽에서 바라본 배재학당 동관과 580년 묵은 향나무(서울시 보호수)

배재학당 향나무는 약 580년 숙성된 나무이다. <1972년 10월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추정 나이가 525

년> 높이는 16.5m로 동관과 키가 비슷하며 둘레는 2.25m로 높이에 비해 날씬하다.

 

왜정 때 활약했던 시인 김소월(金素月)이 좋아했던 나무라고 전하는데, 미국 하버드대 매캔 교수가

1960년대 평화봉사단원으로 우리나라에 왔다가 우연히 접한 소월의 주옥 같은 시에 완전히 퐁당퐁당

빠져들었다. 하여 그의 시를 통해 한국 문학을 공부했으며 소월과 인연이 깊다는 이 향나무의 사연을

전해 듣고 그가 죽지 않도록 보살폈다고 전한다.

또한 믿거나 말거나 전설도 한 토막 전해오고 있는데, 나무 상부에 박힌 못은 임진왜란 시절에 서울을

점령한 가등청정(기토기요마사, 加藤淸正)이 말을 묶고자 박았다고 한다. 지금은 나무가 훤칠하지만

그때(1592년)는 기껏해야 140살 정도의 키도 작았으니 충분히 가능성은 있겠다. 허나 이 역시 부질없

는 전설일 뿐이다. (고약한 왜정이 배재학당의 기운을 누르고자 향나무에 그런 말도 안되는 전설을 붙

인 것으로 여겨짐)

 

배재학당과 배재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향나무 앞에서 졸업사진을 많이 찍었으며, 그로 인해 그들의 졸

업사진에는 한결같이 향나무가 들어있다.

 

3. 배재학당 향나무 그늘에 깃든 제1회 전국체육대회 개최지 표석

배재학당은 이 땅 최초로 근대식 전국체육대회가 열렸던 현장이기도 하다.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가

1920년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이곳 운동장에서 열렸는데, 이때 전국의 야구팀들이 몰려들어 서로 실

력을 겨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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