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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천향교 홍살문
옛 양천 고을의 중심지인 가양동 궁산 남쪽 자락에는 양천 고을의 향교인 양천향교가 포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향교는 조선 조정이 서울을 제외한 전국 각 고을에 세운 유교식 교육기관으로 지금의 국립 중고등학
교와 비슷하다. 이곳은 서울 유일의 향교로 주목을 끌고 있는데, 지금은 서울의 일부로 조용히 있지
만 1914년 이전까지만 해도 경기도에 속한 별도의 고을이었다. 그래서 향교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 향교는 1411년에 창건되었다. 갑오개혁(1894년) 이후 교육 기능이 상실되고 제사 기능만 남으면
서 슬슬 황폐화된 것을 1945년에 명륜전을 중수했으며, 1965년 대성전과 외삼문을 보수했으나 많이
부실했다. 하여 1977년 복원 계획을 수립, 1980년 복원공사에 들어가면서 1981년 1차 복원공사를 마
무리 했으며, 1986년 2차 보수, 1994년에 3차 보수, 2007년에 4차 보수, 그리고 2008년에 전면보수
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
1990년 서울시 지방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문화재 지정명칭은 '양천향교'가 아닌 '양천향교터'이다.
아마도 1980년 이후 기존 건물을 싹 갈아서 그렇게 이름을 정한 모양이다. 근래에 복원된 탓에 고색
의 무게는 크게 내려앉아 다소 아쉬움을 선사하며, 항상 문이 닫힌 여타 향교와 달리 속세에 늘 개방
되어 있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향교 앞에는 여느 향교와 마찬가지로 붉은색의 뾰족한 홍살문이 차가운 인상을 보이며, 나그네들을
맞이한다. 홍살문 서쪽에는 유예당(遊藝堂)과 전통놀이마당이 있으며, 홍살문을 지나면 향교로 들어
서는 외삼문과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 서쪽에는 가양동 일대에서 수습한 비석 9기가 뭉쳐 있는데, 이
들은 양천현감이나 이곳에 들린 경기도관찰사의 선정비나 불망비이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좌우로 조그만 동재와 서재가 나란히 바라보고 있는데 이들은 향교 학생들의 숙
식 공간이다. 그런 동/서재를 바라보고 있는 명륜당(明倫堂)은 교육 공간으로 지금의 교실이나 강의
실과 같다. 향교에서 2번째로 중요한 건물이라 규모가 우람하며 현역에서 은퇴한 신세지만 여전히
위엄이 넘친다.
명륜당 옆구리를 지나면 높다란 계단 끝에 내삼문이 있는데 그 문을 지나면 향교의 중심인 대성전(
大成殿)에 이른다. 허나 내삼문은 석전대제(釋奠大祭) 외에는 늘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굳
이 관람을 원한다면 향교 관리자에게 요청하기 바란다.
이 향교에는 서울 유일의 홀기(笏記)인 양천현 홀기가 전하고 있다. 이는 양천고을 현감이 참여하는
행사와 의식 절차를 적은 것으로 홀기 11종, 축문(祝文)과 제문(祭文) 3종 등, 14종의 문건을 하나
의 서첩(書帖)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객사(지금은 사라짐)에서 지내는 망궐례(望闕禮)를 비롯하
여 사직대제(社稷大祭), 성황제(城隍祭), 려제(癘祭), 알성례(謁聖禮)와 국상시(國喪時) 곡반례(哭
班禮) 등으로 19세기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여겨지며, 서울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물론 이
홀기는 관람이 거의 어렵다.

2. 외삼문 밑 우측에 옹기종기 모인 비석들
이들 비석 9기는 양천 고을의 오랜 역사를 가늠케 해주는 유물로 양천현감과 경기도관찰사의 선정비
및 불망비이다. 가장 오른쪽의 비석은 고색의 무게가 크게 깃들여져 중후함이 느껴지며, 앞줄 가운데
비석은 특별하게도 기와 모양의 지붕돌을 지녔다.


3. 명륜당
명륜당은 교육 공간으로 교궁(校宮)이라 불리기도 한다. 보통 학생 30~50명이 수업을 받았으며, 교수
(敎授) 1명과 직원 1명이 교육을 담당했다. 비록 갑오개혁 이후 교육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지금은 지
역 주민과 초/중/고생을 위한 한문과 서예 등의 교양 강좌가 열리고 있어 명륜당의 기능은 크게 녹슬
지 않았다.



4. 동재
명륜당 앞에는 동재와 서재가 자리해 서로를 애타게 바라본다. 이들 건물은 향교에서 공부하던 유생
들의 생활공간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이다.

5. 동재를 바라보고 선 서재


6. 대성전을 품은 채, 입을 굳게 닫은 내삼문(內三門)
양천향교와 여러 번 인연을 지었지만 아직까지 내삼문 안 대성전은 발을 들이지 못했다. 대성전은 향
교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이자 중심 건물로 공자를 비롯한 유교의 5성(공자, 안자, 자사, 증자, 맹자)과
송조4현(宋朝四賢, 주돈이, 정호, 정이, 주희), 고려와 조선 18현(최치원, 정몽주, 조광조, 이황, 이이
등)의 신위가 봉안되어 있는데, 위치가 높은 건물이라 보통 향교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둔다.
그곳으로 안내하는 내삼문은 늘 굳게 닫혀져 있어 들어가기가 쉽지가 않은데 관람을 원한다면 향교
관계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담장 너머로 보려고 해도 가파른 곳에 높게 울타리를 치고 있어서 대성전
의 얼굴 조차 제대로 보기가 힘들며, 문틈으로 보이는 범위도 매우 한정적이다.

7. 글씨에 힘을 불어넣은 듯한 명륜당 현판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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