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봉래산둘레길 (고신대 뒷쪽 구간)

영도의 대표 지붕인 봉래산(396m) 허리에 봉래산둘레길이 둘러져 있다. 봉래산 허리를 1바퀴 도는

6.5km의 상큼한 숲길로 봉래산 정상(조봉)과 자봉, 손봉 등 봉래산의 지붕을 차례로 찍고 동삼동으

로 내려왔는데, 햇님의 퇴근시간까지 시간이 넉넉하여 봉래산둘레길을 따라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

까지 더 걷기로 했다.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까지 산길이 완만하게 이어져 있으며, 숲이 무성하여 숲내음과 산내음이 정말

그윽하다.

 

2. 작은 산길로 변신한 봉래산둘레길 (고신대 뒷쪽 구간)

 

3. 봉래산둘레길에서 바라본 동삼동 지역과 한국해양대, 조도, 그리고 대한해협

 

4. 삼삼한 숲속을 누비는 봉래산둘레길

 

5. 철책을 넘어가는 봉래산둘레길

 

6. 늘씬한 나무들로 빽빽한 해련사 밑 산림욕장 (봉래산둘레길)

 

7. 해련사에서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으로 내려가는 숲길

여기서 아쉽지만 봉래산둘레길을 마무리 짓고 이름도 생소한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으로 내려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의 존재는 물론 정체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여 그 호기심을

풀고자 그곳으로 하산한 것이다.

 

8. 영도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 안내도

고구마가 이 땅에 들어온 것은 조선 영조 때로 전해진다. 그때 조엄이 조선통신사로 왜열도로 건너갔

는데, 동래부의 통제를 받던 대마도에서 고구마란 존재를 처음 접했다. 대마도주는 조선 조정에서 내

려온 통신사 일행을 극진히 대접했는데, 대접한 음식 중에 고구마가 있던 것이다.

고구마의 달콤한 맛에 홀딱 반한 조엄은 대마도주에게 고구마의 정체를 하문했으나 조선의 녹을 먹고

있음에도 친일 성향을 보였던 대마도주 종씨는 소극적으로 답을 했다. 이에 조엄은 지역 주민을 매수

해 고구마 종자를 얻어 부산으로 돌아왔고, 그 종자를 영도 봉래산 동쪽 자락에 심어서 재배에 성공했

다.

봉래산 동쪽 자락에서 재배한 고구마를 조내기 고구마라 불렀는데, 조내기의 '조'는 조엄의 성이며, '내

기'는 지역을 뜻한다. 즉 조엄이 고구마를 가져와서 심은 곳을 의미한다. 하지만 조선은 왜열도와 개국

초기부터 교류를 하고 있었고, 대마도는 세종 때 조선의 그늘에 편입되면서 19세기 말까지 조선의 통

제를 받았다. 그러니 고구마를 과연 영조 시절에 처음 접했는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이곳을 시작으로 고구마는 전국에 보급되었다. 조내기 고구마는 유명 고구마로 인기를 누렸는

데, 크기는 애기 주먹만한 덩치로 매우 붉은색에 아주 달고 구운 밤 맛이 났다고 한다. 허나 왜정 때 이

곳 고구마에 군침을 흘린 왜열도 애들이 고구마 종자를 싹 털어갔고, 고구마 밭까지 망가뜨리면서 유

서 깊은 조내기 고구마는 맥이 끊기고 말았다.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흘러 봉래산 동쪽 자락에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과 조내기고구마역사기념관을 세

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영도의 명물 조내기 고구마를 추억한다. 나도 이곳에서 처음으로 조내기 고구마

의 존재를 알았다.

 

9. 석탑처럼 생긴 고구마 시배지 상징 조형물

영도 봉래산은 대마도를 제외한 조선 땅에서 처음으로 고구마가 뿌리를 내린 곳이다. 하여 이를 기리

고자 조내기 고구마역사공원을 닦고 고구마 시배지 상징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조형물이 불교 석탑을

많이도 닮았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기나긴 시간이 흘러서야 땅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고구마를 상징적으로 표

현했다고 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희망하고자 생체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인 무기질을 구슬 모양으로

형상화했다. 그리고 새 생명의 기쁨과 기운을 느끼게 하고자 지층을 뚫고 나온 고구마의 잎을 상단부

에 표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의미를 주었다고 강조해도 의미도 그렇고, 탑도 그렇고 너

무 어울리지가 않아 보인다.

 

10. 영도 조내기고구마역사공원 정문

역사공원을 칭하고는 있지만 정작 늙은 존재는 하나도 없다. 고구마 관련 존재는 석탑처럼 생긴 고구

마 시배지 조형물이 전부이며, 다른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쉼터와 숲길, 야외무대 등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역사공원이란 이름값을 제대로 못한다.

 

11. 귀엽게 표현된 고구마의 좋은 점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고구마는 고혈압과 시력 개선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으며, 노화 예방 및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12. 밑에서 바라본 조내기고구마역사기념관

이곳은 영도구청에서 세운 것으로 한때 영도의 명물이었던 조내기 고구마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하

지만 오래된 유물은 없으며, 전시물도 무지하게 빈약하다. 그냥 조내기고구마 홍보관 정도로 보면 될

듯 싶다. 기념관 내부도 둘러보았으나 딱히 사진에 담을 것도 없고 다룰 내용도 없어서 여기서는 생

략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