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계사 둘러보기
![](https://t1.daumcdn.net/cfile/blog/2358403F54A858282F) ▲ 쌍계사 연리근(連理根) |
논산 쌍계사는 솔직히 대웅전만 알았지 나머지는 아는 것이 없었다. 절의 역사도 제법 오래되 고 보물로 지정된 장대한 대웅전도 있으니 절 규모도 어느 정도 될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정 작 경내로 들어서니 내 생각과는 완전 다른 허전한 모습의 쌍계사가 나를 맞이했다.
봉황루를 들어서면 바로 정면으로 대웅전이 보이는데, 바로 코 앞에 있는 것이 아니다. 거리 도 제법 떨어져 있다. 봉황루와 대웅전 사이에는 뜨락이 넓게 펼쳐져 있으나 그냥 뜨락만 있 을 뿐, 연리근 빼고는 아무 것도 없다. 옛날에는 그 자리에 건물이 가득 있었겠지만 다 사라 지고 빈 자리만 남은 것이다. 뜨락 서쪽에는 오래된 연리근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고, 동쪽에 는 조그만 요사와 선방이 자리한다. 그리고 건물 상당수는 대웅전 좌우와 뒷쪽에 띄엄띄엄 떨 어져 있다. 이렇게 경내에 놀고 있는 땅이 많으니 요란하게 중창불사를 벌일 만도 한데 아직은 그럴 생각 은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뜨락이 너무 허전하니 조촐하게 건물 몇 개라도 세워 그 공허함을 달랬으면 좋겠다. 세상에 이렇게나 넓은 법당(法堂) 뜨락도 처음 보고, 경내 중심에 이렇게 공터가 넓은 절도 처음이다. |
![](http://4.bp.blogspot.com/-2P4flNWOr64/VKF7bu6LM9I/AAAAAAAAHOw/mPvc6v3aB_I/s1600/DSCN5794.JPG) ▲ 남쪽에서 바라본 쌍계사 연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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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뜨락 서쪽을 혼자 차지하고 있는 연리근은 겉으로 보면 1그루 같지만 엄연한 2그루의 느티나무(괴목나무)이다. 이들은 서로 뿌리가 만나 이렇게 하나의 나무처럼 되었는데, 뿌리가 만나면 연리근, 줄기가 서로 겹치면 연리목(連理木), 가지가 하나가 되면 연리지(連理枝)라고 부른다.
이 연리근은 수백 년(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음) 묵은 장대한 나무로 쌍계사의 오랜 내력을 알 려주는 소중한 산증인이다. 나무의 덩치가 대단하여 그늘 또한 넓기 그지 없는데, 나무 밑에 는 쉼터가 조성되어 있으며, 그늘의 질감과 솔솔 불어오는 산바람으로 이곳만큼은 무더위를 잊어도 좋다. |
![](http://2.bp.blogspot.com/-gZd8xMoAlhM/VKF7WyzIJTI/AAAAAAAAHOU/Eh6YgJbB5GM/s1600/DSCN5791.JPG) ▲ 요사(寮舍)와 선방(禪房, 오른쪽 맞배지붕 건물) 선방은 종무소(宗務所)의 역할도 겸하고 있으며, 그 앞에 조그만 건물은 찻집으로 전통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일부는 유료)
![](http://4.bp.blogspot.com/-HNZiXzsisRw/VKF7Zc7zsXI/AAAAAAAAHOk/pyFKhM0fMZ8/s1600/DSCN5792.JPG) ▲ 동그란 석조(石槽) 작봉산의 넉넉한 마음이 담긴 것일까? 석조에는 그가 베푼 옥계수로 작은 바다를 이룬다. 목마름을 단죄하고자 졸고 있는 바가지를 깨워 물을 가득 담아 입에 들이키니 목구멍이 시원하다며 쾌재를 외친다.
![](http://2.bp.blogspot.com/-7IhagBDmfr0/VKF7cif0API/AAAAAAAAHO8/B5EZaqIBDkE/s1600/DSCN5796.JPG) ▲ 명부전(冥府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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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좌측에는 명부전과 나한전, 칠성각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명부전은 20세기 초에 지어 진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지장보살(地藏菩薩)과 무독귀왕(無毒鬼 王), 도명존자(道明尊者), 저승의 10왕 등 명부(冥府, 저승)의 주요 식구들이 봉안되어 있는 데, 보통 절 건물은 가운데 문은 닫고 좌/우측 문을 열어두어 통행하게 하나 여기는 그 반대 로 가운데 문을 이용토록 했다. |
![](http://2.bp.blogspot.com/-XsC8g3DqKUk/VKF7fVK4liI/AAAAAAAAHPQ/N_rGC6fRzm0/s1600/DSCN5800.JPG) ▲ 명부전 중심에 앉아있는 온후한 표정의 지장보살상과 무독귀왕(왼쪽), 도명존자(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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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4.bp.blogspot.com/-LTWAzWRa7gY/VKF7es3CnfI/AAAAAAAAHPM/KvdIWPBOAIg/s1600/DSCN5799.JPG) |
![](http://4.bp.blogspot.com/-ltvO3mCy1-E/VKF7hUca_KI/AAAAAAAAHPc/wZ7Zzj0svpE/s1600/DSCN5803.JPG) |
▲ 명부전 식구들 저승의 10왕과 판관(判官), 금강역사(金剛力士), 동자(童子) 등 |
![](https://t1.daumcdn.net/cfile/blog/2468F34454A2B6A50A) ▲ 나한전(羅漢殿) 20세기 초에 지어진 팔작지붕 건물로 석가여래와 그의 열성제자인 16나한이 봉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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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blog/27597A4454A2B6A723) |
![](https://t1.daumcdn.net/cfile/blog/2556E14454A2B6AA2A) |
▲ 나한전 석가여래상과 석가후불탱 |
▲ 가지각색의 모습을 지닌 조그만 16나한(十六羅漢)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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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한전의 젊은 버전, 칠성각(七星閣) 경내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칠성(七 星)을 비롯해 산신(山神), 독성(獨聖, 나반존 자)이 봉안되어 있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651584454A2B6AF2D) |
![](https://t1.daumcdn.net/cfile/blog/212E593F54A2B6B703) |
▲ 칠성각 내부 - 왼쪽부터 산신탱과 칠성탱, 독성탱 |
▲ 칠성각에서 바라본 대웅전 뜨락 (왼쪽 나무가 연리근, 오른쪽 건물이 요사) |
![](https://t1.daumcdn.net/cfile/blog/264E6A3754A56B411E) ▲ 석조관세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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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최근에 장만한 관세음보살상이 자리를 폈다. 관세음보살의 얼굴이 풍만하고 복스러운 것이 마치 중년 비구니 같은데, 비가 내려도 얼굴 부분은 절대로 젖지 않 는다고 한다. 하여 절에서 신비한 관세음보살상이라며 크게 치켜세우고 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참 어려운 현상 같은데, 그게 계속 되는 것을 보면 단순한 석조보살상은 아닌 모양이다.
관세음보살상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寶冠)이 씌워져 있으며, 얇아보이는 옷을 걸치며 가슴 주 위로 여러 장식을 둘렀는데, 앉아있는 대좌(臺座)에는 연꽃 무늬가 가득하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4421D3754A56B462D) ▲ 관세음보살상에서 바라본 쌍계사 경내
![](http://2.bp.blogspot.com/-TflSZ8IoBO4/VKbrNw-NPVI/AAAAAAAAHP0/8ZLfzhrTSdY/s1600/DSCN5873.JPG) ▲ 쌍계사 대웅전 - 보물 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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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에 왔다면 꼭 봐야되는 것, 바로 이곳 법당인 대웅전이다. 바깥만 볼 것이 아니라 안에 도 말끔히 살펴보자. 그래야 저승에 가서도 염라대왕 형님에게 꾸중을 듣지 않을 것이다. 그 만큼 쌍계사에서 대웅전의 비중은 막대하며 '대웅전은 곧 논산 쌍계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 다.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대웅전은 법당에 걸맞게 경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솔직히 너무 일 방적으로 큼) 이상하리만큼 경내에 노는 공터가 많아 참 허전하기 그지 없는데, 그 허전함과 절의 조촐함을 대웅전이 제대로 커버를 해줄 만큼 든든한 모습이라 사진에 나오는 사람과 대 웅전을 비교하면 크게 실감이 날 것이다.
이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으로 살짝 치켜진 추녀마루의 선이 참 곱다. 마 치 큰 새가 날개짓을 하는 모습 같은데, 지붕이 건물 2층과 맞먹을 정도로 육중하기 그지 없 어 건물 밑도리가 그 큰 지붕을 어떻게 받쳐들까? 쓸데없는 걱정이 들 정도이다. 평방(平枋) 위에는 촘촘히 박힌 공포가 그 지붕을 받들고 있는데, 안쪽은 5출목(出目), 밖은 4출목이다. 이처럼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를 심어놓은 양식을 다포(多包)양식이라고 한다. |
![](http://2.bp.blogspot.com/-kgI9zRpeLAQ/VKbrggiP5iI/AAAAAAAAHRc/DvGEh0Ek-Ps/s1600/DSCN5891.JPG) |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DA44454A2B6A01C) |
대웅전이 언제 지어졌는지는 작봉산 산신도 모르는 실정이나 절이 세워진 고려 때부터 있었을 것이다. 화재로 무너진 것을 1716년에 중창했고 화재로 또 전소된 것을 1739년에 다시 지었다.
건물 기둥은 굵고 희귀한 나무를 사용했는데, 그중 가운데 좌측 2번 째 기둥이 칡덩굴나무로 되어있다. 이 기둥은 윤달이 들은 해(4년에 1번, 2016년, 2020년, 2024년~)에 몸으로 안고 돌 면 죽을 때 고통을 면하게 된다고 한다. 1번을 안고 돌면 하루를 앓다가 가고, 2번을 안으면 2일, 3번 돌면 3일이라고 하는데, 유난히 3을 좋아하는 이 땅의 사람들의 습성상 3일은 앓고 가야 서운하지 않는다며 보통 3번을 안고 간다고 한다. 또한 염라대왕이 논산 쌍계사 출신인지 '자네 논산 쌍계사 다녀왔는가?' 물어본다고 한다. 그 러니 만약을 대비하여 쌍계사를 꼭 챙겨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630ED4654A2B65A2A) ▲ 대웅전 문짝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창살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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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blog/25385D4654A2B6931E) |
![](https://t1.daumcdn.net/cfile/blog/2773014454A40C7F09) |
쌍계사하면 대웅전 꽃창살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을 다녀간 답사쟁이들은 하나 같이 꽃창살 을 쌍계사 제일로 찬양하기 때문이다. 나도 꽃창살의 풍문을 듣고 이곳에 온 것인데, 직접 그 들을 보니 그 말이 과연 허언이 아니었다. 꽃창살의 갑(甲)으로 칭송받는 부안 내소사(來蘇寺 ) 대웅보전의 염통까지 제대로 쫄깃하게 할 정도로 말이다. 회오리 모양과 바람개비 모양의 꽃잎 문양이 문짝마다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꽃잎 사이로 나 뭇잎 문양까지 달려 있어 실제 꽃잎이 달려있는 듯하다. 물론 자연산 보다는 좀 못해도 진짜 꽃들도 시샘을 보낼 정도로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13F144654A2B69C10) ▲ 대웅전 소조석가여래3불좌상 - 보물 1,8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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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불단에는 장대한 모습의 소조석가여래3불좌상이 각자 스타일에 맞는 후불탱을 뒤에 걸 치며 후덕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대웅전이 크니 집 주인인 석가여래와 그의 협시불(夾侍佛) 까지 덩달아 장대하여 대웅전과 꽃창살에 놀란 눈과 가슴을 더욱 놀라게 만든다.
이들은 흙으로 빚어 도금을 입힌 것으로 조각승 원오(元悟)가 수조각승을 맡아 신현(信玄)과 청허(淸虛), 신일(神釰), 희춘(希春) 등 4명과 함께 1605년에 조성했다. 그때 쌍계사는 무려 2층짜리 건물을 세우고 그 안에 저들을 봉안한 것으로 보이는데, 석가여래 좌우로 약사여래( 藥師如來)와 아미타불(阿彌陀佛)이 자리해 3불을 이루고 있다. 앙련(仰蓮)과 복련(앙련의 반대)이 새겨진 대좌(臺座) 위에 결가부좌로 장엄하게 앉아있는데, 석가여래는 오른손을 무릎 밑으로 내린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으며, 커다란 덩치 에 비해 손과 팔은 작아 보인다. 옷은 양쪽 어깨를 덮고 있지만 오른쪽이 더 진하며, 이를 변 형 편단우견(偏袒右肩)이라고 부른다. 가슴에는 수평의 승각기가 보이며, 법의(法衣) 자락도 규칙적인 간격을 이루며 흘러내리고 있고, 좌우 불상도 크기만 약간 작을 뿐, 대체로 석가여 래를 따라하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은 편삼을 입고 그 위에 법의를 걸쳤다는 것이다.
이들 뱃속에서는 아주 고맙게도 발원문(發願文) 등 복장유물 4점이 나왔는데, 발원문에 통해 1605년이라는 조성 시기와 조성 목적, 제작에 참여한 승려 이름을 알게 되었다. 분명한 제작 시기와 함께 조각승 원오의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되어 충남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가 2015 년 3월 국가 보물로 승진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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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blog/2357C54454A40C6C32) ▲ 대웅전 천정 (서쪽에서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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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 발을 들였다면 고개를 들어 천정을 보기 바란다. 온갖 기묘한 조화로 이루어진 천정 이 속세에서 오염되고 상처 받은 두 눈을 어느 정도 정화를 시켜줄 것이다. 천정에는 커다란 들보와 섬세하게 짜여진 공포, 용머리, 닫집, 25개의 네모로 이루어진 우물 천정(석가여래, 약사여래, 아미타불 천정에 우물천정 하나씩 있음), 극락조<極樂鳥, 가릉빈가 (迦陵頻伽)> 등이 정신없이 짜여져 있다. 들보와 공포에는 단청이 곱게 칠해져 있고, 용은 동 쪽 들보에 몸을 대고 불단을 굽어본다. 불상 위에는 붉은 기와집의 닫집과 천개(天蓋)가 있는 데, 마치 조그만 궁궐을 보는 듯 하며, 하얀 극락조가 날개를 퍼득이며 천정을 날고 있다. 그 야말로 휘황찬란이라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533B63C54A56B2027) ▲ 우물천정과 두툼한 들보, 그 들보에 몸을 기댄 용, 그리고 칠보궁(七寶宮)이란 현판을 내건 붉은 기와집의 닫집
![](https://t1.daumcdn.net/cfile/blog/273FBF3C54A56B271A) ▲ 극락조가 날아다니는 천정 (들보와 닫집, 보개, 우물천정) 이곳이야말로 불국토(佛國土)의 축소판이 아닐까?
![](https://t1.daumcdn.net/cfile/blog/22718D4454A40C500A) ▲ 대웅전 천정 (동쪽에서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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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blog/2676234454A40C7603) |
![](http://1.bp.blogspot.com/-PuwhI64HGQo/VKbrezJCF9I/AAAAAAAAHRM/WUxelTIRoiA/s1600/DSCN5890.JPG) |
▲ 대웅전 신중도(神衆圖) 불법(佛法)을 지키는 호법신(護法神)들을 빼곡히 담은 그림으로 법당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
▲ 대웅전 앞에 놓인 헝클어진 석재들 석탑의 일부로 여겨지는 연꽃무늬 석재와 맷돌의 일부가 나란히 놓여 동병상련의 이웃이 되었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35DE34454A40C822C) ▲ 이렇게 큰 뜨락을 본 적이 있는가? 대웅전에서 바라본 뜨락과 봉황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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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이 깔린 길이 봉황루에서 대웅전 앞까지 정연하게 펼쳐져 있다. 지금은 이렇게 허전한 공 간으로 있지만 혹시 아는가? 나중에 조그만 도시처럼 번잡한 공간이 될지도? 허나 너무 복잡 한 모습보다는 이렇게 여백의 미가 넘치는 모습이 더 좋아 보인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55C434554A8582F25) ▲ 쌍계사를 뒤로하며 소류지에 버려둔 번뇌와 다시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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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작지만 대웅전 하나로도 알맹이가 큰 쌍계사를 1시간 30분 정도 둘러보았다. 대웅전 내부를 뚫어지라 살펴보았고, 이곳에 서린 문화유산은 불상의 복장유물을 제외하면 모두 눈에 넣었다. 또 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잠깐이나마 그곳에 정이 들었는지 속세로 나가는 길에도 여러 번씩 뒤를 돌아보았다.
쌍계사에서 중산리로 나와 가게 문에 부착된 버스 시간을 보니 20분 뒤에 온다고 그런다. 딱 히 할 것도 없어서 정류장 주변을 서성이며 안그래도 빠른 시간을 억지로 죽이고 있으니 시내 로 나가는 시내버스가 나타나 활짝 입을 연다. 하여 그 버스를 잡아타고 다시 논산역으로 나 왔다.
아직 일몰까지 여유가 넘쳐서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다가 우리나라 서원의 주요 성지(聖地)로 추앙을 받는 돈암서원(遁岩書院)을 가보기로 했다. 허나 서원은 격하게 땡기지는 않아서 다른 곳을 물색하다가 연산에 자리한 송불암 미륵불로 장소를 바꿨다. 서원보다는 절이 볼 것도 많 고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논산시내에서 송불암이 있는 연산(連山)까지는 시내버스와 시외직행버스가 제법 다닌다. 대전 으로 가는 주요 길목인데다가 구한말까지는 충청도의 주요 고을(연산현)이었기 때문이다.
논산역에서 연산, 계룡시 방면으로 가는 논산시내버스 303번을 타고 1번 국도를 신나게 달려 연산에 진입, 연산 남쪽인 연산구4거리에서 내렸다. 여기서 우회국도 개설로 많이 한가해진 옛 1번 국도 2차선 도로(황룡재로)를 따라 동쪽(계룡 방면)으로 6~7분 정도 가면 송불암 입구 이고, 거기서 송불암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그 길의 끝에 송불암이 모습을 비 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