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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국사에서 봉산으로 올라가는 산길
동양 최대의 황금법당이라 찬양을 받는 구산동 수국사를 둘러보고 절 뒤쪽 산길을 통해 봉산의 품으
로 들어섰다. 수국사에서 완만하게 이어진 산길을 10여 분 오르면 봉산 능선길에 이르는데,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 벌고개와 앵봉산으로 이어지고, 남쪽은 봉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2. 수국사 서남쪽 산자락에 닦여진 체육시설과 쉼터 (수국사~봉산 능선길 구간)

3. 녹음이 익어가는 봉산 능선길 (서울둘레길16코스)
봉산 능선은 수색에서 벌고개까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북쪽으로 바로 이어진 앵봉산과 더불
어 은평구의 거대한 서쪽 벽으로 천하 제일의 둘레길로 콧대가 높은 서울둘레길이 그들의 신세를 지
며 남북으로 흘러가는데, 봉산 능선을 거쳐가는 서울둘레길16코스<증산역~구파발역, 9.1km> 덕분
에 그 존재가 널리 알려지면서 외지 탐방객들이 많이 늘었다.

4. 봉산 정상에 자리한 봉화정과 태극기
봉산(207.8m)은 은평구의 서쪽 지붕으로 서울 은평구와 고양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폭은 좁지만
대신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수풀이 걸쳐진 커다란 벽 같다.
봉화대가 있던 산이라 단순하게 '봉산'이란 이름을 지니게 되었는데, 산 정상에서 좌우로 뻗은 산줄기
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평화롭게 앉아있는 형상이라 하여 봉령산(鳳嶺山)이란 이름도 지니고 있
으며, 수국사에서는 '태화산(太華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봉산 북쪽은 벌고개를 경계로 하여 앵봉산과 살을 대고 있고, 남쪽은 경의선 철로를 넘어 하늘공원과
매봉산으로 이어지는데 정상 동북쪽에 봉산의 대표 명소인 수국사가 안겨져 있으며. 정상에는 2011
년에 지어진 봉수대와 봉화정이 있어 약소하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또한 예로부터 봉산 무지개가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했는데 여름에 소나기가 온 이후, 봉산과 백련
산 사이로 일곱 색깔 무지개가 종종 나타났다고 한다. 그 빛깔이 선명하고 고와 천하 무지개 중 최고
였다고 하며, 무지개가 나타나면 동네 아이들은 그것을 타고 선녀 누님이 내려온다고 하여 설레는 마
음을 다독거리며 하늘을 쳐다보곤 했다.
1919년 3.1운동이 터지자 구산동, 갈현동 주민들이 정상에 모여 횃불을 밝히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
던 유서깊은 현장이기도 하며, 2011년에 은평구에서 정상에 '봉산 해맞이공원'을 닦으면서 봉화대와
봉화정, 전망데크를 설치했다.
또한 산길을 정비하여 벌고개와 수국사, 구산동, 신사동, 수색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서울둘레
길16코스가 봉산을 지나가면서 산의 명성도 적지 않게 상승했다.

5. 봉산의 상징. 봉수대 (봉산 봉수대)
봉산 봉수대는 동그랗게 다져진 공간 복판에 자리해 있다. 봉수 2기가 쌍둥이꼴로 바짝 붙어서 천하
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꽤 돈독해 보이는데, 그 뒤쪽에 전망데크가 있고 그 앞에 너른 공터와 봉화
정이 있다.
봉산 봉수대는 멀리 고려 때부터 있었다고 전한다. '봉현(峰峴) 봉수'라 주로 불렸으며, 세종실록지리
지(1454년)에는 '영서역(迎曙驛) 서산(西山) 봉화'라 나와있다. <영서역은 불광동 지역>
요동반도와 압록강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봉수 제4거(炬)의 경유지로 고양시 고봉산(高峯山) 봉화에
서 신호를 받아 안산(鞍山, 무악산) 봉수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으나 18세기 이후, 인근 해포봉수
(고양시 강매동)로 봉수대가 옮겨지면서 봉산 봉수대는 문을 닫게 된다. 그리고 그 봉수대 자체도 어
느 세월이 잡아갔는지 사라지고 말았다.
2011년에 은평구에서 봉산 정상에 '봉산 해맞이공원'을 닦으면서 고려 말~조선 초 양식을 참조하여
약 300년만에 다시 봉수대를 심어 산의 이름값을 다시 하게 했다. 허나 어디까지나 장식용이라 옛날
처럼 모락모락 봉화를 피울 수 없다. 게다가 고색이 아직 여물지 못했고 마치 타일을 붙인 듯한 모습
이라 다소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모습도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그래서 시간
이 약인 모양이다.

6. 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은평구 일대와 북한산)
봉산은 동쪽과 동북쪽, 동남쪽, 서쪽, 서남쪽이 훤히 트여있어 조망이 매우 일품이다. 게다가 그런 장
점으로 해돋이와 일몰 구경에도 정말 최적화되어 있다.
여기서는 뫼들 사이에 포근히 깃든 은평구의 대부분 지역을 비롯해 북한산(삼각산) 서쪽 자락, 백련
산, 서대문구, 마포구, 고양시 향동동과 용두동, 망월산, 그리고 멀리 대모산과 관악산, 우면산, 강서
구까지 앞다투어 시야에 들어온다.


7. 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은평구 남부 지역과 서대문구, 백련산, 그리고 멀리 대모산, 우면산, 관악산까지 흔쾌히 시야에 잡힌다.


8. 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봉산 남쪽 산줄기와 고양 향동지구

9. 봉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산길과 그 너머로 바라보이는 봉산 남쪽 자락

10. 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망월산과 고양시 지역, 멀리 강서구 지역까지)


11. 쌍둥이 같은 봉산 봉수대
서울에는 남산 봉수대(목멱산 봉수대), 봉산 봉수대, 안산 봉수대(무악산 봉수대), 봉화산 봉수대(아
차산봉화대), 개화산 봉수대, 봉제산 봉수대 등의 봉수대가 있어서 천하 곳곳에서 날라오는 봉화 연
락을 처리했다. 이들 대부분은 조선 때 조성된 것으로 조선 후기까지 봉화대로 바쁘게 살았으나 장
대한 세월의 거친 흐름으로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하여 서울에는 그 흔한 늙은 봉수대가 남아있지 않으며, 지금 있는 것들은 근래 복원 재현된 것이다.
복원된 봉수대는 남산 봉수대와 봉산 봉수대, 봉화산 봉수대, 개화산 봉수대, 안산 봉수대 등이며,
이들 중 남산 봉수대와 봉화산 봉수대(아차산 봉화대), 안산 봉수대는 서울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누
리고 있다.

12. 봉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산길 (서울둘레길16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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