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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곡동 법수선원을 찾아서 (헌릉로590길)

세곡동 강남신동아파밀리에1단지 뒤쪽(서쪽)에 법수선원으로 인도하는 호젓한 숲길(헌릉로590길)
이 있다. 무성한 숲에 푹 묻힌 달달한 숲길로 조금은 각박해 보이는 오르막길이 법수선원까지 300
m 정도 이어지는데, 숲내음을 만끽하며 쉬엄쉬엄 6~8분 정도 오르면 그 길의 끝에 법수선원이 모
습을 비춘다.

 

2. 법수선원으로 인도하는 오르막 숲길 (헌릉로590길)

 

 

3. 법수선원 천진불

천진난만하게 생긴 천진불이 환한 아기 미소를 보이며 이곳을 찾은 중생을 맞이한다.

 

4. 법수선원 대적광전

서울의 동남쪽 끝자락인 강남구 세곡동, 그 세곡동의 남쪽 산자락에 법수선원이란 조그만 산사가 포
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은 대왕산 동쪽 자락이자 인릉산 북쪽 끝자락으로 절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산악신앙 및 기도처
로 쓰였다고 전한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 이름이 전하지 않는 재가 신도와 승려 혜광이 합심하여
절을 세워 '운문사'라 하니 그것이 법수선원의 시초이다. (혜광은 만해 한용운의 상좌인 춘성의 제자
라고 함)

 

승려 성수(1923~2012)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큰 승려로 서옹과 함께 상도동 백운암에서 재가
자들의 정진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곳을 찾게 되었고, 이 절에 퐁당 반한 그
는 이곳을 선불장으로 활용하고자 1972년 봄에 선원을 개창하고 절 이름을 법수사로 바꾸며 주석하
게 된다.

성수가 이곳에 주석하자 많은 이들이 정진을 하고자 찾았고, 결계 때면 항상 50~60명의 불자들로 북
적거렸다. 허나 선원이 협소해 어려움이 크자 재단법인 선학원에 법수선원이란 이름으로 등록을 하
여 절을 조금씩 불려 나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주지승은 '영주'임)

 

이곳의 수행 특징은 화두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화두 제시가 오히려 수행자 자

신에게 절실한 신심과 분심을 일으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죽고 사는’ 근본적인 문제, 즉
생사 그 자체가 화두가 된다는 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숲에 묻힌 조촐한 경내에는 법당인 대적광전을 비롯해 명부전과 요사 등 3동의 건물이 있으며, 소장
문화유산으로는 산신도가 전한다. 바로 그 산신도를 보고자 이곳을 찾은 것이다.

 

5. 법수선원 명부전

명부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파란색 팔작지붕 집으로 명부(저승) 식구들의 공간이다. 바로 저곳에
이곳의 유일한 늙은 보물인 산신도가 깃들여져 있으니 꼭 살펴보자. (산신도의 위치는 변경될 수 있
음)

 

6. 이뭣고

석가여래가 보리수나무 밑에서 극한 배고픔까지 잊으며, 한참 정진에 들어갔을 때 피골이 상접한 저
런 상태였다고 전한다.

 

7. 법수선원 산신도

명부전 산신도는 이곳의 유일한 늙은 문화유산으로 혜광이 이름이 전하지 않는 재가 신도와 이곳에
절을 세울 때, 전에 머물던 도봉산 망월사에서 가져온 것이다.

 

화면은 가로가 약간 긴 직사각형으로 화면 왼쪽(향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진채 기법으로 그려진 소
나무와 호랑이를 대동하여 앉은 하얀 옷의 산신을 표현했다. 화기가 없어서 아쉽게도 조성 시기와
탱화를 그린 화승은 알 수 없으나 화풍으로 보아서 19세기 후기 것으로 여겨지며, 연대가 다소 내려
가긴 하지만 소나무와 산신, 호랑이가 이루어낸 안정된 포치와 음영법에 의한 입체감의 표현, 섬세
한 필치 등이 돋보여 2005년에 지방문화재자료의 지위를 얻었다.

 

8. 명부전 지장보살상(오른쪽)과 관세음보살상(왼쪽)

명부전은 명부(저승) 식구들의 공간인데 특이하게 관세음보살까지 품고 있어 관음전의 역할도 겸하

고 있다.

 

9. 옆에서 바라본 산신도

산신도가 유리 액자에 들어있다 보니 뜻하지 않은 것들까지 유리에 비친다. 하여 그의 온전한 모습을

사진에 담기가 좀 어려웠다. (유리에 속절없이 비치는 존재들 때문에)

 

10. 정면에서 바라본 명부전

11. 명부전 앞에 차려진 커다란 석조

크고 견고하게 생긴 네모난 석조로 예전에는 인릉산이 베푼 수분을 가득 머금던 존재로 여겨진다.

허나 이제는 수분 대신 흙을 가득 넣어 풀을 입히고 그 한복판에 소나무 분재를 두어 작지만 상큼한

풍경을 그려낸다.

 

12. 법수선원 대적광전 비로자나3존불

대적광전 불단에는 지권인을 취한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한 비로자나3존불이 환한 금동 피부를 드
러내며 중생들을 맞이한다.

 

13. 대적광전에서 바라본 명부전

14. 법수선원 대적광전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으로 이곳의 법당이다. 대적광전을 받치고 있는 큰 기단에도 집을

두어 2층 규모를 이루고 있는데, 1층은 종무소와 공양간, 선방 등으로 쓰인다.

 

15. 법수선원을 뒤로하며 (헌릉로590길)

법수선원으로 인도하는 숲길은 이곳이 서울이 아닌 먼 지방의 산속 같은 분위기를 준다. 세곡동은

서울 동남쪽 끝자락에 붙은 변두리 전원 동네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골 분위기가 가득했으나 근래

개발의 칼질이 세곡동, 자곡동 일대를 요란하게 거쳐가면서 회색빛 아파트들이 적지 않게 들어섰다.

법수선원 바로 밑 300m까지 아파트들이 들어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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