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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모산 불국사 (일원동 불국사)

강남의 대표 지붕인 대모산(291m) 북쪽 자락에 이름만큼은 참 유명한 불국사가 포근히 둥지를 틀
고 있다. 불국사는 부처의 나라란 뜻으로 절 이름 중에서 단연 갑으로 꼽히는데, 그 불국사의 대표
급으로는 온 천하가 다 아는 경주 불국사가 있다.

천하에 불국사를 칭하는 절이 꽤 있지만 경주 불국사의 위엄은 커녕 그 1%도 넘는 절이 없으며 대
모산 불국사 또한 인지도가 매우 낮다. 내가 이곳을 안 것은 2000년대 중반, 처음 찾은 것은 2008
년이다. 이때 불국사에 갔다고 지인들에게 말하니 모두 경주까지 갔냐고 물어본다.

 

대모산 불국사는 고려 후기에 진정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절 아랫마을에 살던 농부가 밭을 갈
다가 돌부처를 발견하여 그것을 마을 뒷산에 갖다두었는데, 진정국사가 그 소식을 듣고 달려와 절
을 짓고 약사절이라 했다고 한다.

이후 한참에 시간이 흘러 1880년에 고종이 대모산 남쪽에 깃든 헌릉(태종, 원경왕후의 능)과 인릉(
순조와 순원왕후의 능)에서 물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약사절 주지승에게 방지책을 물었다. 헌인릉
에서 가까운 절이 이곳이라 그곳을 관리하는 기능도 조금 있었던 모양이다.

이에 주지는 대모산 동쪽 수맥을 차단하면 된다고 답을 하여 그 수맥을 차단하니 과연 물이 나오지
않았다. 하여 고종은 절을 중수하게 하고 불국사란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이때 지금의 위치로 절이
이전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위치는 지금보다 동쪽으로 절터 흔적이 약간 남아있음)

 

6.25전쟁으로 절이 파괴되어 겨우 약사불만 살아남았으며, 1964년 삼막사 주지였던 영선(풍곡당)
이 법당과 칠성각, 나한전, 요사 2동을 건립해 절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1993년 영길(법선
당)이 3년의 불사 끝에 나한전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을 새로 지어 지금에 이른다.

 

강남구에서 봉은사 다음 급의 절로 법당인 약사보전을 비롯해 나한전, 삼성각 등 3~4동 정도의 건
물이 있으며, 소장문화유산으로는 고려 후기 석불좌상이 전한다.

절 앞에는 약수터가 있어 물을 뜨러 오는 지역 사람들의 수요가 제법 되며, 천하 둘레길의 대표 성
지로 추앙을 받는 서울둘레길4코스가 경내 앞을 지나간다.

 

2. 불국사 약수터

대모산이 베푼 물이 졸졸졸 나와 절과 나그네의 목마름을 수시로 해소해준다. (내가 갔을 때는 수질
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였음)

 

3. 불국사 약사보전

약사보전은 불국사의 법당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이곳의 유일한 문화유산이
자 든든한 후광인 약사여래상(석불좌상)이 봉안되어 있어 약사보전을 칭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석가
여래보다 약사여래를 더 우선으로 친다.

 

4. 불국사 나한전

나한전은 석가여래와 그의 열성제자인 16나한의 공간이다. 1칸짜리 맞배지붕 집으로 1964년 이후
에 지어졌는데, 경내에서 제일 오래된 집이자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이다. (다른 절의 나한전은 정
면 3칸 이상으로 크게 짓지만 여기서는 1칸짜리 산신각이나 칠성각 사이즈로 작게 지었음)

 

5. 나한전 식구들

금동 피부를 지닌 석가여래3존상(석가여래, 문수보살, 보현보살)과 가지각색의 모습을 지닌 16나한
상, 그리고 석가후불탱과 나한도가 나한전 내부를 가득 채운다.

 

6. 나한전의 중심인 석가여래3존상과 석가후불탱

 

7. 나한전 16나한상과 나한도

 

8. 불국사 약사보전 뜨락

약사보전은 강남 시가지가 펼쳐진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앞 뜨락에는 커다란 석조 향로와 5층
석탑이 자리해 있고, 뜨락 허공에는 오색연등과 하얀연등이 가득 매달려 절 분위기를 크게 돋군다.
(이때가 석가탄신일 직후였음)

 

9. 불국사5층석탑

파리도 미끄러질 정도로 맨들맨들한 하얀 피부를 지닌 잘생긴 탑으로 근래에 마련한 것이다.

 

10. 불국사 약사보전 석불좌상 (약사5존상)

약사보전 불단에는 하얀 피부를 지닌 아담한 크기의 존상 5기가 나란히 자리하여 중생들을 맞이한
다. 그들 중 가운데 존상이 그나마 덩치가 제일 크고, 가장 높은 대좌에 앉아있는데, 그가 불국사의
명물이자 든든한 밥줄인 석불좌상(약사불)이다. 그를 중심으로 좌우로 지장보살, 관세음보살, 문수
보살, 보현보살이 자리해 약사5존상을 이루고 있으며, 그들 뒤로 돋음새김으로 조성된 약사후불탱
이 든든하게 자리한다.

 

이곳 석불좌상(약사불)은 고려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신라 후기와 고려 초에 유행했던 불상의 전통
을 계승하고 있다고 한다. 머리와 신체의 비례가 맞지 않고 옷주름 조각도 자연스럽지 않으며, 전체
적으로 하얀 호분을 여러 겹으로 진하게 입혀서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가 어렵다. 얼굴은 둥글고 넓
적하며 포근하기 그지 없는데, 붉은 입술에는 나름 미소가 깃들여져 있고, 이목구비가 잘 묘사되어
있다.

얼굴에 비해 신체가 다소 작은 편으로 결가부좌한 다리 위에 두 손을 놓고 있으며, 그 손에는 약사여
래의 대표 연장인 약합이 들려져 있어 그가 약사여래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불국사는 약사여래의 공
간인 약사보전을 법당으로 내세웠고, 또한 약사도량을 칭하고 있다.

 

11. 나란히 단체 촬영에 임하는 약사보전 약사5존상 식구들

 

12. 옆에서 바라본 약사5존상 (석불좌상)

 

13. 확대해서 바라본 약사5존상의 중심, 석불좌상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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