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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륜사 일주문
북한산국립공원 도봉분소 동남쪽에 광륜사란 절이 자리해 있다. 도봉산(720m)은 서울의 북쪽 끝 지
붕이자 도봉구의 대표 지붕으로 많은 절집들이 깃들여져 있는데, 그중에서 천축사(도봉구 도봉동)와
망월사(의정부), 회룡사(의정부)가 가장 명성이 높다. 늙은 절로는 이들 3개의 절과 원통사, 만월암,
관음암 등이 있으며, 도봉사와 광륜사는 옛터 또는 그 이름만 가져와서 근래에 다시 지어졌다.
광륜사는 조계종 소속으로 673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만장사를 그 시작이라고 내세운다. 허나
이를 입증할 유물과 기록은 부실한 실정이며, 그 만장사의 원래 자리가 이곳이었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만장사는 천축사, 영국사와 함께 도봉산의 대표급 절로 찬양을 받은지라 신라 후기나 고려
때 창건된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사 같은 경우는 현재 도봉서원 자리에 있었는데, 도봉사를 이곳으로 보기도 한다. 그 영국사는 왕
년에는 도봉산의 대표적인 절로 바쁘게 살았으나 1573년 양주목사 남언경이 서원을 짓기 위해 부셔
버렸다. 하여 그 자리에는 도봉서원이 들어섰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시리다고 영국사가 사라지자 만장사가 선비, 유생들에게 격하게 탄압을 받았다.
하여 법등을 간신히 유지하다가 임진왜란 시절에 파괴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19세기 말에 순조의 며느리이자 추존 문조의 왕후인 신정왕후 조씨(조대비)가 부친이 사망하자 집안
(풍양조씨) 선산과 가깝고 산수가 수려한 이곳에 크게 눈독을 들여 별서(별장)를 지었다. 이때 임진왜
란 때 쓰러졌던 만장사를 별서 곁에 중창했다.
신정왕후 조씨는 이곳을 종종 찾아와 휴식을 취했으며, 신하들과 국정을 살피기도 했다. 조씨와 가깝
던 흥선대원군 이하응도 이곳을 크게 마음에 들어해 자주 찾아와 휴식을 즐기거나 측근, 신하들과 국
정을 살핀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에 있던 신정왕후의 별장은 큰 기와집으로 바깥채가 안채보다 높았다고 한다. 왜정 이후 주인이
바뀌었으며, 6.25 시절에는 미군의 숙소로 쓰였고, 이후 영화 촬영장으로 자주 쓰였다. 허나 1980년
대 다른 곳에 매각되면서 그 아까운 기와집이 모두 철거되고 말았다.
신정왕후 별장 곁에 있던 만장사는 6.25 때 파괴된 것을 다시 중건했다. 1970년대에 금득보살이 크
게 중창불사를 벌였는데, 현재 광륜사에 전하는 건물 상당수는 이때 지어졌다. 1980년대에 금득사로
간판을 바꾸어 개인 사찰로 운영되다가 2001년 성륜문화재단에서 금득사를 인수했고, 2002년에 상
정(임창욱)거사와 명정월(박현주) 보살의 큰 지원에 힘입어 크게 중수했다. 이때 청화대종사의 증명
으로 절 이름을 광륜사로 갈았다.
광륜사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해 삼성각, 금강선원, 요사, 일주문 등 6~7동의 건물이 있으며, 절이
비록 오래되었다고 하나 파괴되고 다시 세우기를 도돌이표처럼 반복한 탓에 고색의 내음은 모두 말
라버렸다. 하여 고색의 존재와 유물은 없는 실정이다. 다만 절 남쪽에 200년 이상 묵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높이 솟아나 경내에 그늘을 드리운다.
도봉산 종점에서 도봉산으로 올라가는 초입에 있어 접근성은 아주 좋으며, 공양밥이 맛있기로 명성
이 자자하다.
이곳은 일주문을 갖추고 있으나 경내와 적당히 거리를 두지 않고, 경내 바로 앞에 두었다. '도봉산 광
륜사' 현판을 내밀어 이곳의 정체를 알려주고 있으며, 그를 지나면 적당한 크기의 광륜사 경내가 펼
쳐진다.
나는 도봉산(천축사, 만월암, 도봉산 정상부, 도봉산 주능선, 문사동계곡 등)을 찾으면 이곳을 보통
둘러보고 가는 편이라 인연 횟수는 많다. 허나 사진에 담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2. 광륜사 대웅전
정면 5칸, 측면 3칸의 큼직한 팔작지붕 건물로 이곳의 법당이다. 197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내부에는
석가여래3존상이 봉안되어 있다.
3. 광륜사 금강선원
선방 및 요사의 역할을 하는 길쭉한 팔작지붕 집이다.
4. 광륜사 삼성각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집으로 칠성(치성광여래)과 독성(나반존자), 산신의 공간이다. 이곳에
는 신정왕후 조씨의 초상화도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그가 이곳에 별장을 지었고, 광륜사의 전신이라
는 만장사를 중창한 공덕이 있기 때문에 그를 봉안한 것이다.
5. 삼성각에 봉안된 신정왕후 조씨의 초상화
그림 가운데에 신정왕후 조씨가 무지하게 크게 그려져 있고, 그 좌우로 상궁(또는 궁녀) 2명이 아주 작
게 표현되었다. 허나 그림이 너무 현대적이면서도 무속화 같은 느낌을 준다.
6. 고운 모습의 석조관세음보살상
파리도 능히 미끄러질 정도로 하얀 피부를 지닌 커다란 관세음보살상 뒤로 조그만 관세음보살이 가득
담겨진 석벽이 후광처럼 자리해 있다.
7. 대웅전에 봉안된 석가여래삼존상
큰 덩치에 삼존상 사이로 작은 덩치를 지닌 관세음보살상과 지장보살이 자리잡고 있다.
8. 법당 지킴이, 대웅전 신중탱
9. 대웅전 뜨락에서 바라본 석조관세음보살상
대웅전 뜨락과 관세음보살상 사이로 작은 연못과 돌다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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