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선사 둘러보기
![](http://2.bp.blogspot.com/-L1wh6edsX4Q/U5cP9s1hvSI/AAAAAAAAGeE/9jsYGEVVvE8/s1600/DSCN4777.JPG) ▲ 옛 대웅전터와 오래된 소나무 |
반야전을 지나면 옛 대웅전이 있던 터와 소나무가 있다. 대웅전은 2005년에 사라졌으나 그 곁 을 지키던 소나무만이 무성하게 솔잎을 피우고 있는데, 나이는 약 200년 정도 묵었다고 한다.
경내에서 목정굴 다음으로 오래된 자연물로 아직 그 흔한 보호수(保護樹) 등급도 얻지 못했지 만 금선사의 오랜 내력을 밝혀주는 몇 안되는 존재라 그가 마음껏 몸을 풀 수 있도록 넓게 공 간을 제공하였다. |
![](http://3.bp.blogspot.com/-eerqI0rffkw/U6F1pLXIhII/AAAAAAAAGf8/fF0DOi29EpY/s1600/DSCN4859.JPG) ▲ 옆에서 본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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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나무는 장대한 나이에 비해 키는 작다. 하늘로 향하지 못하고 대신 옆으로 몸집을 무한 정 불려 처진소나무처럼 된 것이다. 절에 있는 나이 지긋한 소나무 중에 이런 나무가 적지않 아 참으로 신기할 따름인데, 절에서 주장하는데로 나무에게도 과연 불심(佛心)이란 것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자랄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팔자인 것일까? 궁금하다. |
![](http://1.bp.blogspot.com/-8fRbMzmHke8/U5cQB4yVjbI/AAAAAAAAGek/BThuu2ao3N4/s1600/DSCN4784.JPG) |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F273E53972D4722) |
▲ 대적광전으로 인도하는 해탈문 (解脫門)과 108계단 |
▲ 윗층과 아랫층의 이름과 용도가 서로 다른 연화당(蓮華堂) |
소나무에서 길은 2갈래로 갈린다. 왼쪽 해탈문은 대적광전으로 바로 이어지는 108계단길로 근 래에 닦여졌다. 그리고 오른쪽 길은 계곡을 따라 연화당, 적묵당, 삼성각을 거쳐 대적광전으 로 이어지는데, 대적광전까지 빨리 가고 싶다면 약간 각박하긴 하지만 108계단길을 이용하면 되고 느긋하고 편하게 가고 싶다면 계곡길을 이용하면 된다.
계곡길을 따라가면 계곡 건너에 나무 다리를 늘어뜨린 2층짜리 연화당을 만나게 된다. 이 건 물은 1층과 2층이 이름과 성격이 서로 틀린데, 1층은 연화당이라 불리는 납골당(納骨堂)으로 영가(靈駕)를 위한 공간이며, 그 중심에 지장보살좌상이 들어앉아 그들의 극락왕생을 챙겨준 다. 금선사의 든든한 밥줄로 약 600여 기의 유골이 봉안되어 있다. 그리고 2층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의 거처인 미타전(彌陀殿)으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중심으 로 한 아미타3존불과 2004년에 조성된 아미타후불탱이 봉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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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3.bp.blogspot.com/-GNf4YYsSu_o/U6F1k0XAMTI/AAAAAAAAGfY/aA26Wzyg3ZQ/s1600/DSCN4850.JPG) ▲ 연화당 앞에 놓인 나무 다리와 갈증에 빠진 계곡 봄가뭄으로 계곡이 바짝 타들어가면서 물방울도 보이지를 않는다. 계곡 위에 걸린 다리가 무색할 지경..
![](https://t1.daumcdn.net/cfile/blog/253FC63E53972D520C) ▲ 소나무 뒤에 자리한 적묵당(寂默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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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당 맞은편 석축 위에는 적묵당이 터를 닦았다. 이 집은 승려의 생활공간으로 저리보면 1 층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3층이니 겉모습에 속지 말자. 팔작지붕을 짊어진 3층은 주지승의 거 처이며 그 밑에 가려진 1층과 2층은 일반 승려의 거처이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568B84053972D620D) ▲ 계곡 위에 무지개처럼 걸린 홍예다리
![](https://t1.daumcdn.net/cfile/blog/2666953E53972D5830) ▲ 경내 윗쪽에 자리한 큰 바위와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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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묵당과 연화당을 지나면 계곡 위에 걸린 홍예다리가 나온다. 근래 마련된 돌다리로 비록 고 색의 내음은 익지도 못했지만 여인의 눈썹처럼 선이 아름답다. 거기에 오색영롱한 연등을 잔 뜩 머금고 있으니 더욱 화사해 보인다. 그 다리를 건너면 바로 대적광전과 삼성각으로 이어지며, 다리를 건너지 않고 계곡길을 좀 들 어가면 그 길의 끝에 커다란 바위가 웅크리고 있다. 바위 위에는 비봉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이 있으나 여기서는 올라가는 정식 길은 없으며, 바위 밑은 안쪽으로 쑥 들어가 조촐하게 그늘진 공간이 있는데, 비와 눈을 피하기에 아주 좋은 터로 북한산(삼각산)이 베푼 물이 용솟음치는 약수터가 수줍은 듯 자리한다. 금선사 경내를 가로지르는 계곡의 절반은 이곳에서 시작되어 흐르며, 그 옆에는 봄가뭄에 말 라비틀어진 조그만 폭포가 있다.
경내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으로 바위에게 주어진 이름은 딱히 없으며, 바위의 준수하고 거대한 용모를 보니 절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산악신앙(山岳信仰)의 현장으로 쓰였던 듯 싶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0D44053972D6038) |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9C44053972D6701) |
▲ 바위 밑에 자리한 샘터 (물은 안마셨음) |
▲ 연등의 조촐한 향연이 펼쳐진 홍예다리 |
![](https://t1.daumcdn.net/cfile/blog/221F6C4053972D6C06) ▲ 삼성각(三聖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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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다리를 건너면 바로 대적광전 좌측에 자리한 삼성각이 마중을 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 의 맞배지붕 건물로 산신(山神)과 칠성(七星), 독성(獨聖, 나반존자)이 봉안되어 있으며, 원 래는 그들이 각각 별도의 건물을 지니고 있었으나 2005년에 현 건물을 증축하면서 이곳에 싹 모아두었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24A37539C1D9514) ▲ 봄 햇살이 내려앉은 대적광전(大寂光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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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각과 이웃한 대적광전은 금선사의 공식 법당으로 높직한 곳에 들어앉아 경내를 굽어본다. 비로자나불의 거처로 2005년에 지어졌는데, 옛 대웅전에 있던 불상과 신중도, 그리고 2005년 에 마련된 금고(金鼓)를 가지고 있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327DA36539C1D5A3E) ▲ 대적광전 비로자나3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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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광전 불단에는 비로자나불이 지권인(智拳印)의 제스처를 보이며 앉아있고, 그 좌우로 노 사나불(盧舍那佛), 석가불이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앉아 중생을 지그시 바라본다. 그들 뒤로 든든히 자리잡은 후불탱은 2005년에 제작된 것으로 색채가 무지 곱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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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선사 신중도(神衆圖) 서울 지방유형문화재 161호
대적광전 좌측 벽에는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보물(목정굴과 느티나무 등의 자연물 제외)인 신중도가 액자 속에 소중히 깃들어져 있다. 주위에는 비로사나후불탱과 새로 만든 신중도 등의 번쩍이는 그림이 있으나 고색이 자욱한 신중도에만 오로지 눈길이 쏠린다.
신중도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신의 무리를 담은 것으로 조선 후기에 널리 그려진 불화이 다. 이들은 원래 인도의 토속신이었으나 불교 의 일원으로 흡수되었으며, 지금은 그들의 뜻 과 다르게 부처와 경전을 수호하는 호법신(護 法神)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 르면서 그 수호의 범위가 확대되어 나라를 지 키거나 사람들의 재앙을 막는 역할까지 떠맡게 되어 업무량이 과중하게 늘었다. |
이 신중도는 1887년에 제작된 것으로 그림 밑부분에 딸린 화기(畵記)에 따르면 김지(金地)가 책임 화원, 경순과 채준이 각각 출초(出草)와 편수(片手)를 담당했다. 또한' 신중탱(神衆幀) '이란 명문이 쓰여 있어 그림의 성격까지 소상히 알려준다. (문화재청 지정 명칭은 신중탱이 아닌 '신중도')
그림 윗부분에는 연꽃가지를 비껴들고 있는 제석천(帝釋天)을 중심으로 홀을 들고 선 일월자 천(日月自天), 공양물을 든 천동(天童)과 천녀(天女)가 그려져 있으며, 밑부분에는 위태천( 韋太天)과 팔부중(八部衆), 산신 등이 빼곡히 자리해 있다. 오래되고 괜찮은 신중도로 평가를 받아서 2002년 서울시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얻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장대한 내력에 비해 오래된 볼거리가 없어 애태우던 금선사에 한줄기 빛을 선사했 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32FBF36539C1D7B19) ▲ 물감이 채 마르지도 않은 대적광전의 새 신중도 대적광전에는 신중도가 무려 2개씩이나 걸려있다. 신중도는 법당을 지키는 그림으로 1개도 아닌 2개나 있으니 제법 든든할 것이다.
![](http://1.bp.blogspot.com/-K3P9pqlaWZg/U6F1hoA-9oI/AAAAAAAAGfE/Aob11UBt68o/s1600/DSCN4846.JPG) ▲ 반야전에서 대적광전을 이어주는 108계단 누런 털을 걸친 묘공(猫公)이 묵묵히 계단을 오르며 자연을 음미하고 있다. 처음에는 숲으로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으나 내 옆을 유유히 지나쳐 대적광전으로 향했다. 그는 금선사에서 기르는 묘공으로 이 시간대에 늘 경내를 순찰하는 모양이다.
![](http://4.bp.blogspot.com/-HAy5j-Tb5Cs/U6F1hJH8_BI/AAAAAAAAGfA/QVZWh9nS8BA/s1600/DSCN4848.JPG) ▲ 대적광전으로 향하는 묘공의 위엄 대적광전 주변에 그만의 꿀단지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옆에 있는데도 경계나 인사는 커녕 마치 무인지경으로 내 옆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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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4.bp.blogspot.com/-2q5ny7UstSU/U6F1tiwu4TI/AAAAAAAAGgc/0jR-JFfGI28/s1600/DSCN4866.JPG) |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E904653A18B5E0C) |
▲ 속세를 향해 종소리를 울려라~~! 범종각(梵鍾閣) |
▲ 현판 글씨가 일품인 일주문(一柱門) |
10년이 아니라 단지 몇 년만으로도 거뜬히 강산이 변하는 21세기, 오랜만에 발을 들인 금선사 도 조금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 없던 건물이 마구 솟아나 절을 달리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신중도와 대적광전, 소나무 등 기본적인 존재들은 늘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 니 마치 옛 지기와 오랜만에 상봉한 기분이다.
이렇게 경내를 둘러보고 금선사와의 짧은 인연을 마무리 지으며 비봉능선으로 발길을 재촉했 다. 앞서 절에 들어왔을 때는 목정굴로 왔지만 이번에는 목정굴 동쪽 산길로 갔는데, 근래에 지어진 2층 범종각과 일주문이 잘가라며 차례대로 배웅을 한다. 범종각은 부처의 중생구제를 향한 메시지를 머금은 범종과 목어, 운판, 법고의 보금자리로 1 층은 통로, 2층은 범종각으로 쓰인다. 그 범종각을 지나면 바로 일주문이 나오는데, 그가 있 기 전에는 금선사에 그 흔한 일주문도 없었다.
명필을 자랑하는 일주문 현판은 학정 이돈흥(鶴亭 李敦興)이 쓴 것으로 '金仙寺'가 아닌 '金 僊寺(금선사)'로 쓰여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비록 음은 같지만 중간 한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허나 그 금선(金仙)이나 이 금선(金僊)이나 서로 같은 뜻이며, 다른 말로 대선(大 仙)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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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blog/2764A64653A18B6903) ▲ 길목에 자리한 동자석(童子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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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에서 한굽이 내려가면 동자석과 아리송하게 생긴 돌 하나가 내 발길을 붙잡는다. 동자 석은 두 손으로 홀을 쥐어들고 있어 문인석(文人石)의 냄새도 풍기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정 보는 없지만 생김새와 몸에 낀 고색의 때를 봐서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키는 말그대로 어린이 키와 비슷한데, 절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고 귀족들의 묘역에만 사용할 수 있는 동자석이 절로 가는 길목에 떡하니 서 있으니 그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 인근에 헝 클어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사대부(士大夫)의 묘에서 가져왔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정작 금 선사 부근과 구기동, 평창동에는 사대부의 묘가 전하지 않는다. (한양도성 밖 10리 이내에는 무덤을 쓸 수 없음) 그러니 절의 수호 의미나 이정표의 역할로 절의 단골 귀족(왕족, 사대부)이 세워준 것으로 여 겨진다. 그렇다고 절 자체적으로 감히 세울 리는 없을테고 말이다. 어쨌든 뭔가 특별한 의미 가 담겨져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며, 그로 인해 금선사의 격이 조금은 달라 보인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409893F53A18B760F) ▲ 이 돌의 정체는 무엇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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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석 건너편에는 정체가 아리송한 돌덩어리가 서 있다. 동자석처럼 날씬하게 서 있지만 아 무런 조각이 없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연이야 낸들 알 도리는 없지만 무언가를 만드려다가 만 것 같은 99% 부족한 모습으로 자세히 바라보면 남근석(男根石)과도 비슷해 보인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2108C03F53A18B7811) ▲ 동자석과 정체가 묘연한 돌상의 뒷모습
![](https://t1.daumcdn.net/cfile/blog/217AA33F53A18B7923) ▲ 금선사를 뒤로하며~~~ (동자석과 목정굴 입구 중간) 본글은 여기서 끝. 금선사 이후 내용은 생략한다. ~~ ![](http://image.hanmail.net/hanmail/s_img/messenger2/web/emot/face_s1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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