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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령고개 정상
소백산 남쪽 자락에 깃든 죽령은 단양과 영주를 잇는 해발 689m의 높고 험준한 고개이다. 백두대간 소백산맥 구간의 주요
고갯길이자 경상도에서 충청도 동부, 경기도, 서울을 잇는 주요 교통로로 신라 아달라왕 시절인 158년에 죽죽이 개척했다
고 전한다. 고갯길 개척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죽죽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는데, 고갯마루에 그의 사당을 세웠으며, 그의
이름을 따서 고개 이름을 죽령이라 했다.
고구려와 신라의 팽팽한 경계선으로 고구려 장수태왕은 죽령을 넘어 경북 포항까지 세력을 넓혔으며, 신라 진흥왕은 551년
거칠부 등 8명의 장수에게 명해 백제와 함께 고구려를 공격하여 죽령 이북에 10개 고을을 점령했다. 고구려 평원태왕 때는
태왕의 사위인 온달장군이 죽령 이북의 영토를 되찾겠다며 출전했으나 전사했다. (단양 온달산성 또는 서울 아차산성에서
전사한 것으로 여겨짐)
고려와 조선 때도 주요 교통로로 꽤 바쁘게 살았는데, 고갯길에는 길손들을 위한 주막, 마방이 즐비했다. 20세기 이후 신작
로가 뚫리고 중앙선 철로가 닦이면서 교통이 조금 편해지긴 했으나 고갯길의 구불구불은 여전했으며, 중앙선 철로 또한 죽
령의 눈치를 보며 크게 또아리를 틀고 지나가니 이를 죽령 또아리굴, 죽령 똬리굴이라 부른다.
내 외가 시골이 단양 단성면 북하리이고, 영주에 큰이모네가 있었다. 하여 단양 시골에 올때마다 영주에 늘 가곤 했는데, 그
때마다 죽령을 강제로 오고갔다. 험준하고 구불구불한 고갯길에 교통량도 빈번했고, 단양~영주를 오가는 시외버스와 단양
군내버스, 영주시내버스도 많이 다녔다. (시외버스는 10~30분 간격, 단양군내버스와 영주시내버스는 통합 30~60분 간격
으로 다녔음)
허나 죽령 밑에 중앙고속도로가 직선으로 뚫리면서 차량은 대부분 그곳으로 빠졌고, 그로 인해 죽령길은 많이 한가해졌다.
죽령을 경유하던 시외버스는 중앙고속도로로 모두 노선을 틀었으며, 단양읍과 풍기읍, 영주시내를 오가는 단양군내버스와
영주시내버스 22번(단양 지선)도 수요가 폭풍 감소하면서 단양군내버스는 죽령으로 노선을 단축해 영주에서 손을 털었고,
영주 22번 단양 지선도 사라져 단양에서 손을 싹 털게 된다. (지금 다니는 22번 죽령 지선은 나중에 생김)
그래서 고개를 넘는 대중교통은 없는 실정이며, 단양군내버스는 단양 구역 죽령 정상에서 미련없이 차를 돌리고, 영주 22번
죽령지선(1일 2회)도 영주 구역 죽령 정상에서 미련없이 바퀴를 돌린다.
죽령은 소백산국립공원 영역으로 600~700m 고지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춥다. 소백산으로 인도하는 남쪽 관문으
로 영주 방향 동쪽에는 죽령옛길이 있으며, 그 짙푸른길을 내려가면 희방사역으로 이어진다.
중앙고속도로 개설로 수요가 많이 줄어서 지금은 나들이, 드라이브 일부 수요와 소백산 산꾼 정도만 찾는 실정이며, 죽령을
많이 넘어다녔던 나도 죽령에 발을 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인데, 죽령을 찾은 이유는 바로 죽령 옛길을 거닐고자 함이다.
2. 버들밭마을 유래 안내문
죽령 정상 서남쪽에는 버들밭마을이 있다. 나는 죽령과 죽령휴게소, 죽령 옛길만 생각하고 왔는데, 죽령 정상 바로 밑에 이
렇게 마을이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높고 첩첩한 산주름에 묻힌 이곳은 고산습지에 버들이 서식하여 버들밭마을이란 이름을 지니게 되었는데, 1945년 이전에는
99가구가 살아 화전민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이후 화전정비사업으로 대부분 인근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1975년에는 12가
구가 살았다. 현재 마을은 1939년에 충북도청에서 목양장을 개설했던 곳으로 6.25때 전쟁으로 목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이며, 2012년 9월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되었다. (죽령 옛고개 마을이라 불리기도 함)
3. 버들밭마을 안내도
죽령 정상 주차장 바로 서남쪽에 자리해 있다. (행정구역은 단양군 대강면)
4. 소백산의 깊은 산주름 속 600m 고지에 묻힌 버들밭마을(죽령옛고개마을)
5. 죽령 정상 단양 쪽
단양읍에서 출발한 죽령행 단양군내버스는 이곳에서 바퀴를 돌린다. (1일 6~7회 정도 운행하며 단양역 경유)
6. 죽령 정상 영주 쪽
저기만 넘으면 경북 영주이다. 죽령은 단양과 영주의 경계선이자 충북과 경북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7. 죽령을 지키고 있는 익살스런 표정의 장승 무리들 (영주 죽령주막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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