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사육신묘의 구성원들 (박팽년묘, 유응부묘, 이개묘, 성삼문묘, 유성원의 가묘, 하위지의 가묘)

 

1. 사육신묘 박팽년묘

박팽년(1417~1456)은 사육신의 주요 인물로 본관은 순천, 자는 인수, 호는 취금헌, 충청도 회덕 고을(대전) 출
신이다. 박원상의 증손이자 박안생의 손자로 아버지는 박중림이며, 어머니는 김익생의 딸이다.

1432년 사마시에 합격해 생원이 되고, 1434년 알성시 문과에 을과로 급제했는데, 1438년 북한산(삼각산) 진
관사에서 사가독서를 했으며, 1447년 문과 증시에 응시해 을과로 다시 급제했다. 1453년 우승지를 거쳐 이듬
해 형조참판이 되었으며 1455년 충청도관찰사를 거쳐 1456년에 다시 형조참판이 되었다.
세종 시절, 신숙주와 최항, 유성원, 이개, 하위지 등과 집현전의 주요 멤버로 명성을 날렸는데, 그는 경술, 문
장, 필법이 뛰어나 집대성이란 칭호를 받았다. 특히 필법은 아주 수준급이라 남북조시대의 종유, 왕희지에 버
금가는 것으로 격하게 찬양을 받았다.

1455년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너무 열받아서 경복궁 경회루 연못에 뛰어들어 자살
하려 했다. 허나 성삼문이 후일을 도모하자며 만류해 단념했다. 이후 성삼문과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김질 등과 함께 단종복위 계획을 은밀히 추진했다.
그해 6월 1일 세조가 상왕 단종과 함께 창덕궁에서 명나라 사신을 불러 연회를 베풀기로 했는데, 마침 왕을 호
위하는 별운검(운검)을 성삼문의 부친인 성승과 유응부, 박쟁 등이 하기로 했다. 성승과 유응부, 박쟁은 단종
복위를 꾀하던 멤버였으니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다.
하여 그때를 거사일로 삼았으나 한명회가 수상하다 여겨 운검 폐지를 세조에게 급히 건의하면서 거사는 아쉽
게도 무산된다. 그래서 관가(곡식 씨를 뿌릴 때 제왕이 친히 관람하면서 위로하는 의식) 때 일을 치르기로 하
고 일단 물러선다.
허나 무슨 계획이든 너무 질질 끌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법, 좌불안석이 된 김질이 장인인 정창손에게 그 사
실을 알리면서 세조의 두 귀에도 단종 복위 계획이 들어가게 된다.

세조는 박팽년과 성삼문 등 관련자를 싹 잡아들여 심하게 국문했는데, 박팽년은 이미 모의 사실이 드러난 터
라 모두 시인했다. 그러자 세조는 박팽년에게 자신을 따르고 모의 사실을 숨기면 살려주겠다고 권했으나 그는
웃음만 지을 뿐, 답을 하지 않았다. 또한 박팽년은 세조를 가르켜 전하 또는 상감마마라 부르지 않고 '나으리'
라고 하자, 세조가 '너가 나에게 이미 '신'이라 칭했는데 지금 와서 그렇게 부르면 무슨 소용이냐? 그러자 박팽
년은 '나는 상왕(단종)의 신하이지 나으리의 신하가 아니므로 충청감사로 있을 때 한번도 '신'자를 쓴 적이 없
소' 하였다.

이에 세조는 그가 충청감사 때 올린 장계를 살펴보니 과연 '신'자가 없었다. 하여 더 뚜껑이 열린 세조는 모의
한 자를 대라며 다그치자 박팽년은 성삼문, 하위지, 유성원, 이개, 김문기, 성승, 박쟁, 유응부, 권자신, 송석
동, 윤영손, 이휘, 박중림(박팽년의 부친)이라 쿨하게 대답했다.
심한 고문으로 박팽년은 그달 7일 옥중에서 죽었으며, 다음 날 시신은 능지처사를 당했다. 그리고 부친(박중
림)과 동생 박대년, 아들 박현, 박순, 박분 등 3대가 모두 처형되었으며, 어머니와 부인, 제수 등은 공신들의 노
비로 끌려갔다.
그때 박순의 부인인 성주이씨는 임신 상태였는데, 감옥에서 출산하니 아들이었다. 딸이면 관노로 삼고, 아들
은 무조건 처형각이었으나 같은 날 집안 여종이 딸을 낳자 이를 바꿔치는 기지로 박팽년의 후손은 끊기지 않
았다. (사육신 중 유일하게 후손이 남아있음)

박팽년 등 사육신은 1691년 숙종에 의해 관직이 회복되었으며, 그 이전에도 그들의 신원(억울하게 입은 죄를
풀어줌)을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했다.
1758년 자헌대부의 품계를 받아 이조판서에 증직되었고, 1791년 단종에 대한 충신들의 어정배식록에 올랐
다. 허나 3대가 모두 사라진 상태라 그에 대한 자세한 행적과 문집 등은 전하지 않는다.

박팽년의 묘는 봉분과 '박씨지묘'라 쓰인 표석, 상석이 전부로 허적은 그 이유에 대해 '성삼문 등 육신이 죽은
뒤에 한 의로운 인사가 그들의 시신을 거둬 이곳 강남(노량진) 기슭에 묻었으며, 무덤 앞에 돌을 세우되 감히
이름을 쓰지 못하고 그저 '아무개 성의 묘'라고만 새겨놓았다'고 설명했다.

박팽년은 지금은 사라진 민절서원과 현재 사육신묘 의절사에 배향되었으며, 영월 장릉 충신단, 영월 창절서원
등 여러 곳에 제향되었다. 송시열이 지은 '박팽년선생유허비'가 박팽년의 대전 생가터에 있으며, 그에게 주어
진 시호는 '충정'이다.

2. 박팽년 묘표(묘비)
묘표에는 이름이나 호, 벼슬 대신 단순히 '박씨지묘'라 쓰여 있다. 사육신묘에 있는 무덤 묘표에는 허적이 이른
대로 모두 '~씨 지묘'라 쓰여 있는데, 이를 두고 박팽년, 성삼문 등 당사자의 시신이 아닌 그들의 부인묘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3. 유응부 묘 

유응부(?~1456)은 기계유씨로 경기도 포천 출신이다. 자는 신지, 호는 벽량으로 키가 크고 얼굴 모양은 엄숙
했으며, 씩씩하고 용감했다. 또한 활을 잘 쏘아 세종과 문종이 소중히 여겼다. 그의 유년과 청년 시절 행적은
딱히 전하는 것은 없으며, 1448년 첨지중추원사, 1449년 경원도호부사, 경원절제사, 1452년 의주목사를 거
쳐 1453년 평안좌도도절제사가 되었다. 그리고 1455년 4월 판강계도호부사를 거쳐 그해 윤6월 동지중추원
사에 이르렀다.

1456년 박팽년, 성삼문 등이 단종 복위를 꾀하면서 거기에 호응했고, 세조가 상왕(단종)과 함께 창덕궁에서
명나라 사신에게 연회를 베푸는 날, 성승 등과 별운검(2품 이상의 무관이 칼을 차고 제왕 옆에서 호위하는 임
시 벼슬)으로 선정되자 연회날 세조와 그의 아들(의경세자)을 처단하기로 했다.
허나 연회 당일 운검은 취소되었고, 세자 또한 병으로 연회장에 나오지 못했다. 하여 유응부는 그대로 밀어부
치려고 했으나 박팽년, 성삼문 등이 세자가 경복궁에 있으니 만약 거사를 하더라도 세자가 군사를 동원하면
답이 없다고 급하게 만류했다.
허나 유응부는 이런 일은 빨리 처리해야 좋은데 늦추면 누설될 것이며 왕의 주요 신하들이 모두 이곳에 있으
니 그들을 모두 죽이고 상왕을 호위하면 될 것이라 하였으나 성삼문, 박팽년이 계속 말려서 결국 뒤로 물러섰
다.

허나 김질의 밀고로 단종 복위를 꾀하던 주요 인물들이 모두 체포되었고, 심한 국문을 받게되었는데, 세조가
 '너는 무슨 일을 하려 했느냐?'
유응부 왈 '명나라 사신에게 연회를 베푸는 날, 내가 한 자루 칼로써 족하(대등한 사람에 대한 경칭으로 세조
를 가리켜 부른 말)를 죽이고 옛 임금을 복위시키려고 했으나, 불행히 간사한 놈(김질)에게 고발당했으니 내
가 다시 무슨 일을 하겠소. 족하는 빨리 나를 죽여주시오'
세조가 노해 꾸짖으니
'너는 상왕(단종)을 복위시킨다는 명분을 핑계하고서 사직을 도모하려고 한 짓이다'하고 즉시 무사를 시켜 살
가죽을 벗기게 하고서 정상을 신문했으나 자복하지 않았으며, 성삼문 등을 돌아 보면서 '사람들이 서생과는
함께 일을 모의할 수 없다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지난번 명나라 사신들을 초청하여 연회를 하던 날 내가 칼
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대들이 굳이 말리면서 만전의 계책이 아니라고 하더니 결국 오늘의 화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대들처럼 꾀와 수단이 없으면 무엇에 쓰겠는가!' 하였다.
그리고 다시 세조에게 
'만약 이 사실 밖의 일을 묻고자 한다면 저 쓸모없는 선비에게 물어보시오' 하고는 입을 닫고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세조가 더욱 성이 나서 달군 쇠를 가져와서 배 밑을 지지게 하니 기름과 불이 함께 이글이글 타올랐으나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천천히 달군 쇠가 식기를 기다려 그 쇠를 집어 땅에 던지면서 '이 쇠가 식었으니 다
시 달구어 오라' 하고는 끝내 굴복하지 않고 고문으로 죽었다.

유응부는 효성이 지극해 비록 집은 가난했으나 노모 봉양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사생활은 지극히 청렴해 벼슬
이 재상급의 2품 관직에 있으면서도 거적자리로 방문을 가렸고 고기 반찬 없는 밥을 먹었다. 때로는 양식이
떨어지기도 하여 처자가 이를 원망했는데, 유응부가 죽던 날 아내가 울면서 길가는 사람에게 말하기를 '살아
서도 남에게 의지함이 없었는데 죽을 때는 큰 화를 입었구나'고 하였다.

남효온이 '추강집'의 '육신전'을 쓰면서 단종 복위의 거사 주모역은 성삼문, 박팽년이고 행동책은 유응부로, 이
3명을 단종 복위의 삼주역으로 크게 띄웠다. 사육신이란 명칭은 남효온의 육신전이 세상에 공개된 뒤, 그 이
름을 그대로 딴 것으로 1691년 그들의 관작을 회복시켰으며, 1791년 단종을 위해 충성을 바친 신하들에게 '어
정배식록'을 편정할 적에도 사육신으로 재차 확정되었다.
노량진 민절서원(현재 사육신묘), 홍성 노운서원, 논산 연산 충곡서원, 영월 창절사, 대구 낙빈서원, 의성 충렬
사, 강령 충렬사 등에 제향되었다. 병조판서에 추증되었고, 시호는 충목이다.

4. 유응부 묘표

조선 초기애 많이 등장하는 조그만 묘표로 그 피부에 '유씨지묘'라 쓰여 있다.

5. 이개 묘

이개(1417~1456)는 한산이씨 집안으로 자는 청보, 백고, 호는 백옥헌이다. 목은 이색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중추원사 이종선, 부친은 이계주이며, 어머니는 진명례의 딸이다.
선천적으로 글을 잘 지어 할아버지의 유풍이 있었다. 1436년 친시 문과에 동진사로 급제하였고 1441년 집현
전저작랑으로서 당나라 명황의 사적을 적은 '명황계감'의 편찬과 훈민정음의 제정에도 참여했다.

1444년 집현전부수찬으로서 의사청에 나가 언문(훈민정음)으로 '운회'를 번역하는 일에 참여해 세종으로부터
후한 상을 받았으며, 1447년 중시 문과에 을과 1등으로 급제했고, 바로 그해에 '동국정운' 편찬에 참여했다.

1448년 지대구군사 이보흠이 조정에 사창 설치를 주장하자 백성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으며,
1450년 문종이 어린 왕세자(단종)를 위해 서연을 열어 사(師), 빈(賓)의 상견례를 행할 때에 좌문학의 직책으
로서 '소학'을 진강했는데, 문종으로부터 세자를 잘 지도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1453년 10월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거사에 참여한 공신의 논공행상을 벌일 때, 환관 엄자치와 전균
이 공로가 있다는 이유로 공신에 기록하고 봉군까지 하려고 하였다. 집의로서 좌사간인 성삼문과 함께 환관의
폐해가 망국패가에 이르게 한 옛날의 예를 들어서 이들에게는 재백으로 상만 내리고 공신과 봉군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그해 12월에도 글을 올려 근일에 시정의 몇 가지 일로써 여러 번 임금에게 아뢰었으나 한가지도
윤허를 받지 못하므로 사직을 청했으나 허락되지 않았다.

 

1456년 2월 집현전부제학에 임명되었고, 박팽년, 성삼문 등과 단종 복위를 꾀하다가 그해 6월 성균관사예 김
질의 고변으로 발각되어 심한 국문을 당했다. 이때 이개는 작형을 당했으나 태연했다고 전한다.
성삼문 등과 같은 날 거열형을 당했는데, 수레에 실려 형장으로 갈 때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우정(하나라 우왕이 9주의 쇠를 거두어 9주를 상징해 만든 9개의 솥)처럼 중하게 여길 때에는 사는 것도 또한
소중하지만 홍모(기러기의 털, 즉 아주 가벼운 물건의 비유)처럼 가벼이 여겨지는 곳에는 죽는 것도 오히려 영
광이네. 새벽녘까지 잠자지 못하다가 중문 밖을 나서니 현릉(문종의 왕릉)의 송백이 꿈속에 푸르고나!' 
이때 이개의 매부로 같이 단종 복위 모의에 참여한 전 집현전부수찬인 허조는 자결했다.

 

1691년 관작이 추복되었으며, 그의 문집은 전하는 것은 없고, 여러 편의 시가 전하니 대표적인 것으로 '방안에
켜져 있는 촛불, 누구와 이별을 하였기에 겉으로 눈물 흘리고 속 타는 줄 모르던가 저 촛불 나와 같아 속 타는
줄 모르는구나'란 단가가 있다.

 

1758년 이조판서에 추증되고 노량진 민절서원, 홍성 노운서원 등에 제향되었으며, 시호는 충간이다.

6. 이개 묘표

7. 평화로운 모습의 사육신묘

8. 유성원묘

유성원(류성원, ?~1456)은 문화유씨로 자는 태초, 호는 낭간이다. 유수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유호, 부친은
사인 유사근이며, 어머니는 윤임의 딸이다.

1444년 식년시 문과에 급제, 1445년 집현전저작랑으로 당시 의학 총서인 '의방유취' 편찬에 참여했다. 1446
년 박사로 승진했고, 1447년 문과 중시에 을과로 급제했으며, '고려사'의 개찬에 참여했다.
1450년 문종이 어린 왕세자(단종)를 위해 서연을 열어 사(師), 빈(賓)의 상견례를 행할 적에 좌사경으로 선발
되어 세자를 잘 지도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1452년 김종서, 정인지 등이 왕명으로 '고려사'를 개찬
할 때 여러 사람이 과별로 분담해 찬술하자 최항, 박팽년, 신숙주 등과 함께 열전을 담당했다. 그해 3월에는
춘추관 기주관으로서 '세종실록'의 편찬에도 참여했다.
 

1453년 지평이 되었고, 수양대군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수종한 사람을 가자하고 세종 때 '역대병요'와
병서의 찬정에 참여한 사람의 가자를 계청하였다. 조신이 종친에게 아부하고 종친이 사은을 파는 일이므로
명령을 모두 회수하기를 청해 관철시켰다.
그해 10월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키면서 집현전에 명하여 정난녹훈의 교서를 기초하도록 명하자 집현
전 학사들이 모두 도망쳤다. 허나 집현전교리였던 유성원만 홀로 남아 있다가 협박을 당해 기초를 하고는 집
에 돌아와서 통곡했다.
다음달 11월 장령이 되어 정난공신의 책정이 공정하지 못함을 들어 개정을 청했으나 허락받지 못했으며, 이
듬해인 1454년 소를 올려 경복궁 안에 불당을 없앨 것을 주장했다. 그해 4월 춘추관기주관에 임명되었고 '문
종실록' 찬술에 참여했다. 사헌부에서 그해 2월 자기들의 건의가 시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령을 사임하자
직집현전에 임명되었다.
1455년 수양대군이 단종의 선위를 받아 왕위에 오르자 그해 집의도 겸하게 되었으며, 박팽년, 성삼문 등과 단
종복위를 꾀하다가 김질의 밀고로 걸렸는데, 그때 유성원은 성균관에 있었다. 그는 여러 유생들에게 그 일을
듣고 관대도 벗지 않고 패도를 뽑아 자기의 목을 찔러 자결했다. 이후 그의 시신은 능지처사되었다.

이후 남효온이 당시 공론에 의거하여 단종 복위사건의 주동 인물인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
응부 등 6인을 선정하고 '육신전'을 지었다. 그 '육신전'이 속세에 공개되자 숙종은 그들의 절의를 공인, 1691
년 사육신의 관작을 추복시켰다.
뒤에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노량진 민절서원과 홍성 노운서원, 영월 창절사 등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충
경이다.

유성원묘는 1978년 성역화사업으로 집어넣은 가묘 3기의 하나로 그의 진짜 묘는 천하에 전하
지 않는다.

9. 성삼문묘

성삼문은 창녕성씨로 자는 근보, 호는 매죽헌, 충남 홍성 출신이다. 개성유후 성석용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판중추부사 성달생, 아버지는 도총관 성승이며, 어머니는 현감 박첨의 딸이다.

 

1435년 생원시에 합격했고, 1438년 식년시 문과에 정과로 급제했으며, 1447년 문과 중시에 장원으로 다시 급
제했다. 집현전학사로 뽑혀 세종의 총애를 받으면서 홍문관수찬, 직집현전으로 승진했다.

1442년 사가독서를 했고 세종의 명으로 '예기대문언두'를 펴냈으며, 세종이 훈민정음 28자를 만들 때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이개 등과 함께 이를 도왔다. 그리고 신숙주와 함께 압록강 이북 요동 땅을 여러 번 오가
면서 그곳에 유배를 온 명나라 한림학사 황찬을 만나 음운의 자문을 구했다.

또한 명나라 사신을 따라 명나라로 넘어가 음운과 교장 제도를 연구하여 1446년 9월 29일 훈민정음을 반포하
는 데 큰 공헌을 했다.
1453년 좌사간으로 있을 때,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권력을 잡자 성삼문에게 정난공신3등의 칭호를
내렸는데 이를 사양하는 소를 올렸다.

 

1454년 집현전부제학이 되었고, 예조참의를 거쳐 1455년 예방승지가 되었는데, 바로 그해에 세조가 어린 조
카인 단종을 위협하여 선위를 강요하자 성삼문은 국새를 끌어안고 크게 통곡하니 세조가 그를 차갑게 노려보
았다.
이후 아버지 성승의 은밀한 지시로 박중림과 박팽년 부자, 유응부, 허조, 권자신, 이개, 유성원 등을 포섭, 단종
복위운동을 계획했다.
허나 김질의 밀고로 발각되면서 체포되었고, 세조가 추궁하자 성삼문은 세조를 '나으리'라 부르며 모의사실을
시인했다. 그리고 세조가 준 녹은 창고에 있으니 모두 가져가라고 했다.

모진 고문을 당했으나 조금도 굴하지 않으면서 세조의 불의를 나무랐고, 신숙주에게는 세종과 문종의 당부를
배신한 불충을 크게 꾸짖었다. 격노한 세조가 무사를 시켜 불에 달군 쇠로 다리를 태우고 팔을 잘라내게 했으
나 안색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 사건에 연루되어 문초를 받고 있던 강희안을 변호해주어 죽음을 면
하게 하였다.

 

그달 8일 아버지 성승과 이개, 하위지, 박중림, 김문기, 유응부, 박쟁 등과 함께 군기감 앞에서 거열형으로 차
형되었는데, 그때 동생 성삼빙, 성삼고, 성삼성과 아들 성맹첨, 성맹년, 성맹종 및 갓난아이까지 모두 죽음을
당했다.

성삼문이 처형된 이후, 그의 집을 살펴보니 세조가 준 녹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을 뿐 가재라고는 아무것도 없
었으며, 방바닥에 거적자리만 깔려 있을 뿐이었다.
 

1691년 숙종에 의해 신원되었고, 1758년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1791년 단종충신어정배식록에 올랐다.
무덤은 사육신묘에 있으나, 성삼문의 시신 일부를 묻었다는 묘가 충남 논산에 전하고 있다.

 

그는 장릉(단종의 능) 충신단에 배향되었고, 영월 창절사, 노량진 민절서원, 공주 동학사 숙모전에 제향되었으
며, 송시열이 쓴 '홍주성선생유허비'와 '연산성선생유허비'가 있다. 시호는 충문이고, 저서로는 '매죽헌집'이 있
다.

10. 하위지묘

하위지(1412~1456)는 진양하씨로 자는 천장. 호는 단계이다. 증조부는 하윤, 할아버지는 문하평 하지백, 아버
지는 군수 하담이며, 어머니는 유면의 딸이다.

어릴 때부터 하위지 형제는 문밖을 나오지 않고 오로지 독서에만 열중하니 이웃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전혀
못봤다고 전한다. 1438년 문과에 장원급제하여 집현전에서 세종을 도와 많은 공적을 이루었으며, 문종 때 병
으로 낙향하여 학문에만 전념했는데, 계유정난 소식을 듣고는 벼슬의 뜻을 버렸다.

세조가 예조참판에 벼슬을 내렸으나 거절했으며, 왕의 독촉이 심하자 부득이 벼슬을 받았다. 허나 세조의 녹
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받은 녹봉은 별실에 두고 박팽년, 성삼문 등과 단종복위를 계획했으나, 김질의 고
변으로 발각되어 모진 고문 끝에 거열형으로 처형되었다.

이때 하위지의 형인 하강지, 아우 하기지, 하소지, 아들 하호, 하박도 모두 처형되었으며, 참형을 당한 뒤 하위
지 집 앞의 개천이 3일간 붉게 물들었으므로 개천 이름과 하위지의 호를 단계라 하였다.

숙종 때 신원되었고, 1758년 이조판서에 추증되면서 충렬이란 시호를 받았다. 장릉(단종 능)의 충신단, 숙모
전에 배향되었고, 노량진 민절서원, 영월 창절사, 구미(선산) 월암서원 등에 제향되었다.
사육신 중 유일하게 고향에 묻힌 인물로 고향인 구미시 선산읍에 무덤이 있다. 허나 1978년 사육신묘 성역화
사업으로 그의 가묘를 추가하면서 단종 복위를 꾀한 주요 동지들이 죽어서나마 같은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11. 옆에서 바라본 하위지묘와 사육신묘들

12. 사육신묘 주변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