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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정읍 하모리 신령수(신령물)
대정읍내 하모리교차로 남쪽에는 신령수라 불리는 용천수 샘터가 있다. 이 샘터는 대정읍내에서
운진항으로 이어지는 도로(최남단해안로) 서쪽 길가에 자리잡고 있는데, 조선 후기부터 있던 지
역의 명물 샘터로 조선 영조 시절에 이곳을 지나던 풍수가가 물을 마셔보고는
'물맛이 무지하게 좋네. 마치 신령이 보내준 물 같구나' 하여 신령수(신령물)란 근사한 이름을 지
니게 되었다.
화산의 뜨거운 놀이터였던 제주도는 현무암 피부로 이루어져 있어 수분이 진득하게 모이기 힘들
다는 함정이있다. 하여 제주도에 있는 계곡과 하천은 대부분 메마른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현무암 피부가 다 빨아들인 수분은 어디로 가는걸까? 그들은 지하로 내려가 어둠의 경
로를 타고 상당수 바닷가로 빠진다. (내륙에도 그들이 나오는 샘터들이 많음) 하여 그들이 나오는
바닷가나 하천 변에 용천수 샘터가 많으며 그 주위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곳은 대정 지역에서 이름난 용천수로 남쪽에 있던 모슬포진성의 식수 역할을 했으며, 성내에 식
수원이 없었던 대정읍성에서 매일 사람을 보내 이곳 물을 사용했다. 그리고 6.25 시절에는 대정 지
역에 설치된 육군제1훈련소 훈련병과 군인들, 대정 지역 주민들, 피난민들이 식수 및 빨래터로 사
용하면서 오랫동안 정말 바쁘게 살았다.
이후 개발의 칼질로 사라질 뻔했으나 지역 주민들이 막았으며, 상하수도 보급으로 샘터의 수요는
나날이 떨어졌다. 그래도 1990년대까지 샘터의 역할을 그런데로 했으나 매립사업으로 수원이 거
의 끊겼고, 수질까지 악화되면서 이제는 무늬만 남았다. 게다가 샘터 위로 운진항으로 이어지는 도
로(최남단해안로)의 다리까지 개설되면서 더욱 볼품이 떨어졌다. 지금은 이곳 물을 마실 수 없으며,
그저 동네의 오랜 명소로 조용히 깃들여져 있다.

2. 다리 밑에 처박힌 모습처럼 있는 신령수의 현실
물은 조금씩 나오고 있으나 수질은 예전만 못해 식수로는 사용할 수 없다. 개발의 칼질에 지역의 명물
하나가 이렇게 훅 가버리니 한편으로는 무지하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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