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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청공원 삼청동길

2022년 4월에 개방된 북악산(백악산) 삼청동 구역(삼청안내소 구역)을 찾으려면 삼청공원을 지나가

야 된다. 성북동에서 삼청동, 서울 도심을 이어주는 2차선 삼청동길 옆으로 도보길이 닦여져 있는데,

겨울 제국을 힘겹게 몰아낸 봄이 한참 상큼한 수채화를 이곳에 그리고 있었다.

 

삼청공원은 북악산 동남쪽 자락에 넓게 자리한 공원으로 서울 도심의 북쪽 끝을 잡고 있다. 예나 지금

이나 싱그러운 나무가 수해를 이루는 경승지로 서울 사람들의 오랜 나들이 명소였으며, 봄꽃이 만연

할 때는 사대부 여인들이 봄꽃놀이를 즐기던 현장이기도 하다. 조선 초기 학자인 성현(1439~1504)은

그의 용재총화에서 도성 안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 삼청동 골짜기를 꼽았으니 그곳이 바로 삼

청공원으로 '산이 높고 나무가 빽빽한데 바위 골짜기가 깊숙하다'라며 이곳을 표현했다.

지금도 그 표현은 유효한데, 공원 일대에는 북악산의 명물인 소나무를 비롯해 노간주나무, 붉나무, 팥

배나무, 쪽동백나무, 신갈나무, 때죽나무, 진달래 등 갖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골짜기가 깊

고 멋드러진 바위가 여럿 포진해 있다.

 

왜정 시절인 1934년 3월, 삼청골 일대를 삼림공원으로 삼아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1940년 3월, 총독

부 고시 208호에 따라 도시계획공원의 하나가 되었다. 당시 왜정은 도시계획공원 140개를 발표했는

데 삼청공원이 그 1호로 당시 공원 면적은 약 432,000㎡였으며, 소나무를 비롯한 온갖 나무들로 울림

을 이룬 이곳에 산책로와 정자, 의자, 풀장 등을 설치했다.

 

1945년 이후에는 정몽주 시조비 등의 시비, 영무정, 어린이놀이터, 운동시설 등을 계속해서 설치했고

산책로와 계곡을 정비했으며 삼청동길과 계곡(삼청골) 사이에 나무데크길을 닦았다. 그리고 근래에

후문 부근에 숲속도서관을 짓는 등, 자연에 크게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얌전하게 손질을 했다.

공원 손질이 얌전했던 이유는 공원 주변에 국가의 예민한 곳이 잔뜩 포진해 있어 천박한 개발의 칼날

을 뚝 부러뜨렸기 때문이다. 하여 자연에 쏙 묻힌 싱그러운 공간으로 도심 속에 남게 된 것이다. 다만

시내 확장과 군부대로 공원 면적은 5만㎡가 줄어 현재는 약 388,109㎡이다.

 

삼청공원은 도심의 핵심인 광화문과 종로에서도 무척 가깝다. 게다가 공원과 살을 맞댄 북촌과 삼청

동길의 인기가 계속 하늘을 찌르면서 찾는 이도 많이 늘었다. 숲이 매우 짙어 그늘도 꽤 깊으며 조촐

하게 자연산 계곡까지 갖추어 북악산 서북쪽 자락에 숨겨진 백사실계곡(백석동천)과 더불어 도심 속

피서지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비록 천하에 이름 꽤나 있는 계곡 앞에서는 명함조차 내밀기 쑥쓰러운 수준이지만 도심 속에서 두 발

을 담구며 간단하게 피서를 누릴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대단하다. 공원을 가로질러 도심

으로 향하는 삼청골은 삼청천이라 불리며 청계천 상류의 하나를 이룬다.

 

그런 삼청공원에 볼거리가 더 생겼으니 바로 2022년 4월에 개방된 북악산의 삼청동 구역이다. 그 구

역은 삼청공원 구역은 아니지만 삼청공원과 살을 맞대고 있으며, 삼청공원을 필히 지나가야 된다.

 

2. 북악산(백악산) 안내도 2022년 4월 버전

2022년 5월 청와대 개방으로 청와대에서 북악산을 잇는 탐방로가 새로 열렸다.

 

3. 삼청공원 삼청골

바위 암반 사이로 북악산(백악산)이 빚은 삼청골이 흘러간다. 허나 내가 갔을 때는 봄비가 부족한 탓

에 세수대야 정도의 수분만 겨우 있었다.

 

4. 북악산 삼청안내소로 인도하는 나무데크길 (삼청공원 내)

 

5. 북악산 삼청안내소 밑 삼청동길 (삼청터널 방향)

삼청공원을 벗어난 삼청안내소 길은 여기서 삼청동길을 건넌다. 삼청터널과 성북동으로 이어지는 삼

청동길은 2차선 산간도로이지만 통행량이 꽤 많으니 가급적 신호등의 도움을 받으며 건너가기 바란

다.

 

6. 북악산 삼청안내소

여기서 2022년 4월에 해방된 북악산 삼청동 구역으로 두근두근 들어선다. 북악산 중심 구역 개방시간

은 봄과 가을에는 7~18시(16시까지 입장), 여름에는 7~19시(17시까지 입장), 겨울에는 9~17시(15시

까지 입장)로 입장료는 없다. 예전에는 신분증을 지참하여 입장 목걸이를 달고 들어가야 했으나 이제
는 그런 것도 없다. 그냥 개방시간에 맞춰 찾아가면 땡이다.

 

7. 삼청동길에서 삼청안내소로 인도하는 오르막길 (삼청공원 방향)

 

8. 삼청안내소에서 북악산의 속살로 인도하는 산길 (삼청휴게소 방향)

삼청안내소를 지나면 거의 80도의 칼각도를 보이는 바위길이 마중을 한다. 그 바위가 탐방로 옆에 병

풍처럼 길게 둘러져 있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곳을 지나면 삼청휴게소 군부대 수영장터와

옥호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9. 바위 벼랑이 칼각도를 보이며 펼쳐지는 삼청휴게소 방향 산길

 

10. 바위가 칼각도를 보이며 펼쳐지는 삼청안내소 방향 산길

 

11. 삼청휴게소 군부대 수영장터

이곳에는 군부대 장병들을 위한 삼청휴게소 수영장이 있었다. 북악산(백악산)이 빚은 삼청골 계곡을

막아서 만든 것으로 수영장 규모는 가로 7m, 세로 2.5m이며, 수심은 최대 2.7m였다.

작은 수영장이지만 이곳에서 군복무를 했던 장병들에게는 소중한 오아시스와 같은 곳으로 북악산 삼

청동 구역이 흔쾌히 개방되고, 삼청동 구역의 군부대 영향력이 조금 떨어지면서 수영장을 지워버렸

다. 하여 수영장으로 망가진 계곡을 최대한 복원했으나 이곳을 거쳐간 역사의 흔적인만큼 한쪽에 수

영장의 흔적을 약간 남겨두었으니 바로 계곡 옆구리에 있는 파란색 피부의 벽이 그것이다.

 

수영장터 옆에는 옥호정이란 쉼터가 있으며, 여기서 산길은 2개(법흥사터 방향, 만세동방약수터 방

향)로 갈라진다.

 

12. 삼청휴게소 군부대 수영장터 계곡에 모여있는 삼청골의 수분들

북악산이 빚은 계곡이 막 내려온 곳이라 수질은 청정하다. 수면에는 작년 겨울에 떨어진 낙엽들이 아

직까지도 눈을 감지 못한 채, 무리 지어 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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