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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세동방약수터와 '만세동방 성수남극' 바위글씨

서울 도심의 영원한 북현무인 북악산(백악산, 342m) 남쪽 자락에 만세동방약수터와 '만세동방 성수

남극' 바위글씨가 숨겨져 있다. 이곳은 북악산(백악산) 정상 동쪽 밑으로 1960년대부터 북악산 주능

선과 중심부 일대가 금지된 곳으로 단단히 묶이면서 속세의 뇌리에서 거의 잊혀졌다.

 

이곳은 청와대에서 북악산(백악산) 정상과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길목으로 60년 이상 청와대 주인과

북악산을 지키는 군인들만 주로 오고 갔다. 특히 청와대 주인이 북악산을 오를 때 여기서 잠깐 쉬면

서 약수 1모금 마셨다. 그랬던 현장이 2022년 4월 북악산 삼청동 구역 상당수가 속세에 개방되면서

이곳 또한 자유의 공간으로 전격 해방되기에 이른다.

나는 만세동방 바위글씨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으나 나라가 설정한 금지된 구역이라 들어갈 재간이

없었다. 게다가 북악산 남쪽 자락에는 이곳 외에도 '대은암' 바위글씨도 숨겨져 있는데, 그 역시 금

지된 곳에 있다. 만세동방이라도 해방이 되어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만세동방 성수남극' 바위글씨가 깃든 큰 바위 밑에 약수터가 있다. 만세동방 바위글씨를 따서 만세

동방약수터라 부르며, 이곳 약수에서 발원하여 밑으로 흘러가는 계곡을 만수동방계곡이라 하는데,

이 계곡은 삼청골(삼청천)의 최상류로 삼청휴게소와 삼청공원, 경복궁 동쪽을 거쳐 청계천으로 흘

러간다.

 

이곳 약수터는 북악산 중심 구역(관람시간에 제한을 두는 북악산 주능선과 그 주변)의 거의 유일한

약수터이다. 허나 내가 갔을 때는 봄가뭄이 극심해 물이 답답할 정도로 적었으며, 물을 마시지 말라

는 안내문이 있어서 이곳 수분은 굳이 마시지 않았다.

 

2. 바위에 진하게 깃든 만세동방 성수남극 바위글씨

'만세동방'에서 만세는 이름 그대로 만년, 긴 시간을 의미하고, 동방은 삼천갑자를 산다는 '동박삭'이

며, '성수남극'은 제왕의 장수와 무병장수를 뜻한다. 즉 '만수동방 성수남극' 8자는 제왕의 장수와 무

병장수를 기원한다.

언제 누가 새겼는지는 북악산(백악산) 산신도 모르는 실정이나 청와대 자리는 원래 경복궁의 후원인

경무대이며, 이곳은 그 북쪽이다. 그리고 만세동방 남쪽에서는 경복궁이 훤히 바라보인다. 그래서 조

선 후기(19세기~20세기 초반)에 이곳을 찾은 충성심 높은 관료나 선비가 제왕의 장수를 기원하고자

새긴 것으로 여겨진다.

 

바위글씨에 빨간색을 칠했지만 장대한 세월의 거친 흐름으로 색깔은 거의 날라간 상태이며, 글씨는

또렷하게 잘 남아있다.

 

3. 만세동방약수터 앞 쉼터

이곳 쉼터에서 옆(사진상으로 오른쪽)에 난 계단을 오르면 바로 만세동방약수터와 만세동방 바위글씨

이다.

 

4. 만세동방약수터에서 청운대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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