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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음사 일주문

한라산 북쪽 자락 650m 고지에 둥지를 튼 관음사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절이자 그곳의 대표 사찰

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로 제주도 30여 사찰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보면 꽤

오래된 절로 여겨져 호기심이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관음사는 1909년에 탄생했다.

물론 관음사 자리에는 옛날부터 정체가 그리 알려지지 않은 절이 있었다고 전한다. 옛날 민담과 구

전에서 괴남절, 개남절, 동괴남절, 은중절이라 불리는 사찰이 있었으며, 고려 전성기인 문종(재위

1046~1083) 시절에 창건되었다는 구전도 있다. 조선 초기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관음사의

존재가 나와서 조선 중기까지그런데로 절을 꾸렸음을 알려주나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

이 제주도에 있는 절과 토속 당집을 모조리 때려부시면서 관음사 또한 그 거친 물결에 휩싸여 사라

지고 말았다. 그로 인해 관음사의 18세기 이전 기록과 유물은 대부분 사라지고 만다.

 

1909년(또는 1908년 12월) 비구니 해월(안봉려관)이 승려 영봉과 도월거사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절을 세우니 그것이 현재 관음사의 시작이다. 절을 세울 떄 지역 사람들의 반대가 극심했는데, 해월

굴에서 3년간 관음기도를 올리고 법당과 요사를 중건했다.

처음에는 절 이름을 법정암이라 했으며, 바다 건너 통영 용화사와 광산사에서 불상과 탱화를 가져와

경내 불전을 채웠다. 이후 제주시내 중앙로에 시내 포교당인 대각사를 세웠는데, 새 관음사와 대각

사의 등장으로 200년 이상 끊겼던 제주도 불교가 다시 살아났다.

 

1939년 화재로 대웅전 등이 파괴되었으며, 다시 중수했으나 1948년 제주 4.3사건 시절에 다시 절

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는다. 그때 관음사 자리가 전략적 위치라 토벌대와 한라산에 숨어있던 좌익

패거리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그 과정에서 파괴된 것이다.

이후 한라산 북쪽 자락이 금지된 곳이 되면서 절을 중건하지 못했고, 입산금지가 풀리자 1969년부

터 대웅전을 시작으로 많은 건물을 지어올려 현재 모습을 이루게 되었다.

 

한라산 원시림에 감싸인 경내에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해 극락전, 삼성각, 나한전, 승방, 설법전

등 10여 동의 건물이 있으며, 소장문화유산으로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목조보살좌상과 왕벚나무

자생지가 있다. 목조보살좌상이 이곳에서 가장 늙은 존재이나 그는 전남에서 넘어온 것이며, 자연

물인 왕벚나무자생지 외에 고색의 존재는 딱히 없다.

 

2. '한라산 관음사' 현판을 내민 일주문

일주문은 관음사의 정문으로 부산 범어사 일주문을 많이 닮았다.

 

3.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펼쳐진 숲길 (천왕문 방향)

숲길 좌우로 현무암으로 다진 2단 크기의 돌담이 천왕문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돌담에는 조그만 석

불이 가득 자리해 시작부터 장엄함을 선사하고 있는데, 그들 좌우로는 키가 큰 늘씬한 나무들이 길게

늘어서 상큼한 풍경을 그려낸다. 하여 관음사 경내에서 이곳 풍경을 제일로 치는 이들이 많다.

 

4. 관음사 천왕문

관음사의 2번째 문으로 석가여래의 경호원인 사천왕상의 공간이다. 왜정 때 처음 지어졌으나 1948년

4.3사건 때 파괴되었으며, 이후 1973년 이재은을 화주로 하여 김혜정 등의 지원으로 다시 장만했다.

 

5.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펼쳐진 숲길 (일주문 방향)

 

6. 4.3피해 사찰 안내문

관음사는 4.3사건 시절 무장대 도당 사령부의 거점으로 쓰였다. 1949년 1월 4일 토벌대는 한라산 공

습을 대대적으로 실시했고, 이때부터 관음사 일대는 토벌대와 좌익 무장대간의 싸움터가 되었다.

관음사를 점령한 토벌대는 1949년 2월 12일 관음사 건물 7채를 모두 불태웠으며, 주지였던 오이화를

잡아 심하게 고문했다. 하여 오이화는 그 고문 휴유증으로 병사했다.

 

7. 관음사 4.3유적

토벌대와 좌익무장대가 치열하게 싸웠던 곳으로 그때 돌로 설치한 진지와 방어시설의 흔적 등이 남아

있다.

 

8. 관음사 4.3유적

진지와 방어시설을 둘렀던 흔적들이 남아 그때의 참상을 아련히 속삭인다.

 

9. 천왕문에서 경내로 인도하는 숲길

 

10. 남쪽에서 바라본 평화대불 뒷쪽 연못

 

11. 평화대불 뒷쪽 연못

연못 주위로 고운 색채의 연등을 빙 둘렀으며, 연못 한복판에는 높이가 있는 작은 섬을 띄워놓아 관세

음보살을 배치했다.

 

12. 외로운 섬처럼 자리한 관세음보살상

관세음보살로 인도하는 길은 없다. 용무늬가 새겨진 돌다리가 있지만 그와 조금 가까워질 뿐이지 결

코 그의 앞까지는 인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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