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삼척시립박물관에 들어있는 고천리 석조불좌상

삼척의 대표급 명소이자 관동8경의 일원인 죽서루 서남쪽 오십천 너머에 삼척시립박물관이 있다. 삼
척 지역의 역사와 문화, 문화유산, 지리, 생활을 머금고 있는 이곳은 삼척시에서 세운 시립박물관으로
다른 시립/국립/군립박물관과 비슷하게 입장료가 없는 무료의 공간이다. (관람시간 9~18시, 입장시간
9~17시)

박물관 내부 유물은 사진 촬영이 가능하나 그들을 모두 담지는 않고 크게 구미가 당기는 일부만 담아

본글에 소개한다.

 

삼척은 옛 조선(고조선)이 천하를 다스리던 고대 시절에는 옛 조선의 영역이었고, 옛 조선이 흩어진

이후에는 삼척을 중심으로 실직국이란 작은 나라가 있었다고 전한다. 옛 조선이 사라지고 마한, 진한,

변한으로 이루어진 삼한이 생겨나 천하를 지배했는데, 그 삼한은 땅 크기가 4천리가 넘었다. 실직국도

그중의 하나에 속했으나 정확히 누구의 영역인지는 알 수 없다. (마한, 진한, 변한의 정확한 영역은 아

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음, 다만 4천리란 크기를 통해 남한과 북한, 만주, 요서까지 이르렀을 것으로 여

겨짐)

삼한시대 이후 고구려에 속했다가 신라, 고려, 조선을 두루 거쳐 지금에 이르며, 1986년 삼척군의 중심

지인 삼척읍이 삼척시로 승격되었고, 1994년 삼척군과 합쳐져 지금에 이른다.

 

이곳 박물관에는 비지정문화유산 외에도 고천리 석조불좌상, 홍서대 등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지닌 존

재들도 여럿 신세를 지고 있다. 그중 고천리 석조불좌상은 전체 높이 50cm, 불상 높이 27.5cm의 작은

불상으로 원래는 미로면 고천리 대방골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업어왔다.

광배와 불상, 대좌가 모두 하나의 돌로 조성된 것으로 윗쪽이 뾰족한 광배에 돋음새김으로 불상이 새겨

져 있다. 불상 머리에는 굵은 나발을 지닌 육계(무견정상)가 솟아있고, 광배와 함께 목 부분이 절단된

것을 보수했는데, 세월을 예민하게 탄 탓에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하지만 특별히 큰 상처는 없어서 형태

는 거의 완전하다.

커다란 육계와 양감 있는 얼굴, 좁은 이마,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짧은 목 등을 통해 고려 때 석불로 여

겨진다.

 

 

2. 울릉도 도형(울릉도 지도)

1702년에 삼척포진을 관리하던 삼척영장 이준명이 울릉도를 돌아보고 작성한 지도로 여겨진다. 삼척
포진은 관동의 9개군과 멀리 울릉도와 독도, 그 주변 해역까지 관리했는데, 이준명은 동해바다를 건
너 울릉도에 들어가 그곳의 지형을 그린 지도와 거기서 가져온 자단향, 청죽, 석간주, 어피 등을 조정

에 진상했다.

 

울릉도는 세종 시절까지 사람이 살았으나 세종이 유민 방지를 이유로 공도 정책을 적용하면서 울릉도

에 있던 사람을 2차례에 걸쳐 모두 본토로 강제 이주시켰다. 오히려 사람을 보내 섬을 지켜야 될 판에
사람을 빼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이후 빈섬으로 버려진 울릉도에 왜열도 애들이 어로, 나무

벌채 등으로 종종 기웃거렸고, 안용복이 그들을 내쫓으며 울릉도와 독도를 지킨 일화는 유명하다.

고종은 1882년 울릉도에 적용된 공도정책을 폐지하고 1883년 백성들을 보내 울릉도를 개척하면서 다

시 유인도가 되었다. (울릉도는 처음에 강원도에 속했으나 나중에 경상북도로 변경됨)

 

3. 홍서대(가운데)와 홍서대를 보관하는 함(왼쪽), 그리고 어사홍서대기적(오른쪽)

홍서대는 조선 때 관리가 평상복과 관복에 두르던 띠이다. 한지를 여러 겹 아교로 붙여 띠를 만들고,

물소 뿔을 얇게 다듬어 오려 붙였으며, 앞에는 장착을 위한 금속구가 달려 있다.

 

이 홍서대는 1393년에 제작된 것으로 삼척이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인 목조의 외향이자 그들의 무덤

인 준경묘, 영경묘가 있는 곳이라 하여 특별히 '부'로 승격시키고 이 홍서대를 삼척 고을에 내려 두고

두고 봉안토록 했다.

허나 장대한 세월의 거친 흐름으로 홍서대가 감쪽 같이 사라졌는데, 1753년 삼척부사 이협이 관아 옛

터를 손질하다가 사라진 홍서대와 기책을 발견하고 조정에 보고했다. 이에 영조가 친히 '홍서대기'를

써서 함에 새겨 삼척에 내려보내니 삼척부사가 삼척부 관청 뒤에 홍서대각을 따로 만들어 봉안했다.

1875년 삼척김씨재사인 보본단 경내로 옮겨져 보대운한각에 보관했다가 2004년 9월 삼척시립박물관

에 보관을 의탁하면서 현재 박물관 수장고에 들어있다. 전시실에 나온 홍서대와 관련 유물은 아쉽게

도 모두 복제품이다.

 

4. 갈천리 모과나무 (삼척시 보호수)

박물관 뜨락에 있는 갈천리 모과나무는 600년 이상 묵은 늙은 나무이다. 고려 공민왕 시절에 삼척심씨
의 시
조인 심동로가 삼척 교동 갈천리에 터를 잡았고 그의 손자인 심원복이 삼척현감으로 재임하여 이

모과나무를 식재했는데, 나무의 보우 떄문인지 삼척심씨 가문은 크게 번창했다.

 

나무의 둘레는 3m, 키는 10m 남짓으로 원래 교동 갈천리에 있었으나 삼척심씨에서 나무를 새로 지어

진 박물관에 기증하면서 나무를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하여 박물관 개관일인 2000년 3월 29일 이곳

으로 옮겨져 박물관 뜨락을 한층 살찌워 주었다.

제자리를 떠나 새로운 곳에 뿌리를 내린 그는 지금까지 별탈없이 지내고 있으며, 주변에 시원한 그늘

을 드리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