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에서 만난 간송 전형필 선생의 흔적들, 방학동 전형필 가옥 ② (우송 추모조각, 옥정 우물, 전명기와 간송 전형필 부자 묘역)

 

1. 전형필 가옥 본채의 뒷뜨락

도봉산 숲속에 있는 전형필 가옥(간송 가옥, 간송 옛집)은 1890~1900년대에 지어진 100여 년 묵은

기와집이다. 이곳은 간송 집안이 도봉구와 경기도 북부, 황해도에 있는 전답 관리 및 거기서 나온

소출을 관리하고자 간송의 종숙부이자 양부인 전명기가 세운 집으로 집 뒷쪽에 전명기와 전형필 부

자의 무덤이 있어 이들 무덤을 관리하고 제사를 지내는 재실의 역할도 하였다.

 

20세기 말에 집이 크게 퇴락된 것을 2011년 가을에 그 시절 도봉구청장인 이동진이 북한산둘레길

방학동길을 걷다가 발견했다. 처음에는 집의 정체를 몰랐으니 확인해 보니 간송 집안의 기와집이

아니던가.

하여 도봉구는 간송 후손들에게 집을 잘 가꿔보자고 제안하면서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을 신청했

다. 그래서 2012년 12월 14일 등록문화재(등록문화유산)의 지위를 얻게 되었으며, 2013년부터 2년

동안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함께 가옥의 원래 모습을 되찾는데 주안점을 두고 크게 보수를 벌여 2015

년 9월 11일 간송 부자의 묘역과 함께 천하에 그 문을 열었다.

도봉구의 새로운 명소로 바쁘게 살고 있는 이곳은 본채와 대문, 부속건물, 뜨락을 지니고 있으며, 가

옥 뒷쪽에는 전명기, 간송 부자의 묘역이 있다.

 

본채 뒷쪽에는 뒷뜰과 굴뚝, 그리고 자연과 지형을 그대로 살린 꽃계단식 정원이 있다. 정원에는 여

름 제국의 후광을 받은 수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는데, 봄에는 봄꽃이 화사하게 향연을 펼치고, 늦

가을에는 단풍의 고운 향연이 펼쳐진다.

 

2. 수풀과 꽃으로 무성한 뒷뜰 정원과 키가 큰 굴뚝

 

3. 우송 추모조각

간송 전형필의 장남인 우송 전성우(1934~2018)를 추모하고자 근래 지어진 작은 석물이다. 전성우는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보성중고등학교 이사장을 지냈으며, 부친의 뜻을 받들어 간송미술관의 문화유

산을 보존, 연구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4. 작고 귀여운 모습의 우송 추모조각

 

5. 본채 뒷뜰에서 뒷쪽 언덕으로 올라가는 숲길

작은 나무 의자가 있는 숲길 오르막 너머에는 굳게 닫힌 기와문이 있다. 기와문 너머는 도봉산 숲으로

이 숲길과 기와문은 접근이 통제되어 있다.

 

6. 본채의 동쪽 기와문

기와문은 굳게 닫혀 있으나 본채 서쪽 기와문이 열려 있어서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

 

7. 고즈넉한 모습의 간송 가옥 본채와 굳게 잠긴 동쪽 기와문

 

8. 가옥 본채 뒷쪽의 푸른 공간과 간송 부자의 묘역

푸른 잔디가 잔잔히 입혀진 푸른 공간 너머 언덕에 간송 부자의 묘역이 깃들여져 있다.

 

9. 옥정 우물을 품은 1칸짜리 우물각

 

10. 옥정 우물

100여 년 묵은 우물로 간송 가옥의 식수를 책임졌던 존재이다. 전형필이 이 우물을 얼마나 애지중지

했던지 우물 이름을 '옥정'이라 했는데, 우물 깊이는 6m 정도이며, 자연석으로 매우 정교하게 공돌

쌓기를 했다.

2016년 간송 가옥 개관 1주년을 기념하고자 우물 허공에 우물각을 세우고 경후 김단희가 쓴 '玉井'

현판을 달았으며, 현재는 죽은 우물이라 우물 주둥이를 굳게 봉했다.

 

11. 전명기, 간송 전형필 부자의 무덤

저 푸른 언덕 위에 전명기와 간송 내외의 무덤이 있다. (전명기는 간송의 종숙부로 그에게 아들이 없

자 그의 양자로 들어갔음, 간송의 친부는 '전영기'임)

무덤은 봉분이 전부로 그 흔한 묘비, 묘표도 없으며, 묘역 밑에는 다른 곳에서 가져온 장명등과 석양

을 두었다. 그것이 무덤을 수식하는 석물의 전부이며, 묘역 접근은 통제되어 있다.

 

우리집(도봉동)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간송이란 크나큰 위인의 무덤이 있다니 은근 놀라면서도 한편

으로는 매우 든든하고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12. 옥정 우물에서 바라본 돌담에 감싸인 간송 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