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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고즈넉한 도서관, 화동 정독도서관 (구 경기고등학교, 정독도서관 회화나무, 무궁화)
도봉산고양이 2024. 10. 26. 01:00
1. 정독도서관 본관 (구 경기고등학교)
북촌한옥마을의 한복판인 화동에는 서울 사람들의 오랜 지식 쉼터인 정독도서관이 있다. 화동은 화개
동(花開洞)의 줄임말로 조선 때 과일과 화초를 관장하고 궁궐에 조달하던 장원서(掌苑署)란 관청이 있
었다.
정독도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중등교육기관인 경기고등학교가 있던 곳으로 1900년 10월 고종의 칙
령으로 개교한 관립중학교에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이곳에는 갑신정변(1884년)을 일으켰다가 떨려난 김옥균과 서재필의 집이 있었으나 갑신정변 이후,
나라에서 싹 몰수했으며, 1900년 관립중학교 부지에 포함되면서 집은 사라졌다. 개교 때 지은 건물의
정면 삼각지붕 벽면에 태극기를 교차하여 그린 것으로 유명했으며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
~1949)가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다.
1906년 관립한성고등학교로 개편되고 왜정 때는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로 바뀌었으며, 본관 뒤쪽에 있
던 을사5적의 하나로 악명이 높은 박제순의 집을 땅을 바꾸는 조건으로 매입하여 평탄작업을 벌였다.
이때 기존3,000평에서 11,000여 평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도서관 건물로 쓰이고 있는 옛 경기고교 건물은 1938년에 지어진 것으로 경기고가 1976년 청담동으로
둥지를 옮기자 서울시에서 그해 1월 옛 건물과 땅을 사들여 1년 간 손질을 거쳐 1977년 1월 4일 서울시
립정독도서관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현재 50여 만 권의 서적과 2.7만점의 비도서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도서관 남쪽 건물을 손질하여 서
울교육박물관으로 삼았다.
서울에서 어느 정도 공부 좀 했다는 사람은 꼭 거쳐갈 정도로 역사와 유서가 깊은 서울 제일의 도서관으
로 단골이 많으며, 다른 도서관과 달리 뜨락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또한 나무가 많아서 굳이 공부나
서적 대출이 아니더라도 산책이나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하여 북촌의 주요 꿀명소로 관광객들
의 발길이 상당해 이 땅에서 처음으로 관광지화된 도서관이기도 하다.
게다가 보호수로 지정된 늙은 회화나무와 여러 역사의 현장들, 오래된 우물 등이 있어 옛 볼거리도 넉넉
하며, 도서관 본관 앞에는 네모난 분수대도 있어 종종 분수쇼를 보인다. (예전에는 종친부터에서 넘어온
경근당과 옥첩당도 있었으나 2013년 말에 제자리로 돌아갔음)
2. 정독도서관의 너른 잔디밭 (옛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이 있던 곳)
지금은 푸른 초원 같은 허전한 모습으로 있지만 저 자리가 바로 종친부 건물인 경근당과 옥첩당이
1981년부터 2013년까지 샛방살이를 했던 현장이다.
이곳에 꽉 차게 들어앉은 그들(경근당, 옥첩당)을 보던 것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그들이 2013년 제
자리로 돌아가면서 그 자리는 완전한 잔디밭으로 녹아들었다. 언제 그 건물들이 있었냐는듯이 말이
다.
3. 정독도서관 회화나무
서울시 보호수의 지위를 지니고 있는 이 나무는 약 320년 묵은 것(2000년 6월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추정 나이가 300년)으로 높이 11m, 둘레 3.6m의 덩치를 지녔다.
이곳을 거처간 건물과 인물이 한둘이 아니라 정신이 없지만 회화나무만은 그 자리를 계속 지키며 이
곳에 깃든 이야기 보따리를 마음껏 풀어준다. 또한 시원한 그늘까지 드리우며 점점 천박하게 변해가
는 이 땅의 민중들에게 독서과 교양을 장려한다.
4. 정독도서관에서 만난 어여쁜 무궁화 1송이
살색 피부의 무궁화가 아주 탐스럽게 피었다. 무궁화는 우리의 오랜 국화로 여름과 가을에 아주 흔하
게 만날 수 있는 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주목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무궁화 관련 축제
나 행사, 그리고 무궁화 관련 명소들이 거의 없는 실정임)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우리 것을 축소 왜곡 폄하시키는 친일 패거리들의 교육과 역사, 언론의 영향이
크다. 심지어 코레일에서는 오랜 세월 운행하던 무궁화호 열차를 열심히 없애고 있다.
(기존 무궁화호 열차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새로운 열차를 계속 만들어 보충해야됨에도 지나친 KTX
떡칠 정책으로 계속 외면을 당했으며, 그나마 보충된 열차는 무궁화호가 아닌 'ITX마음'이란 이상한
이름을 붙여서 새마을호 운임을 받아먹고 있음)
5. 나무와 잔디가 넉넉하게 깔린 정독도서관 뜨락과 구름이 예술인 초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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