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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 중앙정보부장 공관 (현 문학의집 서울)

남산제1호터널 북쪽 입구이자 서울소방재난본부 주변에는 그 이름도 후덜덜한 옛 중앙정보부 소

속 건물들이 10여 채 산재해 있다. 그중에서 제법 비싸게 생긴 2층 양옥이 중앙정보부장이 생활하

던 공관이다.

 

남산 북쪽 자락에 자리한 이 공관은 1961년에 지어진 것으로 1981년까지 중앙정보부장의 관저로

쓰였다. 연면적 596.39㎡, 건축면적 337.75㎡,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여기서 생활한 중앙정

보부장은 김재규와 이후락, 김형욱 등 11명에 이른다.

중앙정보부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로 간판을 바꾸었고, 1995년 서초구 내곡동 대모산 남쪽 자

락으로 둥지를 옮겼는데, 그때부터 6년 동안 완전히 방치되는 신세가 된다. 한때 철거 이야기도 나

왔으나 서울시에서옛 유물로 보존해 후대에 경각심으로 삼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이들을

접수했으며, 2001년 10월 크게 손질하여 전시, 문화공간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2005년 10월 증축하여 1층은 세미나실과 전시공관, 2층은 사랑방과 회의실, 집필실로 속세

에 개방하고 있다. 현재 이곳의 간판은 문학의집(문학의집 서울)이며, 2013년 서울시에서 서울미

래유산으로 지정했다. 서울미래유산이란 국가 지정문화유산이나 지방문화유산, 등록문화유산으

로 지정하기 애매한 195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 존재들(건물, 집, 문학작품 등) 중 싹수가 큰 것

들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2009년 3월에 서울시가 옛 중앙정보부 건물들을 모두 부시고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추진하

려 했으나 대한제국 시절 통감부터가 발견되면서 그 계획은 흔쾌히 취소되었다.

 

현재 공관 건물과 주변 건물은 개방되어 있으나 공관 내부는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다. 내가 갔을 때

는 그 시간을 놓쳐버려서 이렇게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2. 고급 분위기가 빵빵 터지는 옛 중앙정보부 공관 (문학의집)

중앙정보부장이 머물고 일하던 관저이다. 뜨락에 나무도 있고, 잔디도 심어져 있어서 고급 주택 분위

기가 무지하게 풍긴다. 게다가 이곳은 남산 숲에 묻혀 있어서 외부에서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3. 옛 중앙정보부 공관의 정면 모습

어렸을 적에 이런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비록 이만한 정도는 아니어도 그 소원은 1/3

정도 풀었다.

 

4. 문짝이 사라진 열린 모습의 옛 중앙정보부 공관 정문

이곳에는 공관 등 중앙정보부에 딸린 건물이 10여 동 있다. 지금이야 열린 공간으로 있지만 안기부가

남산을 뜨기 전까지 이 일대는 철저히 금지된 곳이었다. 그 금지된 곳이 장대한 세월의 거친 흐름 앞

에 싹 해방된 것이다.

 

5. 나무들을 앞에 내세운 옛 중앙정보부 공관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