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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암사 수마노탑

수마노탑은 정암사의 오랜 명물이자 꿀단지로 정암사 경내 남쪽 벼랑 위에 고고하게 자리해 있다. 보

통 절의 중요한 석탑은 법당 앞이나 중요한 건물 앞에 세우기 마련이나 이곳은 그 좋은 자리를 버리고

경내에서 조금 떨어진 벼랑 위에 두었는데, 이는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보충하려는 '산천비보' 사상과

사리신앙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곳은 정암사 법당인 적멸보궁의 바로 뒷산으로 경내에서 4~5분 정도 낑낑 올라가야 된다. 올라가는

길이 제법 각박하여 그 각박함을 순화시키고자 계단길과 손잡이용 난간을 닦았으나 그래도 힘든 것은

비슷하다.

 

이 탑은 정암사를 세운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전한다. 선비족 나라인 당나라에서 신라로 귀국할 때 서

해바다 용왕이 그의 명성을 듣고 마노석을 듬뿍 안겨주면서 탑을 세워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마노'

란 석영에 속하는 보석으로 바다 용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서 푸른 마노석의 석탑이란 뜻의 '수마노

탑'이란 이름을 지니게 되었다고 전한다.

허나 탑을 이루는 암석은 마노가 아닌 칼슘과 마그네슘의 탄산염인 돌로마이트이며, 탑의 푸른색 피

부가 사람들의 입과 입을 거쳐 마노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서 차곡차곡

쌓은 이른바 모전탑이며, 여러 차례 보수를 하다가 고려 때 지금의 탑으로 다시 지어졌다. 1972년에

탑을 해체보수하면서 부처의 사리가 봉안된 사리장엄구와 탑지석 등 많은 유물이 나오기도 했다.

 

탑의 높이는 7층에 9m, 너비는 3.04m로 키와 규모는 큰 편이다. 모전탑에서는 드물게 탑 정상에 금

속 상륜부와 풍경 등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1,000년이 넘은 꽤 늙은 탑이나 건강 상태는 꽤

양호하다. 하여 일찌감치 국가 보물의 지위를 얻었다가 2020년 국보로 승진되었다.

 

2. 수마노탑에서 바라본 작은 천하

수마노탑이 자리한 곳은 해발 900m 고지이다. 여기서는 정암사 경내가 훤히 보이나 주변이 칼처럼

솟은 뫼들 투성이라 보이는 것은 저것이 전부이다.

 

3. 저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수마노탑 1층의 감실 돌문

돌문은 굳게 닫혀있어 감실 내부는 살펴볼 수 없다.

 

4. 탑 앞에 누워있는 연꽃무늬돌

탑의 일부를 이루던 돌로 여겨지나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탑 앞에 두는 배례석으로 보기도 하나 배

례석 치고는 너무 작음)

 

5. 아름다운 맵시를 자랑하는 수마노탑의 위엄

지붕돌 귀퉁이마다 늙은 풍경이 달려있으며, 탑 머리에는 금속 머리장식이 남아있다. 이렇게 풍경이

온전하게 남은 늙은 탑은 천하에서 거의 이곳이 유일하다.

 

6. 동쪽 산길에서 바라본 수마노탑

탑 북쪽과 서쪽은 천길낭떠러지라 추락 위험을 막고자 돌난간을 둘렀다. 탑 주변 공간이 좁아서 많은

사람들이 있기가 어려우며, 정암사 경내와 함백산의 첩첩한 북쪽 산주름이 바라보이나 주변이 온통

높은 뫼들 투성이라 보이는 범위는 매우 좁다.

정암사는 2002년 이후 20여 년 만에 방문으로 정암사는 그새 건물을 많이 늘리는 등 변화가 좀 있었

지만 수마노탑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모습이다.

 

7. 정암사 경내와 수마노탑을 이어주는 각박한 산길

 

8. 정암사 경내를 흐르는 계곡 (정암사 열목어서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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