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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성향교의 정문인 외삼문

보성읍내에 자리한 보성향교는 1397년에 보성군수 김유양이 세웠다. 향교는 조선 조정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국 고을에 세운 국립중등교육기관으로 공자와 맹자 등 두 귀에 익히 익은 동이족 출신 유교

성현과 중원대륙 성현, 신라와 고려, 조선 성현들을 봉안한 대성전과 교육 공간인 명륜당을 중심으로

숙식 공간인 동재, 서재, 대성전의 보조 공간인 동무, 서무 등을 지니고 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파괴된 것을 1602년에 현재 위치에 다시 지었으며, 왜정 시절인 1921년 보성 유

림들이 항일 의거를 펼쳤던 곳이다. 1921년 8월 왜정이 보성향교 문묘대제에 올릴 제주에 대해서 주

세령 위반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멋대로 봉인하는 무례를 범했는데, 이에 유림들이 크게 반발하여 그

런 개짓거리를 저지른 왜인 세리(세금 관리 공무원)인 택전일중을 밧줄에 묶어 잡아와 시원하게 화형
을 시키려
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왜경이 크게 쫄아 당장 향교로 달려가 사죄하며 통구이 직전이었던 택전일중을 데리

고 나왔는데, 바로 다음날 문묘대제를 거행하고 나온 유림 70여 명을 공무집행 방해죄로 검거해 장흥

검사국으로 송치하는 등 왜열도 원숭이다운 안좋은 뒷끝을 보였다. 이에 박태규, 최창순 등이 전국 향

교에 격문을 발송했다.

 

현재 향교 내에는 대성전과 명륜전, 동무, 서무, 동재, 서재 등 향교의 기본 요소는 다 갖추고 있으며,

향교는 개방되어 있어 대성전을 제외하고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향교 입구에 세워진 특이한 귀부와

이수까지 지닌 하마비가 이곳의 백미이니 꼭 살펴보기 바란다.

 

2. 옹기종기 모인 향교 관련 비석들

이수를 갖춘 비석과 지붕돌을 지닌 비석이 적당히 섞여 있다.

 

3. 명륜당

명륜당은 교육 공간으로 정면 7칸, 측면 3칸의 길쭉한 팔작지붕 집이다. 건물 좌우 끝은 석축 위에 있

고, 그 사이 5칸은 허공에 뜬 특이한 형태이다.

 

4. 겨울에게 싹 털린 늙은 은행나무

겨울 제국에게 모든 것이 털린 은행나무가 가지를 높이 쳐들며 애타게 봄의 해방군을 염원한다. 공자

가 은행나무(또는 살구나무) 밑에서 강의를 했다는 일화 때문에 유교에서 은행나무는 아주 중요한 나

무로 애지중지 된다.

 

5. 유림항일사적비

1921년 보성 유림들이 왜정의 무례에 항거한 것을 기리고자 세운 비석이다. (자세한 내용은 제일 앞

부분에서 언급했음)

 

6. 굳게 닫힌 태극마크의 내삼문

내삼문은 대성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허나 대성전은 공자, 맹자 등 성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라 보통 개방된 향교라고 해도 제향일 등 특정날을 제외하면 문을 잘 열어두지 않는다.

 

7. 담장 너머에서 까치발로 바라본 서무

대성전 좌우로 맞배지붕을 지닌 동무와 서무가 자리해 서로를 바라본다.

 

8. 담장 너머에서 까치발로 바라본 동무

 

9. 명륜당 뒷쪽에 있는 전교실(동재)

 

10. 보성향교의 빛바랜 부뚜막

뒷전으로 물러난 녹이 슨 부뚜막 솥이 음식을 숙성시키며 모락모락 연기를 내뿜었던 왕년의 시절을

그리워 한다.

 

11. 명륜당 뒷쪽애 자리한 서재

서재와 동재는 향교 학생들과 선생들의 숙식 공간이다. 명륜당과 지붕이 이어져 있는데, 보통 명륜당

과 별도의 지붕과 집을 쓰지만 이곳은 익랑처럼 붙였다.

 

12. 보성향교 관리사

향교를 지키고 관리하는 사람들의 생활 공간으로 그 서쪽에 바깥으로 나가는 1칸짜리 협문이 있다.

 

13. 위엄 돋는 보성향교 하마비

보통 하마비는 비신이 전부인 단출한 모습의 키도 거의 작은 편이다. 허나 이곳 비신은 어지간한 불망

비, 선정비, 신도비를 쌈싸먹을 정도의 높은 위엄을 자랑한다. 궁궐이나 왕릉에 있는 하마비도 갖추지

않은 귀부와 이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비신에는 '대소인원개하마비'라 쓰여있는데 이는 높고 낮은 사람 모두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다. 허나

세상이 여러 번 엎어지면서 하마비의 지엄한 뜻은 많이 퇴색되었다.

 

14. 하마비와 예불여보성 비석

'예불여보성'이란 호남에서 예(예의)는 보성이 제일이라는 뜻이다. (즉 호남에서 가장 예의가 좋은 고

장)

 

15. 이보다 특이한 모습의 하마비는 있을 수 없다. 하마비 귀부

귀부는 괴물이 커다란 돌에 깔려 엎어져 있는 모습 같다. 귀부라고 해서 용이나 거북 머리는 아닌 것

같으며, 귀부 머리는 석대 위에 자리하여 재미나고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하마

비, 그리고 귀부. 보성향교의 백미이자 독특한 매력 덩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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