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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의문(자하문)의 안쪽 모습

북악산(백악산)과 인왕산 사이 자하문고개에 자리한 창의문(자하문)은 한양도성 4소문의 일원이다.

여기서 4소문이란 동소문(혜화문), 남소문(광희문), 서소문(소의문), 창의문으로 다른 3소문과 달리

창의문은 북소문이라 불린 적이 거의 없다.

 

창의문은 1396년 한양도성을 닦으면서 조성된 것으로 문의 이름인 창의는 '올바른 것을 드러나게 하

다'는 뜻이다. 또한 별칭인 자하문은 성밖 부암동 계곡에서 비롯되었다.

1413년 풍수학자 최양선이 '창의문과 숙정문은 경복궁의 양팔과 같아서 길을 내어 지맥을 상하게 해

서는 안됩니다' 건의하여 1416년 문을 닫아걸었다. 다만 1422년 군인들의 통로로 사용되었고, 1617

년 창덕궁을 보수할 때 이 문을 통해 석재를 운반했다. 또한 문 바깥인 부암동과 신영동, 홍지동 지역

에 왕족과 양반사대부들의 별서와 그들이 즐겨 찾던 경승지가 즐비하여 그들의 은밀한 통행로로 쓰

이기도 했다.

 

1623년 광해군의 정치에 쓸데없이 불만을 품은 서인 패거리의 김유, 이귀, 이괄 등은 세검정에서 칼

을 씻으며 역적질을 모의, 역촌동 별서에 있던 얼떨떨한 능양군(陵陽君, 인조)을 앞세워 도성에 쳐들

어가 광해군을폐위시킨 이른바 인조반정을 저질렀다. 그때 그 반역도당들이 부시고 들어간 문이 바

로 창의문이다. 그래서 문루에는 인조반정을 저지른 작자들의 이름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이 문이 백성들에게 전격 개방된 것은 1741년이다. 그때 훈련대장 구성임이 인조반정 때 의군이 진입

한 곳이라며 성문을 중수하고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문루를 다시 세울 것을 건의해 지금의 문루가

지어졌다.

 

창의문은 한양도성 4소문 중 유일하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서소문은 왜국 통감부가 만든 성벽

처리위원회에서 1908년에 무단 철거하여 정확한 위치조차 아리송하고 동소문은 왜정 때 없어진 것을

근래에 다시 지었다. 남소문인 광희문은 성문만 늙었을 뿐, 문루와 성곽은 1970년 이후에 복원되었다.

그에 비해 창의문은 6.25 시절에도 총탄이 비켜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1958년에 중수한 것

외에는 옛 모습 그대로 정정함을 과시한다. 바로 그런 점이 인정되어 2015년 12월, 국가 보물로 특진

되었다.

 

1960년대 이후 자하문고개를 밀어내고 신작로를 닦았는데, 그 과정에서 문 서쪽 50m 남짓의 성곽이

끊어지게 되었다. 끊어진 구간은 도로 위에 성벽을 세우지 않는 이상은 복원이 어려우며, 창의문 바로

앞에는 북악산길(북악스카이웨이)이 지나가 시야를 제대로 방해한다.

 

창의문은 이 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문의 모습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그만의 매력이자 특징이

2가지 있다. 우선 빗물이 잘 흘러가도록 문루 바깥 쪽에 설치된 1쌍의 누혈 장식이 있다. 이것은 연꽃

잎 모양으로 조각되어 성문의 매력을 수식해주고 있으며, 성문 천정에는 화려하게 날개짓을 펼치는 봉

황 1쌍이 그려져 있는데, 속설에는 봉황이 아닌 닭이라고 한다. 성문 밖 부암동의 지형이 지네를 닮았

다고 해서 비보풍수에 일환으로 그 천적인 닭을 그렸다는 것이다. 그림을 가만히 보면 머리와 목, 날개

는 닭을 많이 닮았고, 몸통과 꼬리는 닭과는 거리가 먼 봉황의 모습 같다.

 

2. 활짝 열린 창의문 (문 안쪽)

창의문 문루와 문루로 인도하는 돌계단은 접근이 통제되어 있다. 다만 문 아랫도리는 늘 개방되어 있

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문 바깥에는 바로 북악산길(북악스카이에웨이)이 높은 성곽처럼 지나가

시야를 완전히 막는다.

 

3. 창의문 성문 천정에 그려진 봉황(혹은 닭)과 소용돌이치는 구름무늬들

 

4. 팔작지붕을 시원스럽게 펄럭이는 창의문의 바깥 모습

 

5. 창의문 안쪽 (남쪽 방향)

왼쪽(동쪽)에 보이는 계단은 북악산(백악산) 주능선 한양도성길과 창의문 안내소로 인도하는 길이다.

여기서 정면으로 뻗은 길은 윤동주문학관 입구로 이어지는데, 이곳의 늦가을 단풍 맛이 아주 일품이

다.

 

6. 늦가을에 푹 잠긴 창의문 안쪽(남쪽) 숲길

 

7. 늦가을 단풍의 처절한 아름다움 속으로 (창의문 안쪽)

 

8. 창의문 안쪽 숲길 (북쪽 방향)

 

9. 창의문 안쪽 숲길 남쪽에 세워진 청계천 발원지 표석

이곳에서 동북쪽으로 150m 떨어진 북악산(백악산) 자락에 약수터가 있다. 그 약수터는 군사구역이라

접근이 통제되어 있어 부득이 그곳에서 가까운 이곳에 표석을 세웠다. 서울 도심의 젖줄인 청계천은

북악산과 인왕산에서 나온 물이 이루어진 것으로 남산과 낙산도 적지 않게 청계천에 수분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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