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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락산 용굴암 (용굴암 금동미륵불상)

수락산 노원골능선(상계1동 노원골에서 도솔봉, 수락산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남쪽 370~380

m 고지에 용굴암이란 작은 암자가 숨겨져 있다.

각박한 산자락에 궁벽하게 자리한 용굴암은 수락산에서 내원암(남양주 청학리) 다음으로 높은 곳에

자리한 절이자 수락산 서울 구역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절이다. 이곳은 1878년에 지어졌다고 전하

는데, 그때는 승려들이 자연산 석굴에 석가여래상을 봉안하여 수행했던 석굴 암자였다. 용굴암이란

이름은 나한전이 들어앉은 석굴에서 비롯되었다.

 

1882년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여주로 급히 줄행랑을 치면서 이곳에 잠시 몸을 숨겼다고 하는데, 그

인연으로 나중에 불사를 지원해 비로소 절의 모습을 이루게 되었다. 하여 절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

에 명성황후 다례제를 봉행해 그 고마움을 매년 두고두고 표현한다.

6.25 시절에는 이곳까지 총탄이 날라와 절이 대부분 파괴되었는데, 1960년대 이후 혜암이 중건했다.

그는 법당을 새로 지었고, 1977년에는 범종각과 범종을 조성했다. 그리고 1983년 재정이 대웅전과 나

한전을 중수하고 석조석가여래좌상과 16나한상을 봉안했으며, 1991년 미륵불상을 새로 마련했다.

이후 각연과 각범이 주석했는데, 각범은 대웅전과 육화당을 중수했다. 대웅전 중수 중에 1935년 박금

강심 보살의 시주로 많은 불사가 이루어졌다는 기록과 다라니가 발견되기도 했다.

 

조그만 경내에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해 나한전, 범종각, 요사채 등 5~6동의 건물이 있으며, 그중 대

웅전이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자리해 있다. 경사가 있는 산자락에 지어진 탓에 자리가 여의치 못해

절 건물이 산자락을 따라 층층히 자리해 있으며, 용굴암의 오랜 존재로 자연동굴에 지어진 나한전을

내세워 나한도량을 내세우고 있다.

절이 150년 정도 묵었지만 나한전이 있는 동굴을 제외하면 늙은 존재는 없으며, 고색의 기운은 싹 사

라졌다. 게다가 절 위치가 산꾼들이 많이 지나가는 자리가 아니라서 경내는 거의 한적해 절간답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용굴암은 이번이 2번째 인연으로 거의 30년 만에 방문이다. 절에서 제일 처음 만난 존재는 1991년에

조성된 미륵불상으로 근래 금동 피부로 개금되었다.

 

2. 범종을 머금은 범종각

범종각은 1977년에 지어진 것으로 같은 해에 마련된 범종이 걸려있다. 하여 매일 2번 은은한 종소리

를 수락산 산자락과 상계3,4동 지역에 꾸준히 날려보낸다.

 

3. 각박한 벼랑에 자리한 용굴암 대웅전

경내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이다. 상계3,4

동이 있는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1983년에 중수한 것으로 건물 바로 앞이 벼랑이다. 하여 그 허공

에 철골로 공간을 만들어 대웅전의 작은 앞뜨락으로 삼았다.

 

4. 용굴암 나한전

용굴암은 나한전이 들어앉은 이 석굴에서 시작되었다. 자연산 석굴을 개조한 것으로 지금은 나한전으

로 살아가고 있는데, 내부에는 1983년에 조성된 석조석가여래좌상과 16나한이 들어있으며, 용굴암은

이들 16나한을 내세워 나한도량을 칭하고 있다.

 

5. 나한전 내부에 봉안된 석조석가여래좌상

어두운 석굴 내부를 인등과 촛불이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

 

6. 석굴로 이루어진 나한전 내부 (석조석가여래좌상과 좌우 벽에 자리한 16나한상)

 

7. 대웅전 내부

대웅전에는 금동석가3존상과 후불탱, 그리고 산신탱 등이 들어있다.

 

8. 용굴암에서 바라본 작은 천하

수락산의 오랜 벗인 불암산과 그 사이에 뉘어진 상계3,4동 지역, 그리고 멀리 아차산~용마산 산줄기

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9. 용굴암 범종각 밑 (수락산 등산로 방향)

 

10. 용굴암 종무소

종무소 앞에는 산꾼과 나그네, 절을 찾은 중생들을 위해 따뜻한 한방차와 커피(커피자판기), 식수를

비치해두었다. (나는 커피와 한방차 1잔씩 섭취했음)

 

11. 전망 좋은 집, 용굴암 요사채

바위 벼랑 사이 각박한 곳에 2층짜리 팔작지붕 집을 올리고 요사채 및 선방으로 삼았다. 비록 자리는

궁색하지만 앞이 확 트인 벼랑에 위치한 탓에 전망은 좋다.

 

12. 정겨운 풍물시, 검은 피부의 가마솥 부뚜막

용굴암은 여기서 밥과 국을 짓고 있다. 요즘 이런 풍경을 보기가 너무 어려운 실정인데, 서울 산사에

서 이런 풍경을 보니 무지하게 반갑다. 저들을 보니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단양 외가집의 부뚜막

가마솥이 생각이 난다. 그 가마솥에서 만든 밥과 국은 정말 진국 그 자체였지.

 

13. 용굴암 경내 (대웅전과 그 밑에 자리한 종무소)

 

14. 시커먼 피부의 똥배 포대화상

포대화상의 매력 포인트인 똥배를 문지르며 소원을 내밀면 득남 또는 소원 성취가 된다고 한다. 사람

들이 그의 똥배를 얼마나 문질러댔는지 정말 반질반질하다.

 

15. 용굴암에서 속세로 내려가는 산길 (학림사 방향)

용굴암에서 속세로 가는 길은 용굴암골과 수락산석천공원으로 내려가는 길과 학림사를 거쳐 가는 길,

그리고 노원골능선을 통해 수락산역과 상계1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빨리 속세로

이어지는 길은 용굴암골~학림사 경유 길로 나는 학림사 경유 길을 통해 당고개역으로 내려갔다.

 

16. 학림사로 내려가면서 만난 기묘한 바위 (바위 이름은 없음)

생김새가 난해한 크고 견고한 바위가 산길에 떡하니 자리해 조촐하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의 피부

에는 주름선과 파인 부분이 적지 않은데, 학림사에서 용굴암으로 올라가는 길목이고 생김새가 꽤 특

이하여 오랫동안 산악신앙의 현장으로 살았을 것이다. (바위에 돌을 얹히면서 산신에게 소원 빌기, 돌

탑 쌓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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