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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문사의 오랜 상징이자 백미,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의 일원으로 크게 추앙을 받고 있는 보문사 경내에서 낙가산으로 난 418계

단을 오르면 그 계단의 끝에 장대한 모습의 눈썹바위와 그 바위에 몸을 의지한 커다란 마애석불좌

상이 모습을 비춘다. 마애불이 몸을 기댄 바위 위쪽에는 특이하게도 암석이 눈썹처럼 앞으로 돌출

되어 있어 100년 동안 마애불의 우산 역할을 해주었는데, 그로 인해 석불의 건강은 여전히 청신호

이다.

 

이 석불은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였던 이화응과 당시 보문사 주지인 배선주가 관음성지의 명

성을 견고히 다지고자 조성한 것이다. 왜정 때 조성된 불상의 일원이자 가장 규모가 큰 석불로 그의

얼굴을 보면 조금은 우울해 보이는데, 이는 1920년대 어둠의 시기를 살아야 했던 중생들의 근심어

린 얼굴을 모델로 한 듯 싶다.

 

마애불의 정체는 관세음보살로 소망을 들어주기로 명성이 자자하여 기도 수요가 넘쳐 나며, 불상 앞

에 닦여진 예불 공간에도 언제나 중생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서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어 그

풍경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고 만다. 여기서 바라보는 낙조는 김제 망해사, 변산 월명암(月明庵)의 낙

조와 버금갈 정도로 그 찬란함을 자랑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대자연 형님은 이곳에 저런 멋드러진 바위를 만들었고, 20세기 초반 이 땅

의 사람들은 관세음보살상을 조성하여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눈썹바위 마애불이 탄생하게 되었다.

보면 볼 수록 눈썹바위의 모습은 신기해 절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산악신앙의 장소로 쓰였던 듯 싶다.

 

마애불의 높이는 약 9.2m, 폭은 약 3,3m이다. 앙련으로 구성된 대좌 위에 선정인을 하며 앉아 있으

며, 선정인 아래 다리는 옷에 덮여 있는 방식으로 처리되었는데 현실감이 조금은 떨어지는 것 같다.

다만 못생긴 발바닥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저 석불이 결가부좌로 앉아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법의를 입고 있으며 가슴 부분에는 특이하게도 '卍' 마크가 새겨져 있어 이채롭다. 둥근널쩍한

그의 얼굴은 시름에 잠긴 듯, 별로 유쾌한 인상은 아닌 것 같으며, 그의 손 위에는 조그만 정병이 하

나 놓여져 있으니 이는 관세음보살이 좋아하는 감로수 병으로 물방울이 들어가기도 버겨울 정도로

정병의 크기가 너무 작다.

머리에는 보관이 씌워져 있으며 이마 가운데로 백호가 찍혀 있고, 지그시 감은 눈, 커다란 코와 입술,

풍만해 보이는 얼굴살, 그리고 해학적 분위기의 길쭉한 귀가 있다.

 

석불의 우산 역할을 하는 눈썹바위에서 바다를 향해 약간 튀어나온 암석 아래에 무지개 모양처럼 돋

음새김이 된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사람들의 손길이 미친 흔적들로 무엇을 새길려고 했는지는 모르

겠다. 아마도 그를 더욱 장엄하게 연출하고자 저곳까지 모험을 감행했던 모양이다.

 

2. 눈썹바위에 비스듬하게 몸을 기댄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눈썹바위에 장대한 몸을 기대며 서해바다를 굽어본다. 그 앞에는 예불을 보려는 중생들로 거의 발 디

딜 틈이 없다.

 

3.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의 장대한 정면 모습

 

4. 마애석불좌상 옆에 새겨진 글씨와 문양

불상 옆에는 '造佛華應禪師'라 쓰여 있어 이화응 선사가 조성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華嚴會上八部四王衆(화엄회상필부사왕중), 南無華嚴會上欲色諸天衆(나무화엄회상욕색제천중), 華

嚴會上護法善(화엄회상호법선신중)'이라 새겨져 있다.

 

5.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에서 바라본 천하

보문사를 후광으로 삼은 매음리 마을과 서해바다, 주문도, 볼음도 등이 두 망막에 들어온다. 이곳은

서쪽으로 확 트여있고,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어 일몰 풍경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그로 인해 서

해바다에 대표적인 일몰 명소로 크게 추앙을 받고 있다.

 

6.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에서 바라본 보문사 경내와 매음리 마을, 그리고 418계단

보문사 경내에서 보문사 마애불을 친견하려면 조금은 각박하게 펼쳐진 418계단을 올라가야 된다. 보

문사에 왔다면 마애석불좌상은 꼭 봐야 나중에 명부(저승)에 가서도 꾸중을 듣지 않는데, 그러다 보

니 계단을 오가는 인파가 거의 끝이 없을 지경이다.

 

7.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의 위엄

 

8. 기이한 모습의 눈썹바위

 

9. 보문사 마애석불좌상과 눈썹바위의 위엄

 

10. 확대해서 바라본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11. 보문사 마애석불좌상과 작별을 고하다

석모도 보문사는 이번이 3번째 인연이다. 그중 2회는 배를 타고 들어왔고(석모대교가 개통되기 이전),

그리고 이번 3번째 방문(석모대교 개통 이후)은 강화읍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조금은 편하게 들어왔으

니 정말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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