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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천 안흥지와 애련정

온천수를 이용한 이천미란다호텔 북서쪽에 이천의 도심 명소인 안흥지와 애련정이 자리해 있다. 이

곳은 이천시내 한복판으로 안흥지란 너른 못을 중심으로 한 시민공원인데, 못 한복판에 작은 섬을

살짝 띄워 애련정을 두고, 연못 주위로 숲과 산책로를 상큼하게 닦아놓았다.

안흥지의 원래 이름은 안흥방죽으로 애련정기에 따르면 1456년에 애련정을 중수하면서 주변 습지

를 개조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허나 신라 후기 이전부터 농사용 물을 충당할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는 견해도 있어서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나이 판단이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늙은 못

이다.

 

오랫동안 이천 사람들과 이천 고을 관리, 수령들의 쉼터로 살아왔고, 1970~80년대에는 연꽃이 가

득해 여름에는 연꽃의 향연이 달달하게 펼쳐지기도 했다. 허나 지나친 개발의 칼질로 인해 연못 주

변 수원이 고갈되면서 연못은 거의 폐허 상태가 되버렸다. 하여 한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

하다가 이천시에서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아 1997~1998년에 대대적으로 손질했고, 이천 시민들의

헌수운동까지 받아가면서 옛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이렇게 다시 태어난 안흥지는 이천 도심의 대표 명소이자 시민들의 쉼터로 바쁘게 살고 있으며, 이

천 시내를 여러 번 와봤지만 이번에 처음 인연을 짓는다.

 

2. 안흥지 북쪽 산책로에 배열된 늙은 비석들

이천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이천 고을 수령과 경기도 관찰사의 선정비와 불망비, 기타 여러 목적으

로 세워진 늙은 비석들로 안흥지를 크게 손질하면서 이곳으로 싹 집합시켰다. 지붕돌 비석과 대머리

비석, 이수를 지닌 비석 등 모양도 다양하며, 비석 앞에는 비석의 사연을 머금은 안내문을 달아놓았다.

 

3. 안흥지 북쪽 부분과 안흥지를 거울로 삼은 주변 건물들

 

4. 애련정이 있는 섬으로 인도하는 다리 (안흥지)

 

5. 애련정 (이천시 향토문화유산)

안흥지의 상큼한 양념인 애련정은 안흥지 섬에 들어있다. 원래 이천 고을 객사 남쪽에 있던 정자로

언제 지어졌는지는 전하지 않으나 1428년에 중건했다고 하니 아마도 고려 중/후기부터 있었던 모양

이다.

1456년 이천부사 이세보가 정자를 중건하고 정자 주변 습지를 손질해 안흥지(안흥방죽)란 못을 닦아

연꽃을 심었는데, 이때 신숙주에게 정자 이름을 부탁해 애련정이란 이름을 얻었다.

 

월산대군 이정(성종의 형)과 서거정, 조위 등 많은 문인들이 정자 섬돌이 닳도록 찾아와 이곳을 찬양

하는 시를 지었고, 임원준과 김안국은 각각 애련정기와 애련루기를 지었으며, 1528년에 중종 임금이,

1688년에는 숙종, 1779년에는 정조 임금이 여주 영릉(세종의 능)을 찾으면서 이천행궁에서 잠시 머

물러 붉은 연꽃이 어우러진 안흥지와 애련정을 둘러보았다.

 

1907년 천하 곳곳에서 왜군을 토벌하려는 의병이 크게 일어났는데, 이천에서 의병과 왜군이 격전을

벌였다. 그때 왜군은 의병을 진압한다며 엉뚱하게도 이천 고을에 483가구를 불태운 이른바 총화사건

을 저질렀는데, 그때 애련정도 덩달아 사라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1998년 이천시에서 안흥지를 손질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현 자리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정자인 애련정을 복원, 재현하여 지금에 이른다.

 

애련정은 이천시 향토문화유산의 지위를 지니고 있으며, 정자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된다. 정

자 주변으로 버드나무가 자리해 운치를 돋구며, 연못에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 맛이 아주 좋다.

 

6. 애련정 주변에서 바라본 안흥지 북쪽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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