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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월 팽나무군락 (명월리 팽나무군락)

제주 한림읍내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명월리에는 명월 팽나무군락과 명월대 등의 늙은 명소들

이 깃들여져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목말라했던 곳으로 이번에 새별오름을 가면서 그 후식용으로 찾은 것인데, 새별

오름에서 명월대는 10km 정도 거리로 매우 가까우나 바로 연결되는 버스편이 없다. 제일 빨리 가

는 방법은 동광육거리에 있는 동광환승정류장에서 명월상동 경유 한림읍으로 가는 783-1번 시내버

스를 타는 것이나 이 노선은 명월대가 있는 명월리 중심부로 가지 않는다. 하여 명월상동에서 내려

서 785번 시내버스로 환승하거나 2km 정도 걸어가야 된다.

하지만 운행횟수가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는 수준이다. 마침 버스 시간도 무지하게 맞지 않아서 할

수 없이 서귀포시내버스 752-1번으로 대정읍내로 이동하여 대정환승정류장에서 제주급행버스 102

번으로 환승해 한림읍으로 이동, (이 구간은 제주 202번을 이용해도 됨) 그리고 제주 785번으로 명

월리로 이동했다. 그야말로 대정, 고산, 한림으로 무려 50km 이상을 뱅뱅 돌아서 간 것이다.

 

명월리는 제주도에 대표적인 양반마을이자 전통마을로 추앙을 받는 곳이다. 14세기에 명월리에 명

월현이 설치되어 제주도 서부 지역을 관리했으며, 15세기에 제주고씨가 명월성내를 중심으로 거주

했다. 그러다가 진주진씨가 들어와 살았고, 16세기 말에 군위오씨가 진주진씨 집안에 장가든 인연

으로 명월리의 일원인 중동으로 들어와 장차 명월리 지역의 중심 일가가 되었다.

진주진씨 집안으로 장가든 군위오씨는 사냥을 좋아했는데, 어느날 말을 타고 인근 오름으로 꿩사냥

을 나갔다. 그렇게 정신없이 꿩을 찾아 다니다가 아름드리 나무를 마구 베고 있던 진주진씨 노인을

만났는데, 그 노인에게

'나무를 그렇게 많이 베서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물으니

진주진씨 노인 왈 '집을 지으려고 하오'

이에 오씨가 '같이 살고 싶은데 나무를 좀 나눠줄 수 없습니까?' 그러니

진주진씨 노인 왈 '산수 맑은 이곳에 당신들 오씨도 같이 들어와 살면 좋겠소' 그러면서 벤 나무를 흔

쾌히 나눠주었다.

그 연유로 군위오씨는 명월리에 정착을 했고, 그 자손이 번창해 13대에 이르렀다. 나무를 나눠주던

진주진씨가 터전을 잡은 곳은 하동이고, 군위오씨가 새로 마을을 닦은 곳이 중동이다. 하여 이들을

명월하동, 명월중동이라고 부른다. (명월상동도 따로 있음)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7세기 초에 여러 성씨가 명월리에 들어와 대현촌을 이루었다고 한다.

 

2. 명월대와 명월리 팽나무군락을 지나는 옹포천

옹포천은 한림읍 금악리 누운오름에서 발원하여 한림 읍내를 거쳐 남해바다로 흘러가는 하천이다.

제주도에 아주 흔한 현무암 피부의 건천이지만 제주도 서부 지역에서 용천수를 제일 많이 내뿜고 있

어서 하류 부분만큼은 수분이 매우 풍부하다. 그렇게 옹포천이 바다로 내보내는 수분은 하루 3만톤

정도이다. 물론 하류만 물이 풍부하지 중류와 상류는 거의 메마른 모습을 보인다.

 

3. 명월로를 따라 펼쳐진 명월 팽나무군락 (남쪽 방향)

이곳 팽나무군락은 명월중동을 흐르는 옹포천 주변을 따라 펼쳐져 있다. 크고 오래된 팽나무 64그루

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나이들은 최대 400년, 최소 100년 정도이며, 수형이 아름답고 바람에 강하

여 정자를 세우거나 바람을 막는 용도로 많이 싶었다.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와 왜열도, 중원대륙에 분포하는데, 제주도 사투리로는 '폭

낭', '퐁낭'이라 부른다.

 

팽나무 식구들 사이사이로 푸조나무, 산유자나무, 보리밥나무 등이 섞여 있어 긴 가로수나 숲길을 이

루고 있으며, 명월리 지역 양반과 유생들이 앞장서 이곳 숲을 적극 보호했다. 마을 향약에도 '팽나무

의 일지(하나의가지), 일엽(나뭇잎 하나)이라도 손상시킨 자는 목면 반 필을 징수한다' 규정했으며,

풍수지리상으로 '건천(마른 하천)에 나무가 없으면 한기가 재해를 일으켜 마을이 빈촌(가난한 마을)

이 된다'고 하여 꽤 애지중지했다.

 

팽나무군락 그늘 옹포천변에는 명월리 지역 선비와 양반들의 모임 장소였던 명월대가 있으며, 그 옆

에는 잘생긴 돌다리가 있다.

 

4. 명월로를 따라 펼쳐진 명월 팽나무군락 (북쪽 방향)

 

5. 겨울 제국에게 싹 털려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명월 팽나무군락 식구들

 

6. 역사와 문화의 고장, 명월리 안내문

 

7. 명월리 지도

명월리 주변에 있는 상영리와 옹포리, 동명리, 금악리는 원래 명월리의 일원이었다. (20세기 이후 쪼

개짐)

 

8. 명월리 팽나무 그늘에 있는 조그만 현무암 비석들 (재일교포기념비, 향사 창고 건립기념비 등)

 

9. 붉은 입술을 도도하게 드러낸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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