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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응봉교에서 바라본 중랑천 하류와 응봉산

따스한 봄을 맞이하여 서울의 대표 개나리동산으로 추앙을 받는 응봉산을 찾았다. 서울숲으로 이어

지는 응봉교를 건너면서 중랑천 하류와 응봉산의 전경을 사진에 담고 응봉산의 품으로 들어섰는데,
중랑천은 우리 동네(도봉동)를 지나는 하천이라 꽤 익숙하다.

 

2. 응봉교에서 바라본 응봉산의 위엄

응봉산 개나리의 노란 향연을 고대하며 왔건만 간발의 차이로 그 향연을 놓치고 말았다. 개나리는
상당수 지고 대신 벚꽃과 목련 등 다른 꽃들이 성미 급한 그를 대신해 봄의 향연을 계속 이어간다.

 

3. 중랑천 남쪽을 지나는 동부간선도로 (응봉교 방향)

 

 

4. 용비교에서 바라본 응봉산

응봉산은 성동구 한복판이자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에 우뚝 솟은 해발 94m(95m)의 뫼이다. 산
이름인 응봉은 매봉우리란 뜻으로 조선 때 제왕과 왕족들이 매사냥을 즐겼던 곳이다. 1395년에 응봉
산 기슭에 매를 기르는 관청인 응방을 설치해 필요한 매를 충당했으며, 태조와 태종, 세종, 성종이 여
기서 자주 매사냥을 즐겨 꿩과 토끼 등을 사냥했다.

매사냥을 벌였던 곳이라 응봉, 응봉산, 매봉산이라 불렸는데, 산의 모양새가 마치 매의 머리를 닮았
다고 해서 응봉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전해온다.

 

중랑천과 한강이 맞닿은 산 남쪽은 각박한 벼랑으로 우럭우럭하게 생긴 암벽들이 많으며 그들이 마
치 사람이 서 있는 모습처럼 보여 산 밑의 포구를 입석포(선돌개)라 불렀다. 뒤쪽에는 응봉산이, 앞에
는 강이 흐르는 빼어난 경치로 많은 시인묵객들을 홀렸으며,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이라 물고기
도 잘 모여 낚시터로도 이름이 높았다.

월산대군(성종의 형)과 서거정, 성임 등 조선 초에 이름있는 문인들이 서울의 아름다운 풍경 10곳을
선정하여 한도십영이라 칭하고 그에 관한 시를 남기며 격하게 찬양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응봉산
과 관련된 '입석조어(立石釣魚, 입석포에서의 낚시)'이다.

 

응봉산은 남쪽과 동쪽이 한강과 중랑천으로 막혀 경사가 급하고 서쪽은 달맞이봉과 이어져 있으며,
북쪽은 대현산, 금호산, 남산까지 산줄기가 이어져 있다. 비록 개발의 칼질로 키다리 아파트와 주택
가들이 마구 들어서 서로 끊어진 듯 보이지만 엄연히 이어져 있으며, 서울숲에서 응봉산, 매봉산을
거쳐 남산까지 이들을 모두 엮은 도보길이 닦이면서 도시와 산, 숲을 아우른 서울 도심 속의 환상적
인 지붕길(서울숲남산길)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응봉산에 안겨있던 명소로는 관리들의 학습 장려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동호독서당이 서쪽 자락에
있었고, 양반사대부들이 지은 황화정과 유하정 등의 정자가 있었으며, 옥수역 부근에는 국립 얼음창
고인 동빙고가 있었다. 또한 산 남쪽에는 입석포가 있었다. (입석포를 제외하고 모두 사라졌음)

허나 개발이 요란하게 칼춤을 추던 20세기 중/후기를 거치면서 응봉산은 강제 성형수술을 강요 받게
된다. 응봉동과 금호동 지역에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산 북쪽과 동쪽, 서쪽이 개발의 칼질에 난도질을
당했고, 대현산과 이어지던 북쪽은 독서당로가 닦이면서 완전 절벽 수준으로 칼질을 당했다.

 

나는 중학교 시절(1990년대 초반), 여기서 가까운 금호1가에서 여러 해를 살았다. 그때 응봉산은 동
네 우범지대로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못했는데, 그러다보니 가까이 살았음에도 그곳은 거의 쳐다보
지도 않았다.

게다가 산이 나날이 허약해 지면서 모래흙이 자꾸 흘러내리자 그 대책으로 20만 그루의 개나리를 심
었는데 그 개나리가 무럭무럭 자라나 개발의 칼질에 녹초가 된 응봉산을 되살려주었다. 그것이 전화
위복이 되어 도심의 개나리동산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성동구는 1997년부터 응봉산 개나리축제를 벌여 이제는 서울의 주요 봄꽃 축제로 자리를 잡았으며,
매년 1월 1일에는 해돋이행사가 성황리에 열린다.

 

5. 응봉산과 그 밑도리를 지나는 경의중앙선

바위들이 우럭우럭한 모습으로 포진해 있어 응봉산의 경치를 크게 돋군다. 바위들이 마치 사람이 서
있는 모습과 비슷하여 한강, 중랑천과 맞닿은 산 남쪽을 입석포라 불렀다.

 

6. 용비교에서 바라본 응봉산과 경의중앙선 철길

응봉산 밑을 지나는 경의중앙선 철길에 경의+중앙선 전철(문산~수색~용산~청량리~덕소~용문~지
평)과 서울~강릉/동해 KTX-이음 고속전철(무늬만 고속전철), 용산~춘천 ITX청춘열차, 화물열차 등
이 수시로 지나간다. 그래서 이곳은 응봉산, 중랑천과 어우러진 철도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쟁이들의
발길이 빈번하다.

7. 응봉산 밑도리와 경의중앙선, 그리고 중랑천

 

8. 용비교 서쪽에서 응봉산으로 인도하는 남쪽 계단길

응봉산의 각박한 남쪽 벼랑을 극복하여 만든 길로 약간의 개나리와 연분홍 벚꽃, 진달래 등이 나그
네를 맞는다.

 

9. 용비교 서쪽에서 응봉산으로 올라가는 나무데크 계단길

 

10. 응봉산 능선으로 인도하는 남쪽 나무데크 계단길

지그재그로 이어진 계단길을 오르면 바로 응봉산 서쪽 능선에 이른다.

 

11. 남쪽 계단길에서 바라본 서울숲과 중랑천

 

12. 응봉산 남쪽 나무데크 계단길 (용비교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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