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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우산에 들어서다 (용마랜드에서 올라가는 산길)

충익공 신경진 묘역을 둘러보고 용마랜드 북쪽을 통해 망우산(282m)의 품으로 들어섰다. 망우산은

아차산 식구의 일원으로 아차산 산줄기의 북쪽을 이루고 있는데, 산자락에 그 유명한 망우리묘지(망
우리공동묘지)가 넓게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은 서울의 최대 공동묘지로 지금은 망우역사문화공원

으로 이름을 세탁했는데, 그렇다고 공동묘지의 기능이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다. 비록 무덤이 많이

이장되긴 했어도 여전히 7천 기가 넘는 무덤들이 안겨져 있다.

특히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애국지사, 정치인, 문학가, 예술가의 무덤이 적지 않

게 깃들여져 있어 근현대사 무덤 답사지로 크게 명성을 얻고 있다.

 

망우산 주능선에는 고구려가 심은 것으로 여겨지는 망우산1보루, 2보루, 3보루 유적이 있으며, 사색

의 길 등 많은 산길과 서울둘레길2코스(용마,아차산 코스), 용마산자락길, 중랑둘레길, 구리둘레길 등
의 둘레길이 그림처럼 이어져 있어 나들이의 재미를 크게 더해준다.

 

2. 크고 견고한 바위 사이를 지나는 망우산 산길 (용마공원 북쪽~사색의길 구간)

 

3. 망우역사문화공원 사색의길

사색의길은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세탁된 망우리묘지의 중심 길로 2차선 크기의 포장길이다. 망우역

사문화공원 북쪽 시작점인 인물가벽에서 동/서로 순환하는 숲길로 경사도 거의 느긋하고 풍경도 곱다.

공원에 가득 깃든 근현대사 인물의 무덤 나들이는 사색의길을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면 되는데, 일부를

제외하고 어지간한 무덤들은 사색의길 주변에 산재해 있다.

 

망우산2보루와 3보루가 깃든 망우산 주능선은 사색의길 동쪽 구간과 서쪽 구간 사이에 솟아 있는데,
동쪽 
구간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서울둘레길2코스(용마,아차산 코스)가 서쪽 구간의 신세를 지며,
사색의길
남쪽 끝(순환로3거리)에서 망우산1보루와 용마산, 아차산, 용마산자락길로 넘어갈 수 있다.

 

4. 가을에 잠겨가는 사색의길 (이때가 10월이었음)

 

5. 서해 최학송 묘

사색의길 서쪽 구간(인물가벽~순환로3거리)의 남쪽 부분에 왜정 시절 소설가인 서해 최학송의 무덤

이 있다. 길 동쪽 언덕에 자리한 그의 묘는 작은 봉분과 묘비가 전부인 단촐한 모습으로 최학송이란

재는 여기서 처음 접한다.

 

최학송(1901~1932)은 함경북도 성진 출신이다. 극심한 가난으로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두만강 이

북의 북간도에서 방랑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1924년 단편 '고국'이 조선문단에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탈출기(1925)와 홍염(1927) 등 자신이 실제로 겪은 고난을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썼으니

이는 그 시절 문인들의 일반적인 소설과는 크게 차별화되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중외일보 기자와 매일신보 학예부장을 지냈으나 지독한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겨우 31세에 위

문협착증으로 사망하고 만다.

 

그의 장례는 이 땅 최초로 문인장으로 치러졌으며, 미아리공동묘지에 유택을 마련했으나 가족들이

함경북도 회령으로 떠나면서 무덤을 돌볼 가족이 없게 된다. 그렇게 방치되어 오다가 1958년 김광섭

등 여러 문인들이 뜻을 모아 망우리로 이장했지만 이후로도 관리의 손길이 거의 없던 것을 1990년대

부터 정종배 시인이 그의 제자들과 무덤을 돌보고 있다.

사색의길에 있는 문학비는 우리문학기림회가 2004년에 세운 것이며, 2015년부터 최학송기념사업회

가 매년 7월 9일 기일 전후로 추모식을 연다.

 

6. 작가 최학송 문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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