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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구 수성못
수성못은 수성구 두산동에 자리한 너른 호수이다. 이곳은 대구의 오랜 대표급 명소이자 상큼한 호
수공원으로 이 좋은 곳과 오랫동안 인연이 닿지 않다가 근래 여름에 비로소 인연을 지었다. 하지만
수성못에 이른 시간은 햇님의 퇴근시간을 코앞에 둔 19시때라 수성못을 가볍게 반바퀴만 돌고 아
쉽지만 동대구역으로 이동했다.
대구의 대표 호수공원으로 아주 바쁘게 사는 수성못은 1924년 9월에 만들기 시작해 1927년 4월
완성을 보았다. 지금은 수성구 지역이 거의 회색빛 도시로 변해버려 실감은 나지 않겠지만 예전에
는 수성들이라 불리는 경작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수성들의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농업용수는
주변을 흐르는 신천과 범어천에서 가져왔으며, 물은 늘 충분했다.
허나 대구 지역 인구 증가로 인해 용수 부족 문제가 자주 생겨나자 대구부에서 1924년 산에서 흘
러내려오는물을 이용해 상수도 확장공사를 벌여 1925년 4월 준공했다. 허나 그렇게 했음에도 수
성들의 목마름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해 농업용수 부족 위기에 겪게 된다.
하여 수성들의 일원인 황금동에서 화훼농장을 굴리던 왜인 미즈사키린타로가 저수지를 만들자고
제안, 그와 지역 부호인 진희규, 서상춘, 정재학, 강석희 등이 수리조합 창립 발기를 했다. 이에 수
성들 지주와 농민들이 동참했으며, 조선총독부에 민원을 넣어 사업비 지원을 받아냈다.
그렇게 해서 1924년 5월 수성수리조합이 설립되었으며, 조합원은 436명(현지 조선인이 95%), 배
수 구역은 110만평에 이르렀다. 하여 그해 9월 27일 저수지 공사에 들어가 1927년 4월 24일 완성
을 보게 된다. 즉 수성들을 촉촉히 어루만지는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태어난 것이다.
수성못 건립을 제안한 왜인 미즈사키린타로는 저수지 관리인으로 일하다가 1939년 사망했는데,
수성못 주변에 한국식 무덤으로 해주기를 유언해 수성못 남쪽에 한국식으로 무덤을 조성해주었다.
(무덤은 지금도 있음)
6.25시절에는 수성못 주위로 피난민 수만명이 머물기도 했으며, 1983년 수성못을 수성유원지로 삼
아 공원으로 꾸몄다. 1993년에는 대구 최고의 놀이공원으로 아주 짧게 명성을 누렸던 수성랜드가
그 곁에 둥지를 틀기도 했으며, 2001년 수성못 주변에 무질서하게 들어선 포장마차를 정비했다. 그
리고 2007년 천하 최대 규모의 영상음악분수를 못에 심었으며, 2010년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생태
복원사업을 추진해 2013년 생태복원호수로 새롭게 태어났다.
수성못에는 영상음악분수와 수상무대가 닦여져 있고, 못 주변에는 숲길 같은 산책로를 상큼하게 닦
아놓았다. 특히 호수 남쪽에는 제주도 특산물인 왕벚나무를 잔뜩 깔아놓아 봄에는 벚꽃 명소로 크게
명성을 떨친다. 그 외에 생태호안, 전망데크, 생태관찰데크 등을 넉넉히 깔아두었다. 그리고 호수 동
쪽 부분에는 작은 섬이 있는데, 그곳은 둥지섬으로 대구 도심의 거의 유일한 섬이다.
수성못 둘레는 약 2km로 가볍게 1바퀴 돌면 20~30분 정도 걸린다. 이 땅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공원
의 하나로 이처럼 달달한 곳을 왜 이제서야 발걸음을 했는지 모르겠다. 대구에 처음 오거나 대구를
거의 가뭄에 콩나듯 찾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올해는 대구를 6번 이상 오갔음)
2. 수성못 오리배 타는 곳
예전에는 오리배 타는 곳이 5곳이 있었으나 2곳으로 통합 정리했다. 또한 유람선도 운행했으나 수성
못 수질을 자꾸 건드리는 문제가 있어서 흔쾌히 정리해버렸다.
3. 평화로운 모습의 수성못 (수성못 남쪽 산책로에서 바라본 모습)
4. 수성못 둥지섬
둥지섬은 수성못 동쪽 부분에 떠있는 작은 섬이다. 수성못에 상큼한 장식물 같은 존재로 호수를 만들
면서 띄워놓은 것인데, 원래는 이름이 없었으나 2015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해 ‘둥지섬’이
란 간판을 달게 되었다.
섬 면적은 700㎡ 정도로 버드나무, 양버즘나무 등이 뿌리를 내려 그들만의 작은 세계를 일구고 있으
며, 새들이 많이 찾아와 이곳에 의지한다. 한때 새들이 마구 싸대는 배설물로 섬의 나무들이 크게 고
통을 받기도 했으며, 금지된 섬이라 관할 관청의 허가 없이는 섬에 멋대로 들어갈 수 없다. 하여 이렇
게 호수 건너편에서 그림의 떡처럼 바라봐야 된다.
5. 수성못 수면 위를 낮게 비상하는 새
6. 수성못 수변데크로드
2013년 생태복원사업 때 닦여진 180m의 데크길이다. 그때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물속에는 꽃창
포 등의 수생식물을 잔뜩 심었다.
7. 수성못 동쪽 산책로에서 바라본 둥지섬과 법이산(334m) 산줄기
8. 수성못 동쪽 산책로에서 바라본 수성못의 위엄
수성못은 낚시 명소, 겨울 스케이트 명소로도 바쁘게 살았으나 지금은 낚시는 물론 호수 접근을 통제
하고 있다. 하여 지금은 나들이, 산책, 봄꽃, 오리배 타기 명소로 살아가고 있으며, 수성못 주위로 식
당가가 크게 형성되어 있다.
9. 수성못 동북쪽 산책로에서 바라본 수성못과 법이산, 산성산, 앞산
아쉽지만 여기서 수성못과 작별을 고했다. 수성못을 더 돌기에는 시간도 빠듯했고, 나의 제자리로 돌
아가는시간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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