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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별방진, 제주올레길21코스


' 제주 별방진, 제주올레길21코스 봄맞이 나들이 '
별방진의 상큼한 봄날 (남문터 주변)
▲  별방진의 상큼한 봄날 (남문터 주변)


겨울 제국이 막바지에 이르던 2월의 끝 무렵, 천하에서 가장 작은 대륙 제주도(濟州島)
를 찾았다.
이번 나들이는 깔끔하게 하루 코스로 돌고 왔는데, 아침 일찍 도봉동 집을 나서 시내버
스와 공항철도로 김포국제공항으로 이동하여 예약한 비행기에 나를 담아 제주도로 훌쩍
날려 보냈다. 제주국제공항까지 활주로 방황시간을 포함하여 1시간이 걸렸으며, 날씨가
좋아서 바람의 방해는 별로 없었다.

제주도에 이르러 제일 먼저 제주도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자 옛 정의(旌義)고을의 중심
지였던 성읍(城邑)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초등학교 이후 무려 30년 만에 방문으로 제주
도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깃든 정의읍성(旌義邑城) 내부 성읍마을을 2시간 동안 야무지
게 둘러보고 성읍마을 북쪽인 성읍노인회관 정류장으로 나왔다. (성읍마을은 별도의 글
에서 다루도록 하겠음)
그날은 성읍마을을 1차 메뉴로 삼았을 뿐, 이후 메뉴는 딱히 정하지 않았다. 하여 후속
메뉴를 고심하다가 때마침 성산읍 고성리로 가는 제주시내버스 722-1번(성읍리↔고성환
승정류장)이 운명처럼 나타나 슬쩍 입을 벌린다. 그를 보는 순간 고성리에서 가까운 별
방진이 급히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는 제주도에 널린 미답처(未踏處)의 일원으로 오랜
세월을 목말라했던 곳이라 바로 722-1번을 잡아 타고 성산읍의 중심지이자 옛 정의고을
의 첫 중심지였던 고성리로 넘어갔다. (722-1번은 신풍리와 신산리, 난산리, 온평리 등
성산읍의 내륙 동네를 경유함)

고성리에서 점심으로 소고기해장국을 섭취하고 제주시내버스 201번(제주버스터미널↔서
귀포터미널)을 타고 성산리와 오조리, 종달리를 지나 하도리에서 두 발을 내렸다. 여기
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문주란로1길을 15분 정도 들어가면 하도포구로 바로 이곳에 나를
호출한 별방진이 있다.


▲  멀리서 바라본 별방진
녹색 기운이 넘치는 하도리 밭두렁 너머로 시커먼 피부를 드러낸
길쭉한 존재가 별방진이다.

▲  별방진 안쪽 밭두렁과 돌담길(올레길)


♠  제주도의 동쪽 바다를 지켰던 조선시대 방어 유적
별방진(別防鎭) -
제주도 기념물

▲  별방진 동북쪽 성곽 (별방진 안쪽)

하도포구(별방포)에 자리한 별방진은 1510년 제주목사 장림(張琳)이 축성했다. 별방포가 인근
우도(牛島)와 함께 왜구(倭寇)들이 접근, 정박하기 쉬운 곳이라 하여 김녕방호소(金寧防護所)
를 별방포로 옮기면서 지은 것으로 그 시절 기근이 심해 축성에 동원된 지역 백성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인분으로 끼니를 때울 정도였다.

성곽 규모는 둘레 1,008m, 높이 3.5m 정도로 제주도 동부 지역에서 가장 큰 성이다. 지형적으
로 남쪽은 높고, 바다와 맞닿은 북쪽은 낮으며, 전체적으로 타원형 모습을 띄고 있는데, 성곽
은 2단으로 닦여졌으며, 동/서/남문 등 3개의 성문과 옹성(甕城) 3개, 치성(雉城) 7개를 지녔
다. 그리고 성내(城內)에는 진사(鎭舍), 객사(客舍), 공수(供需), 사령방(司令房), 군기고(軍
器庫), 대변청(待變廳), 별창(別倉) 등의 시설을 두었다.
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이 그린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의 '별방조점(別防操點)'에
는 그 시절 별방진에 조방장(助防將) 1명, 성정군 423명, 목자와 보인 187명, 말 946필, 흑우
(黑牛) 247마리, 창고 곡식 2,860섬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참으로 고약했던 왜정(倭政) 시절, 성문을 비롯한 성내 시설이 모두 파괴되었으며, 성곽도 고
된 세월에 많이 초췌해진 것을 근래에 북쪽 성곽과 동북쪽 성곽, 남쪽 성곽이 복원, 정비되었
다. 허나 나머지 성곽은 퇴락된 모습 그대로 있으며, 3개의 성문은 터만 아련히 남아있다. 성
안에는 세모 모양의 연지, 그리고 북쪽 성곽 밖에는 용천수 샘터가 남아있으며, 성내 북쪽 구
역은 마을이, 남쪽 구역에는 경작지가 넓게 자리한다.

별방진 바로 북쪽에 하도포구와 남해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유
명한 해맞이해안로(종달구좌해안도로)에 자리한 탓에 나들이 수요가 제법 있다. 북쪽 성곽에
한해 성곽 윗도리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여기서 바라보는 남해바다와 주변 풍경이 일품이나
성곽길이 울퉁불퉁하고 여장 등의 안전시설이 없어 통행에 주의가 필요하다.

* 별방진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3354


▲  검은 현무암 피부를 지닌 별방진 (북쪽 성곽)

별방진은 검은 현무암으로 다져진 제주도 스타일의 성곽이다. 제주도는 화산들이 왕성하게 뛰
어놀던 곳이라 그들이 빚은 현무암이 오지게 널려 있는데, 제주도 사람들은 그 현무암을 이용
해 성곽을 쌓고, 집과 돌담을 만들면서 넘쳐나는 현무암을 활용했다. 하여 육지와 많이 다른
제주도 스타일의 독특한 민가와 관청 건물, 돌담, 성곽 형태가 나타났다.


▲  별방진 옆 동네 돌담길 (오른쪽이 별방진 성곽)

▲  하도포구(별방포) 동쪽 해변
하도포구 동쪽에는 검은색 현무암 피부로 이루어진 바위 해변이 펼쳐져 있어
제주도 감성의 해안 풍경을 보여준다. 그런 해변 너머로 제주해협을
품은 남해바다가 열심히 넝실거린다.

▲  별방진 용천수(湧泉水) 샘터

제주도 바닷가에는 용천수가 나오는 샘터가 많다. 제주도는 물 흡수에 최적화된 현무암 피부
의 섬이라 물이 귀한 편인데, 땅속으로 들어간 물은 바닷가에서 많이 용솟음을 친다. 그래서
그 현장에 현무암으로 샘터를 다져 동네 우물로 애지중지했다.
동네 사람들은 용천수로 식수, 목욕, 빨래를 했으며, 규모가 큰 곳은 별도의 목욕 공간을 만
들기도 했다. 허나 지금은 상/하수도 보급으로 인해 거의 무늬만 남은 실정이며, 이곳 샘터
역시 별방진 관련 유물로 현역에서 물러나 마음에도 없는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  별방진 북쪽 성곽 ①

▲  별방진 북쪽 성곽 ②


▲  별방진 연지(蓮池)

별방진 북쪽 성곽 안쪽에 자리한 연지는 세모 모양에 연못이다. 용천수 샘터처럼 식수용으로
마련된 것으로 연지란 이름처럼 연꽃들의 연못으로 살았으나 지금은 그냥 연못이다. 현재는
별방진 수식용 및 별방진 안쪽 밭두렁의 농업용수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역할은 크게 녹슬지
않았다.


▲  별방진 북쪽 성곽 윗도리에서 바라본 하도포구 (북쪽 방향)
평화로운 모습의 하도포구 너머로 푸르른 남해바다와 푸른 하늘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  별방진 북쪽 성곽 윗도리에서 바라본 하도포구 (동쪽 방향)

▲  별방진 북쪽 성곽 윗도리에서 바라본 동쪽 방향
(별방진 동북쪽 성곽과 하도리 마을)

▲  별방진 북쪽 성곽 윗도리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

▲  별방진 북쪽 성곽 윗도리에서 바라본 연지와 하도리 마을 (남쪽 방향)
바로 앞에 보이는 세모 모양의 수분 공간이 연지이다.

▲  힘차게 뻗은 별방진 동북쪽 성곽 (성곽 안쪽)

◀  별방진 서문터
별방진은 동문과 서문, 남문을 두었는데,
그중 서문은 바다와 이어져 있다.


▲  퇴락된 모습의 별방진 서쪽 성곽

별방진은 북쪽 성곽과 동북쪽 성곽, 남쪽 성곽이 복원되었으나 나머지는 장대한 세월에 푹 지
친 헝클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라도 남아있는 것이 어디랴.

▲  별방진 남쪽 성곽

▲  별방진 남쪽 마을길
(하도3길, 제주올레길21코스)


▲  별방진 남문터에서 만난 달달한 봄풍경

별방진 남문터 주변 성곽 앞쪽과 뒷쪽으로 유채꽃의 공간을 넓게 닦아놓았다. 이때는 2월 말
이라 노란 피부의 유채꽃이 왕성하게 피어나 강인한 협동심을 보이며 제주도의 2~3월 감성을
크게 돋구고 있는데, 제주도의 유채꽃 풍경은 제주도의 대표급 풍경으로 격하게 추앙을 받는
다.
이렇게 유채꽃의 즐거운 향연을 구경하니 속세에서 오염되고 상처받은 두 망막과 마음, 그리
고 온갖 번뇌로 정신이 없는 머리가 싹 정화되는 기분이다. 물론 이곳을 벗어나면 바로 속세
살이로 다시금 고통을 받으며 번뇌에 잠식당한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이다.


▲  별방진 남문터와 제주올레길21코스

▲  남쪽에서 바라본 별방진 남쪽 성곽


♠  제주올레길21코스 거닐기

▲  하도리 들판을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 ①

제주올레길21코스는 종달리 종달바당에서 세화리 해녀박물관까지 이어지는 10.8km에 올레길이
다. 중간에 하도포구와 별방진 내부를 지나는데, 햇님의 퇴근시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어 21코
스를 따라 서쪽 방향으로 세화리 해녀박물관까지 걷기로 했다.


▲  하도리 들판을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 ②

제주올레길21코스 별방진~해녀박물관 구간은 하도리의 너른 들판을 지난다. 온갖 농산물이 무
럭무럭 익어가는 밭두렁 사이에 닦여진 현무암 돌담길과 흙길이 대부분을 이루어 제주도 특유
의 농촌 풍경을 배불리 누릴 수 있다. 이런 달달한 풍경에 두 망막과 사진기가 마구 흥분기를
보이면서 자꾸 눈도장과 사진 셔터를 눌렀다.


▲  밭두렁을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
밭두렁 경계선으로 닦여진 돌담 사이로 하도리 들판과 바깥 세상을 이어주는
올레길이 지난다. 여기서 '올레'란 돌담길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  유채꽃과 푸른 밭두렁이 어우러진 하도리 들녘 ①

▲  유채꽃과 푸른 밭두렁이 어우러진 하도리 들녘 ②

▲  낮은 돌담 사이를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의 싱그러운 풍경

▲  제주올레길21코스에서 만난 유채꽃밭 (하도리 들판)

▲  들녘 사이를 반듯하게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 돌담길 ①

▲  들녘 사이를 반듯하게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 돌담길 ②

▲  들녘 사이를 반듯하게 지나는 제주올레길21코스 돌담길 ③

▲  한참 숙성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하도리 밭두렁

▲  살짝 구부러진 제주올레길21코스 돌담길 ①

▲  살짝 구부러진 제주올레길21코스 돌담길 ②

▲  하도리 들판을 가르며 서쪽으로 꾸준히 이어지는 제주올레길21코스

▲  해녀박물관 동쪽 언덕 소나무숲길 (제주올레길21코스) ①

하도리 들판을 가로지른 제주올레길21코스는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 동쪽 축구장을 지나면
서 소나무가 우거진 작은 언덕을 오른다. 여기서 솔내음이 그윽한 산길을 잠시 오르나 그 거
리는 짧으며, 그 언덕을 넘으면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 중심부와 해녀박물관이 모습을 비
춘다.


▲  해녀박물관 동쪽 언덕 소나무숲길 (제주올레길21코스) ②

▲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 중심부 직전 숲길 (제주올레길21코스)

▲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왜정의 고약했던 수탈 정책과 차별 정책에 항거하고자 1932년 1월, 구좌
면과 성산면(현 성산읍), 우도면 일대 해녀들이 일으킨 이 땅 최대 규모의 여성항일운동이다.
그 역사적인 사건을 기리고자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 남쪽 부분인 연두망 작은 동산에 제
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을 크게 세웠고, 그 북쪽에는 천하 해녀(海女)의 대명사이자 상징인 제
주도 해녀를 소상히 다룬 천하 유일의 해녀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해녀박물관은 제주도에 왔다면 꼭 살펴봐야 되는 제주도의 새로운 명소로 해녀의 생활을 다룬
제1전시관, 해녀의 일터를 다룬 제2전시관, 해녀의 생애를 담은 제3전시관 등 3개의 전시관과
어린이해녀관, 전망대, 해녀광장(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매년 9~
10월에는 제주해녀축제가 열린다. (해녀박물관은 입장료가 있음)

해녀박물관 내부와 뜨락도 모두 둘러보았으나 몇 주 동안 카메라를 혹사시켰더니 결국 여기서
밧대리 방전으로 기절하여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대신 스마트폰으로 일부 담기는 했으나 화
질이 영 좋지 못해 여기서는 이 정도로 선을 긋도록 하겠다.
(해녀박물관 홈페이지는 ☞ 이곳을 흔쾌히 클릭)

해녀박물관을 둘러보니 어느덧 17시, 햇님도 슬슬 퇴근을 준비하고 달님이 임무 교대로 등장
하여 땅꺼미를 천하에 뿌린다. 세화리에서 제주시내버스 260번(제주버스터미널↔세화리 해녀
박물관)을 타고 제주 시내로 들어가 거기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시내버스로 환승, 제주국제공
항에서 20시대 비행기를 타고 나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여 제주도 봄맞이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고한다~


*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 3204-1 (해녀박물
  관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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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일 - 2026년 3월 29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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