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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산 와룡묘 (와룡묘 본당)

소파로와 가까운 남산북측순환로 서쪽 구간에 와룡묘가 있다. 국립극장이나 장충단공원에서 올
라온 계단길을 통해 남산북측순환로로 들어서 달달하게 펼쳐진 그 길을 따라 서쪽으로 계속 가
면 왼쪽으로 붉은 피부의 홍살문이 난데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이 바로 와룡묘로 그들이 나
타났다는 것은 남산북측순환로 서쪽 종점에 다왔다는 뜻이다.

 

남산 북쪽 자락에 자리한 와룡묘는 유비가 세운 촉나라(촉한)의 초대 승상인 공명 제갈량(181~
234)의 사당이다. 자는 공명, 호는 와룡으로 흔히 제갈공명이라 널리 불렸는데, 유비 중심으로
쓰인 중원대륙의 개허접 소설인 삼국지연의의 중/후반부(207~234년)의 주요 인물이다.

그는 유비의 뒤를 이어 촉나라의 군주가 된 유선(유비의 첫 아들)을 보필해 나라를 열심히 꾸렸
으며, 위나라를 여러 차례 공격해 장안 서쪽 지역을 일부 차지하기도 했으나 크게 성과는 없었다.

 

이곳 와룡묘는 1862년에 제갈량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세웠다고 전한다. 그 이전부터 이곳 바위
에 제갈량의 형상이 마애불처럼 새겨져 있었다고 하는데(현재는 없음) 그 앞에 사당을 세운 것이
다. 하지만 고종 말년에 고종의 후궁인 귀비엄씨가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어 어느 것이 정답인지
는 모르겠다. 다만 이를 통해 빠르면 19세기 중반, 늦어도 1890년대 후반에 지어진 것으로 여겨
진다.

1924년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34년에 중건했으며, 1976년에 중건하여 지금에 이른다. 그래서
고색의 내음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와룡묘 경내에는 와룡묘 본당과 단군성전, 삼성각이 있는데, 단군성전과 삼성각은 1976년 이후에
새로 달아놓은 것들이다. 그러다보니 절처럼 다양한 존재를 봉안하고 있는 특이한 모양새가 되어
제갈량을 중심으로 단군신앙과 산신신앙, 독성신앙, 칠성신앙, 관우신앙까지 어우러진 이색 현장
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이곳을 찾는 기도 수요도 조금 있는 편이며, 와룡묘를 이루는 집들이 거의
사찰 건물 스타일이라 마치 작은 산사에 들어선 기분이다.

 

와룡묘 본당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으로 제갈량과 관우가 봉안되어 있다. 관우가 이

곳에 들어앉은 것은 제갈량과 같은 촉나라 인물이기도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민간신앙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관우신앙을 배려한 것이다.

단군성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집으로 천하의 시조인 단군상이 소중히 봉안되어 있으
며, 경내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삼성각을 두었는데, 그는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집
으로 산신과 독성(나반존자), 칠성이 봉안되어 있다.

 

남산에 깃든 늙은 문화유산의 일원이자 이색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남산북측순환로에
있음에도 이상하게도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비록 길가에 있지만 조금은 안쪽에 있어서
숲길에 너무 신경을 쓰고 가다 보면 지나치기가 정말로 쉽다.

게다가 와룡묘는 속세에 거의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보통 15시까지만 개방을 하고 있다.
허나 와룡묘 관리자가 14시 반 이후에 와룡묘 내부는 물론 홍살문 앞 철문까지 굳게 걸어잠구고
퇴근을 하기 때문에 와룡묘 내부를 보고 싶다면 가급적 14시 이전까지 들어가야 된다. 또한 와룡
묘 본당과 단군성전, 삼성각 내부를 찍지 못하게 하는 등, 터치가 좀 심하다.

 

매년 음력 6월 24일에 와룡묘 본당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예전에는 제갈량 생일과 기일에 제사를
지냈다. 제의는 시봉인(와룡묘 관리자)이 독축, 베례 순으로 진행을 하며, 제사 비용은 시봉인이
준비한다. 제물은 떡과 제육, 채소, 과실 등이며, 제주는 소주를 쓴다.

 

2. 와룡묘 본당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으로 제갈량과 관우가 봉안되어 있다. (건물 내부는 촬영 통제로
인해 사진에 담지 않았음)

 

3. 1976년에 작성된 와룡묘 상량문

 

4. 와룡묘 삼성각

경내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삼성각은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집으로 산신과
독성(나반존자), 칠성 등의 삼성이 봉안되어 있다. 삼성각 밑에는 쌍사자석등이 자리해 있어 거의 절
같은 모습을 보인다. (삼성각 내부도 사진 촬영을 통제하고 있음)

 

5. 와룡묘 단군성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집으로 천하의 시조인 단군이 봉안되어 있다. (단군성전 내부도 사진
촬영을 통제하고 있음)

 

6. 삼성각 밑에서 바라본 와룡묘 경내 (왼쪽이 단군성전, 오른쪽이 와룡묘 본당)

 

7. 밑에서 바라본 삼성각과 그 앞에 높이 솟은 소나무

 

8. 와룡묘 본당

건물의 모습은 완전 사찰 건물 스타일이다.

 

9. 와룡묘 본당 옆에 자리한 쌍사자석등

 

 

10. 와룡묘로 올라가는 길 (와룡묘에서 바라본 모습)

남산북측순환로 길가에 있는 푸른 피부의 철문을 들어서 홍살문을 지나면 와룡묘로 인도하는 계단
길이 나온다. 그 계단길을 오르면 와룡묘 경내로 들어가는 기와문이 마중을 하는데, 그 문을 지나면
단군성전과 와룡묘 본당이 나오고, 단군성전 뒷쪽 높은 곳에 삼성각이 자리해 있다.

 

11. 와룡묘 중수준공 영세기념비

1976년에 와룡묘를 중수한 것을 길이길이 기리고자 세운 비석이다. 그냥 기념비나 사적비도 아닌
영세기념
비를 칭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12. 와룡묘의 정문인 홍살문

남산을 수천 번이 넘게 오갔고, 남산북측순환로도 수백 번을 오갔지만 와룡묘 내부는 딱 2번 발을
들였다. 그
만큼 발과 마음이 잘 가지 않는 곳이다. 그런 와룡묘 너머로 천하 제일의 타워 전망대를
자랑하는 남산서울타
워가 살짝 얼굴을 내민다.

 

13. 와룡묘를 뒤로 하며 (와룡묘 홍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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