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

서양 냄새와 유흥가의 기운이 지나치게 심한 이태원, 그 이태원에 고색의 명소가 하나 숨겨져 있다.

바로 이태원시장(이태원로) 북쪽 언덕에 있는 이태원 부군당이다.

이태원 부군당이 자리한 곳은 남산의 남쪽 자락이다. 남산은 이태원과 보광동, 한남동까지 산자락을

늘어뜨리고 있는데, 이곳 부군당은 앞에 자리한 부군묘 비석에 1619년에 세웠다는 내용이 있어 그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는 이곳보다 북쪽인 남산 중턱(남산외인주택 자리로 추정됨)에 있었으

나 왜정이 훈련소를 짓는다며 아주 개난리를 부려서 1917년에 부득불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군당은 서울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마을 제당으로 한강 주변에 많이 분포한다. 17세기 이후 한강

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업이 발전하면서 이태원 부군당을 비롯한 한강 주변의 많은 제당들이 크게 덕

을 보았다.

이태원으로 옮겨진 이후, 1967년 부지 매매금액으로 부군당을 신축, 정비했으나, 지역 토박이들이 줄

어들고 전통문화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면서 1982년 이후 거의 버려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용산구의

지원으로 주변을 지금처럼 정비했으며, 서울시에서 2013년 9월 5일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으로 지

정했다. 이후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명소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장안을 거의 꿰뚫고 산다는 나도 그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나 2020년 이후 그를 발견하

여 이렇게 발걸음을 했다.

 

2. 이태원 부군당 안내문

 

3. 이태원 부군당

현재 부군당은 1967년에 신축된 것으로 팔작지붕 3칸 규모의 제당과 맞배지붕 대문을 지니고 있다.

제당 주위로 담장을 빙 둘렀는데, 제향일 등 일부 날에만 공개를 하고 있어 대문은 늘 굳게 닫혀있다.

이는 서울에 전하는 오래된 부군당과 마을 제당도 마찬가지이다.

 

이곳 부군당은 과거 마을에서 굿 행사가 열렸던 도당이 변한 것으로 유교적 제례와 민속신앙적 제례

가 혼합된 형태로 전승되었다. 제례는 음력 4월 1일과 10월 1일 새벽에 지내고 있으며, '이태원동 부

군묘 관리위원회'에서 용산구의 지원을 받아 제향과 행사를 관리한다. 화주들이 제를 지내면서 마을

의 안녕을 기원하며 음식을 나눠먹는데, 요즘에는 많은 부군당과 마을 제당의 제향 행사가 사람들이

찾기 편한 낮이나 저녁으로 시간을 변경하고 있고(용산구 용문동 남이장군 사당, 산천동 부군당, 보광

동 김유신사당 등) 지자체에서 지역행사나 축제로 삼는 경우도 많아서 여기도 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4. 유관순 열사 추모비

이태원 부군당 바로 옆에 유관순 추모비가 자리한다. 2015년 9월 23일에 세워진 것으로 그렇다고 이

곳이 유관순 누님과 크게 관련이 있는 곳은 아니다.

유관순은 왜정의 지독한 고문으로 1920년 18세의 꽃다운 나이로 사망했는데, 정동교회의 김종우 목

사의 주례로 왜정의 혹독한 감시 하에 그의 장례식을 치루고 이태원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허나 그

흔한 묘표도 세우지 못했으며, 왜정의 태클이 심해 유가족들도 마음 편히 올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왜정 경성부(서울시)가 시내 개발을 위해 이태원과 노고산공동묘지를 정리하여 미아리와 망

우리공동묘지로 옮겼는데, 그 과정에서 어이없이 무덤을 분실하고 만다. 왜정은 무연고로 처리된 시신

2만 여 구를 화장해 망우리묘지(망우역사문화공원) 북쪽에 작게 무덤을 만들어 봉안했는데, 그중에 유

관순의 시신도 있었다.

 

이태원묘지 자리에는 주택과 군사시설이 들어섰으며, 유관순의 뜻을 기리고자 옛 이태원공동묘지가

바라보이는 이곳에 그의 추모비를 세웠다.

 

5. 이태원 부군당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

용산미군기지와 용산동, 삼각지, 용산구 서부 지역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는 이

곳의 중심인 이태원 부군당을 비롯해 유관순열사추모비와 쉼터, 운동시설, 약간의 나무가 자리해 있

어 동네의 조그만 공원 역할을 한다. 게다가 서쪽과 서북쪽, 북쪽으로 확 트여있어 조망도 그런데로

좋은 편이다.

 

6. 이태원부군당에서 바라본 서북쪽 방향

용산미군기지와 용산동, 후암동, 용산구 서부 지역 등

 

7. 이태원부군당에서 바라본 북쪽 방향

용산동과 이태원동 북부 지역, 서울 도심의 남주작인 남산(목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비록 시가지

확장으로 남산숲과 떨어져 있지만 이곳도 엄연한 남산 자락이다.

 

8. 이태원부군당에서 바라본 남산과 남산서울타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