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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벽송사 경내로 들어서다

지리산 동북쪽 자락 550m 고지에 포근히 둥지를 튼 벽송사는 해인사의 말사이다. 1520년에 벽송 지

엄이 창건했다고 전하는데, 경내 뒤쪽에 있는 3층석탑이 신라 석탑 양식을 보이고 있어서 이를 통해

벽송사가 신라 후기나 고려, 늦어도 조선 초에 창건된 것으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1520년

이후에 세워진 신라 양식의 석탑으로 크게 보고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음)

 

어쨌든 벽송 지엄이 절을 창건(벽송사가 조선 초기 이전에 지어졌다면 중창)하여 절 이름을 벽송암이

라 했으며, 서산대사가 이곳을 거쳐갔다. 환성 지안이 1704년 중수하면서 부속 암자가 10여 곳이 될

정도로 번성했으며, 1850년 서룡 상민이 불사를 계승하여 선불교의 명맥을 유지했다.

6.25 시절에 지리산에서 설치던 빨치산 패거리들이 이곳을 접수하여 야전병원으로 사용했는데, 빨치

산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국군에 의해 절이 전소되는 비운을 겪었다.

비구 구한이 1960년부터 기존 절터에서 50m 밑에 절을 중건했으며, 절 이름을 벽송사로 갈았다. 이

후 꾸준히 불사를 벌여 현재의 모습을 지니게 되었다.

 

경내에는 법당인 원통전을 비롯해 청허당, 안국당, 벽송선원, 간월루, 산신각, 범종각, 장승각 등 10동

남짓의 건물이 있으며, 소장문화유산으로는 이곳에서 가장 늙은 보물로 국가 보물로 지정된 3층석탑

을 비롯해 목장승, 응윤 경암집 목판, 벽송사 묘법연화경 목판, 벽송당 지엄 진영 등의 지방문화재, 그

리고 300년 이상 묵은 도인송이라 불리는 잘생긴 소나무가 있다.

 

절은 지리산이 바라보이는 서남쪽을 향하고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지리산 산주름이 아주 일품이다.

한여름에 왔지만 하늘과 가까운 곳인데다가 삼삼한 숲에 묻혀 있어 시원한 바람이 넉넉히 불어온다.

 

2. 벽송사 안국당

시원스런 팔작지붕 집으로 맞은편에 있는 청허당과 함께 요사채의 역할을 한다.

 

3. 안국당 맞은편에 자리한 청허당 (안국당과 마찬가지로 요사채로 살아가고 있음)

 

4. 벽송사 석조

하얀 피부를 지닌 석조에는 지리산이 베푼 옥계수가 넘쳐 흐른다. 졸고 있는 파란 바가지에 수분을

가득 담아 목구멍에 들이키니 잠시나마 청량함이 오지게 느껴진다.

 

5. 벽송선원

정면 5칸, 측면 3칸의 시원스런 팔작지붕 집으로 선방의 역할을 한다. 벽송사는 선불교 수행도량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으로 그 중심이 바로 벽송선원이다.

 

6. 정갈하게 펼쳐진 벽송선원, 원통전 앞뜨락

잔디가 곱게 입혀진 뜨락에는 기와로 다진 키 작은 담장과 여름 특수를 누리는 배롱나무가 있고, 그들

너머로 지리산의 첩첩한 산주름이 시야에 들어온다.

 

7. 산신각

1칸짜리 맞배지붕 집으로 산신 식구들의 공간이다.

 

8. 원통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집으로 이곳의 법당이다. 관세음보살의 공간으로 금동 피부의 관세음

보살상과 지장탱이 봉안되어 있다.

 

9. 원통전 앞계단

왼쪽 계단과 오른쪽 계단의 피부색이 너무 다르다. 누런 기색이 역력한 왼쪽 계단과 윗쪽 계단은 1960

년대에 절을 중건하면서 닦은 것으로 보이며, 오른쪽 계단은 그 이후에 교체된듯 싶다.

 

10. 원통전 앞계단 사이에 도드라지게 깃든 연꽃 문양

허공을 향해 잎을 펼쳐보인 연꽃과 그 밑에 회오리치는듯한 구름무늬가 너무 생동적이라 계속 시선이

간다.

 

11. 산신 식구들이 담겨진 산신각 산신탱

 

12. 원통전의 주인장, 화려한 보관을 눌러쓴 금동관세음보살상

 

13. 도인송

벽송사는 크게 3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일 윗쪽 1단이 원래 벽송사 자리이다. 이곳에는 늙은 3층

석탑과 부도탑이 있으며, 2단과 3단은 1960년대 이후 벽송사를 중창하면서 새로 닦은 부분이다.

 

1단 밑에 크게 뿌리를 내린 도인송은 310년(2011년 함양군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나이가 약 300년)

묵은 소나무로 높이 35m, 나무둘레 3.8m의 늘씬한 덩치를 지녔다. 예로부터 도인송의 기운을 받으

면 건강을 이루고 한 가지 소원을 이룬다고 하며, 그로 인해 벽송사의 오랜 명물로 인기를 누리고 있

다.

 

14. 도인송에서 바라본 벽송사 경내와 지리산의 첩첩한 산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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