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봉원사 명부전

삼천불전과 극락전 사이에 자리한 명부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조선 태조는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 부근에 원찰인 흥천사를 세우고, 강씨와 그의 명복을 책임질 지장보살을

봉안할 명부전을 세웠는데, 삼봉 정도전에게 명부전 현판을 쓰도록 지시했다. 하여 삼봉은 1397년

해서체로 현판을 썼으며, 그 글씨를 양각하고 금니를 칠했다.

 

명부전 건물은 1794년 팔도승풍규정소가 있던 봉원사로 이건되어 천불전이라 명명되었는데, 현재

명부전이 중건되자 삼봉이 쓴 편액을 개안했다. 명부전 현판의 왼쪽 상단을 보면 작은 글씨로 '정도

전 필'이라고 양각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삼봉의 친필임을 알려준다. 편액의 규격은 가로 164cm,

세로 60cm이고, 글자는 가로 43cm, 세로 41cm 크기이다.

 

2. 명부전 옆구리에 무성하게 자라난 수조 연꽃들

 

3. 명부전 주변에 피어난 어여쁜 연분홍 연꽃들

 

4. 삼봉 정도전이 썼다는 명부전 현판의 위엄

 

5.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지장시왕도

녹색 승려 머리에 금동 피부를 지닌 지장보살상은 명부전의 주인장으로 좌우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을 거느리고 있다. 그들을 중심으로 좌우로 시왕, 판관, 사자, 인왕상, 동자 등 12위가 자리해 명부전

식구들은 총 33기이다.

2019년 7월 말에 지방문화재 지정 신청을 위해 그들을 조사했는데, 지장보살상 뱃속에서 조성발원문

2점과 후령통 2점, 묘법연화경 일부가 나왔고, 도명존자 뱃속에서는 명주저고리와 명주천, 무독귀왕

뱃속에서는 조성발원문과 후령통, 다라니가 나왔다. 그리고 좌측 판관상에서 후령통 3점과 1546년에

제작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성종 시절에 쓰여진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 묘법법화경(일부) 등이 쏟

아져 나왔다.

 

조성 당시 발원문은 3개가 나왔는데, 제작 시기와 만든 사람, 시주자 등의 정보를 담고 있으나 처음

봉안되었던 절 이름은 없다. 또한 대좌 상면에 쓰인 조성기를 통해 수조각승 색난을 비롯한 18명이

1704년 6월 30일에 완성했음을 고맙게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무독귀왕이 들고 있는 네모난 지물 밑면에 숨겨진 묵서명을 통해 1858년을 전후로 봉원사에

안착했음을 알려준다.

바로 조성시기와 제작자 등을 알려주는 발원문과 글씨를 남겨둔 제작자의 작은 배려 덕에 여러 숨겨

진 사실을 알게 되어 서울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얻었다. ('봉원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

괄'이란 이름으로 서울 유형문화유산 471호로 지정됨)

 

그리고 지장보살 뒤에 걸린 지장시왕도(서울 문화유산자료 79호)는 목재로 딴 패널 형태로 관리 소홀

로 화기 부분이 사라져 자세한 정보는 모른다.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시왕상,

보살상, 공양천녀상, 동자상, 시방불상이 빙 둘러싸고 있는데, 19세기 후반부터 불화에 많이 쓰인 바

림기법으로 옷주름 표현을 하고 있으며, 연화문과 연화당초문, 모란화문, 운문, 동심원문, 나비문, 칠

보문 등이 장식되어 있다.

색채는 적색과 녹색, 황색 등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채도가 낮고 탁한 색조를 보인다.

특히 상/하단에는 얼룩이 심하여 피부색도 많이 변색되었고 곳곳에 보채된 흔적이 보인다. 또한 의복

문양, 무독귀왕상과 시왕상이 쓴 관, 손에 들고 있는 지물, 지장보살상의 광배 등은 금니 기법이 사용

되었다.

이런 점으로 19세기 후반 불화로 여겨지며, 조선 후기 지장시왕도의 일반적인 도상 형식과 다르게 간

략화되어 집중도 있는 화면과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6. 명부전 우측 시왕상과 시왕탱 식구들 

 

7. 명부전 좌측 시왕상과 시왕탱 식구들

 

8. 명부전 주변에 피어난 홍련들

 

8. 명부전 주변에 피어난 홍련들

 

9. 봉원사 미륵전

칠성각 뒷쪽에 자리한 미륵전은 기와집이 아닌 현대식 건물로 마치 강당이나 체육관 같은 모습이다.

그 안에는 근래에 마련된 하얀 피부의 미륵불이 봉안되어 있는데, 건물도 그를 닮아 죄다 하얀색이라

조촐하게 순백의 세계를 자아낸다. 미륵불 주위에는 기름을 먹고 사는 인등이 가득 자리해 건물 내부

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데, 그 인등으로 인해 미륵전을 인등각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륵전 앞에는 날씬한 몸매를 지닌 7층석탑이 서 있는데, 그는 왜정 이후에 많이 나타나는 석탑 양식

으로 20세기 중~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10. 미륵전에 봉안된 늘씬한 맵시의 미륵불상

 

 

댓글